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참, 요즈음 자전거 도둑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와일드바이크에서도 여러 건이 적발되었고,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도둑질한 경우도 있었는데, 겨우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 뿐 그 아래에 숨겨진 수많은 어둠의 행적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음모론도 아니고, 최근 자전거 도난이 예전에 비해 더욱 많이 생기는 것 같아 괜히 예민한 척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늦은 시간이나 평일 낮 시간 인적이 많지 않은 한강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자전거 거치대에서 수상한 행동의 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좀 수상하다 싶어 자전거를 타고 슬슬 곁으로 다가가면서 쳐다보면, 어물쩍 자리를 뜨는 일이 있습니다. 한강 뿐만 아니라 길거리의 자전거 거치대에서도 간혹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게중에는 호기심(?)으로 잠시 실수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전 자정에 오랜만에 대모산을 타고 내려와 양재천을 따라 탄천과 한강의 합류지점까지 한바퀴 하고 오는 길에 상당히 수상한 어두운 트레이닝복 차림의 학생으로 보이는 자전거를 탄 한 무리를 지나쳤습니다. 제가 한강쪽으로 갈 때 신나게 양재천쪽으로 타고 지나가던 모습을 봤고, 인적 드문 늦은 시간에 떼로 모여 다니는 것이 조금 수상하긴 했지만 괜히 오해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시 양재천쪽으로 돌아오는 길에 탄천 주차장 하수구를 넘어가는 작은 둔턱 한 편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 쪽에 두 명이 있었는데 제가 10여 미터쯤 다가가자 한 명은 자전거를 탄 채로 왼손에 다른 자전거 핸들을 잡고 가고, 한 명은 뒤를 따라 출발하면서 제가 옆을 지나칠 즈음에 조금 어색한 대화가 오가는 것이었습니다.
뒤따라 가던 학생이 제가 지나갈 옆을 지날 때 "야, 그 녀석 어디 갔어? 어디 갔나니까?"라고 말하자, 앞에 한 손에 자전거를 끌고 가던 학생이 "이거 체인이 고장 났어."라며 앞 뒤 안 맞는 어색한 말을 하는 동안 옆을 지나쳐갔습니다. 그러자 수십 미터 앞에 처음 지나쳤던 트레이닝 복의 학생들 한 무리가 자전거에 걸쳐 서 있거나 자전거를 눕혀놓은 채로 모여 서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중고등학생들일 수도 있고, 제가 괜한 의심을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좀채로 그렇게 늦은 시간에 자전거를 타는 그런 학생 무리를 본 적도 없고, 뒤쳐진 두 명의 행동이 무리에서 자전거 훔치는 것을 시킨 것 같은 뭔가 수상함이 느껴지기도 해서 기분이 석연하지 못합니다.
바깥에 묶여진 채로 세워져 있는 생활자전거가 비싼 고가품도 아니고, 주인의 식별이 가능한 어떤 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 물건이라, 훔치기도 쉽고 또 되 팔기도 쉬우며, 훔치는 행위가 그 도둑의 행동에 따라 당연하게 주인처럼 보일 수도 있으며, 훔치는 현장이라 의심되는 경우에도 정말 주인이 누군지 판별할 수 있는 아무런 방법도 없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걱정스럽습니다.
학생들이 돈을 만들기 쉽다는 이유로 이런 일에 쉽게 손을 대고 또 이것을 당연시 여기는 풍조가 그들 무리 사이에 만연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Ko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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