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써서 다른 곳에 올렸었는데, 지금의 대세가 만화여서...
다시 올려봅니다.
국민학교 3학년때이던가?
외가의 이모에게 자석필통을 선물받았습니다.
몽당연필을 70원짜리 모나미 볼펜대에 박아쓰던 시절에
자석필통은 정말로 정말로 큰 선물이었습니다.
필통안에는 100원짜리 옥토끼 연필과 지우개, 칼까지 들어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뻤던것은
필통 앞에 그려져있던 그림이었습니다.
★우주전함 V호 ★ 짜잔~
뱃머리에는 큰 구멍이 뚫어져 있었고,
사령탑엔 독수리의 날개처럼 멋진 날개가 달려있었습니다.
V호는 평화롭던 우주에 악당이 나타나면서
우주의 평화와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 먼 과거의
깊은 바다로부터 끌어올려졌습니다.
깊은 잠을 깬 우주전함 V호는 천년전에 우주의 평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전설의 함선입니다.
V호는 매주마다 공격해오는 적함들을 맞아
용감히 싸워 무찔렀습니다.
그러던 마지막회에 적의 본함과 마주쳤습니다.
적은 V호보다는 10배는 컸고 V호의 함포만으론
적함을 격침시킬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 싸운다면 우주전함 V호는 격침될 위기에 처해졌습니다.
바로 그때,
사령관은 우주전함 V호의 전설을 떠올렸습니다.
우주의 평화를 지켜냈던 이 함선은
우주의 어떤 무기보다도 강력한 에너지를 보유하고있었습니다.
문제는 '선택'
'선택'은 너무나도 무모하였지만 그 방법밖엔 도리가 없었습니다.
함선의 모든 에너지를 한곳에 모아서 뱃머리의 큰 구멍으로 분출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한번도 시도를 해보지 않았던 것이었고 엄청난 위험이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전함은 이미 많이 파손되어 있었고 에너지를 방출할때
선체가 견디어내지 못하면 자멸하는 수도 있었기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적함의 공격으로 V호는 더이상 물러날 수 없는 위기에 처해있었고
별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우주전함 V호는 모든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았고
적함에 발사된 에너지는 거대한 빛기둥이었습니다.
다시 우주는 평화로와졌습니다.
V호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오늘 저에게 날아왔고
깨달음은 온몸의 에너지를 모으는 순간 이루어진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작은 함포사격으로 쏟아져오는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하기엔
언제나 근심과 고민을 안고 행복을 저울질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하였습니다.
우주전함 V호처럼
온 몸의 에너지를 모아서
가아의 벽을 허물어뜨려야하는데,
하면 되는데,
달콤한 알콜과 시원한 구름연기
끈적한 정을 떼지못하여
오늘도 공자, 맹자를 져버리고
탱자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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