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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

yangah2003.08.19 21:19조회 수 270추천 수 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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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17일 아침에 백담사입구에서 출발해
수렴동계곡에 취해 걸음을 옮기다
깔딱고개를 넘어 봉정암에서 일박을 했습니다.
천미터가 넘는 산중턱에 자리잡은 산사에서
들리는 포크레인과 발전기 소리가 영 아니었지만
부산한 속에서 늦여름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 소청산장에 올라가 감자전에
막걸리를 한잔하고 딸딸한 기운에 겨우 내려왔슴다.
옛 선현의 시조가 생각나는 그런 알싸한 막걸리
기운이었습니다.

다음날 소청에서 중청을 에둘러 대청으로 가는 길은
비는 추적거렸지만 눈 아래로 펼쳐진 산군과 암봉들이
하얀 구름을 치맛자락처럼 들쳤다 펼쳤다 신기의 아름
다움을 보여주더군요. 날씨가 추워 긴팔을 겹쳐입을
정도로 산에는 벌써 가을 맞이 비가 내렸습니다.

다시 희운각을 거쳐 양폭으로 양폭에서 비선대로
옮기는 걸음마다 천불동의 신비로운 자태가 뒤질새라
새롭게 다가옵니다. 몇번을 와봐도 새로운 곳이 그리
많지 않은데 설악산이 그 중의 하나라고 자신합니다.

대학교 입학기념으로 친구들과 겨울산행을 왔던
그때와 똑같은 길을 따라 십몇년의 세월을 넘겨 다시
짚어본 감회도 남달랐습니다. 거기에는 이제는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위로하는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시간을 이유로 오색이나
한계령으로 바짝 올라 다시 내려가는 그런 목적성 산행을
할수 밖에 없다고 위로하는 나.

구름 속에 빗물 속에 묻어가는 여름의 막바지에 땀도
쏟고 시원한 공기를 허파꽈리에 가득 채워온 그런 산행
이었습니다.

디카를 들고가서 찍어본 몇커트를 올려봅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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