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간 영화, 그것도 자막읽기 귀찮음으로 인해 한국영화만을 고집하던 제가
연극과 뮤지컬에 심취해보고자...그것보다는 얼마남지 않은 대학생 할인기간
동안 열심히 뽕을 뽑아보고자 "라이어"를 선택했습니다.
언제인지 생각도 안나는 어린시절 국립극장에서 "들오리"를 보고 대학 들어간
다음 대학로 오가다 "개그콘서트"나 두어번 본 이후에 처음으로 보는 연극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다가 나온다길래 개그콘서트류의 연극인줄만 알았으나
나름대로 탄탄한 극본과 반전이 좋았습니다.(특히 호모로 전환하는 부분이..ㅋ)
네개의 문과 한개의 쇼파, 두대의 전화기와 두개의 의자...세트의 전부.
여기에서 벌어지는 두집을 오가며 벌어지는 쉴새없는 구라의 연속...
배우의 말장난과 표정연기에 의지하는 웃음이라기 보다는 상황의 아이러니에서
오는 웃음으로 100분동안 쉴새없이 웃어댔습니다.
배우들의 인사가 끝나고 섹시한 언니와 사진한방 찍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같이 갔던 유부녀 친구들의 구박이 두려워 그냥 나온게 못내 아쉽네요..ㅡㅡ;
나오는 길에 출입문에 서서 깊숙히 허리숙여 인사하는 배우들을 보며 온갖
플래시 세례와 소녀들의 자지러지는 비명속에 등장하여 몇마디 인사만 하고
사라지는 영화배우들의 무대인사가 떠올라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아이들과 우리연극 한편씩 보심이 어떠실런지요~?
제가 아주 어릴적 아버지 따라서 처음 보았던 연극이 내용은 잘 생각 안나지만
제목은 지금도 기억나고 무대의 생소함과 약간의 충격이 지금도 뚜렷이 남아있거든요.
어릴때 아버지와 함께 본 연극 한편이 아이들에게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