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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님, 재수씨, 마누라 에게 잘해주세요.

palms2004.11.16 05:08조회 수 73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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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쓰려 뒤척이다 예전 일이 생각나 글이나 올려봅니다.

몇해 전 국내에 대형 건물 붕괴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공간을 중심으로 주변은 온통 아비귀환이였고 내부의 모습은 정말 눈뜨곤 볼 수 없고 다시는 생각조차 하기 싫
은 생지옥 이였습니다.

일주일간의 구조활동 후 지친 몸을 이끌고 피해자 보호소인 곳으로 향하니 오열 속에 숙연해지고 그 중 한 분을 우
연히 부축하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입술이 부릅터 피가 맷히고 눈가엔 피곤이 겹쳐 다크써클이 드리워진 40대의 아저씨와 기억으로 당시 여덞살인 여
자아이가 역시 아버지와 같은 처참한 몰골로 엄마를 연신 부르며 울고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녀 주변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식사를 대신 받아오고 아이를 위해 주변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음료수를 사와 조용하고 메트리스가 새로 깔
린 방으로 그들을 안내하고 함께 식사를 하려했으나 아이만이 식사를 하고 아저씬 식사를 안 하시더군요.

오로지 아내를 찾기 전엔 먹지도 웃지도 그 외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다고만 하시면서...
그 분의 사연은
늦게 결혼한 그들은 어려운 형편에서도 자신들의 생활을 한번도 원망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의 사랑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아이 이상 되는 보물은 없다 생각하며 정말 누가 보더라도 떳떳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었다고 합
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며 남편으로서 아내에 대한 고마움에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던 아저씬 그간 틈틈이 모아온 아
내가 내준 용돈을 쓰지 않고 모았다 결혼 기념일날인 사건 이틀 전 선물하였다 합니다.

그 선물을 받은 아내는 이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자신은 해준 것 없다고 한참을 흐느꼈다고 합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고생만 하며 꾸밀 줄도 모르고 그깟 구두하나에 감동하는 모습에서 처음
자신의 처지가 비통스러웠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사고 당일 아내가 그 백화점 내에서 전화하여 구두가 좀 작은데 같은 제품의 재고가 없어 일단 환불해 갈테
니 화내지 말라고 했답니다.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되었고 그 아저씬 귀가시간을 넘긴 아내를 기다리며 딸아이와 빨래를 널고있다 늦게 사고소식
을 접했다고 합니다.

아저씬 일주일이 지난 당시도 아내가 살아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아내가 이용한 전화부스가 무너지지 않은
다른 동일 것이다 확신하며 착한 아내가 지금쯤 다른 부상자를 돕기위해 어디선가 봉사하고 있을 것이라 믿고있었
으나 저와 구조대원들의 눈엔 절망하여 쓰러지기 직전의 처참한 모습의 절규만이 들려오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마무리 작업이 가까워질 무렵 아저씬 저희들에게 당시 아내가 전화걸어 구두 환불을 받는다
고 했을 때 너무나 화가나 화를 낸 것과 살아있을 때 여자로서 누려보고 싶었을 멋 부림도 한번 해주지 못한 자신
을 용서치 말고 자신과 죽은 아내를 위해 약속 한가지만 해달라고 했습니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가 원하는 소원 한가지씩 매달 들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면 이 다음 서로 잠시 떨어지더라도 슬프거나 한 맺힘 없이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말입니다.

이상입니다,.
이 내용은 사실이며 많은 구조대원들과 봉사자들의 심금을 울린 사연 중 하나이지요.
사건이 완전 수습된 후 딱 한번 더 그 부녀를 보았고 아저씬 여전히 초췌한 모습이셨고 불행 중 다행으로 아이는 건
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저와 인사하며 음료수와 용돈을 쥐어준 후 그렇게 기억에서 조금씩 잊혀지는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분위기 가라앉은 글임을 잘 압니다만 우리 주변엔 이처럼 일반인이 경험치 못하고 경험해선 절대 안될 일들을 겪으
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끔은 되새겨 봄으로서 행복이 무었이며 가족의 소중함과 지겨울 수도 있고
여자로 보이지 않을 법도 한 아내에 대한 숨겨진 사랑도 확인해보시길 바라는 마음일 뿐입니다.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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