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ttoo in Moab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는 Keith라는 이름을 가진
저와 절친한 산악자전거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의 얘기입니다.
Keith가 지난 주말에 Utah주의 Moab에 갔었더랍니다.
저희가 사는 곳에서 5~6시간 정도만 운전하면 갈 수 있는
곳이라서 저도 연휴때 가끔씩 가곤 합니다.
위의 두 사진은 Moab 풍광 중의 일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Moab에는 쉬운 코스도 있고 아주 어려운 코스도 있고
아뭏든 산악자전거 타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Keith는 산악자전거 경력이 20년 정도되는 초 고수급 mountain biker이며,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난 친구입니다.
저는 평소에 이 친구와 산악자전거를 비롯한 여러 스포츠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Keith가 그날 간 코스는 난이도가 꽤 높은 down hill 이었는데
순간의 방심으로 이쪽 바위에서 저쪽 바위로 거꾸로 날게 되었답니다.
자전거와 따로 하늘을 날던 Keith의 몸이 어느덧 저쪽 바위에 떨어지고
뒤이어 그의 자전거가 그를 덮쳤습니다.
순간 종아리를 에이는 듯한 아픔에 다른 여러 부상도 잊은채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종아리를 감싼 우리의 불쌍한 Keith!
달구어진 disc brake의 rotor에 그만 종아리를 데었답니다.
그것이 앞바퀴였는지 뒷바퀴였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경황이 없었지요.
벌겋게 된 종아리와 이곳 저곳이 쑤시는 아픔 속에서
얼마 전에 새로 뽑은 멋진 BMW 745를 몰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행히 뼈나 인대(ligament)에는 부상을 입지 않아 집에서 응급처치만 했답니다.
다음날 아침.
샤워를 하던 우리의 Keith,
종아리에 찬란하게 새겨진 rotor의 무늬를 보고 가슴이 허거덕~
월요일에 회사에서 묘한 웃음을 지으며 저를 자기 방으로 데려 가더니,
갑자기 바지 단을 걷어 올리길래, 처음에는 얘가 왜이러나~ 했지요.
세상에, 너무나도 멋지게 새겨졌지 뭡니까?
Keith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아~ 종아리에 새겨진 그 감동적인 rotor의 무늬~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의 종아리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rotor의 반쪽이 선명하게 남아 있더군요.
아~ 이것이 정녕 Hayes인가? Hope인가?
이제 그는 종아리에 디스크 브레이크의 rotor를
항상 달고 다닙니다. 어디에서나 잘 서겠지요(?) ^_^
여자였다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20년 산악자전거 경력에 rotor에 데어
피부에 문신이 새겨진 것은 처음이랍니다.
상체에는 full face helmet과 갑옷을 비롯해
팔꿈치 보호대, 장갑 등으로 무장을 했었는데,
하체에는 반바지(MTB short)에 knee pad/cup 만 했었답니다.
정강이뿐 아니라 뒷부분인 종아리도 보호해줄 수 있는
full knee-shin guard를 했었어야 했는데...
쯧쯧~ 종아리가 비었었지 뭡니까!
사고는 항상 가장 취약한 곳을 노립니다. 마치 아킬레스의 건처럼...
항상 최대한의 안전장비를 갖추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탑시다!
이상은 20년 mountain biker인 제 친구 Keith의 당부 말씀이었습니다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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