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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사람 (19세 미만 열람 금지)

pigmtb2005.04.03 11:37조회 수 139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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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영어 참고서 첫 페이지 마다 나오는 말이다.
군대생활때 보니까 이 말이 어느 정도 맞는거 같다.
추운 겨울날 남들은 밖에서 눈치우는 작업하고 있을때 내무반 난로 옆에서 선데이 서울 펜팔란에
있는 개인 프로필 꼼꼼히 따져가며 고참들 연애편지 대필 해주는게 내 임무였다.
제설작업이 얼마나 힘든지 전방에서 군대생활 해본 사람은 다 안다.

취사반 박병장은 영등포구 가리봉동에 산다는 아가씨가 면회온 뒤부터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고기 나오는 날은 밑에 가라앉은거 듬뿍 퍼줄테니까 일부러 늦게 오라는 귀뜸을 아끼지 않는다.
연애편지는 잘썼지만 애인 하나 없이 군대생활 하는 사이 어느덧 나는 문학청년(?)으로 성장해간다.

산악자전거(MTB)를 타기 시작 했다.
여기서도 내 천부적(?) 문학 기질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유니폼 뒤에다 '작지만 큰 사람' 이라고 스티커 써서 붙이고 다녔다.

이렇게 수준있는 감성적 표현을 생각해 내는 사람이 대전에는 몇 안될거다.
원래 오척 단구긴 하지만 상가집서 고스톱 칠때 3만원 정도 잃어서는 눈하나 꿈쩍하지 않는걸
봐서 나는 확실히 '작지만 큰 사람' 될 자격있다.

어느날 부턴가 자전거만 타고 나가면 사람들 시선이 나한테 집중된다.
날 쳐다보고 입가리고 웃는 여자들이 더 많았다.
식용 달팽이 껍질같이 울퉁불퉁하게 발달된 내 허벅지 근육에 감동 먹지 않을 사람 있겠는가?

아침에 세탁물 속에서 자전거 탈때 입는옷 꺼내 들고온 마눌 얼굴이 우르락 푸르락 한다.
등에 써붙인 '작지만 큰 사람' 글씨중 'ㄱ'자가 떨어져 나갔다.

새로운 계절이 시작됐다.
양지끝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도로변 목련 꽃망울이 금새 터질듯 하다.
왈바가족, 금년시즌 자전거 통하여 "작지만 크게 느낄 수 있는 우정" 나누며,
벽이 있다면 벽을 허물고 허물어진 벽돌로 단절시대의 가교(架橋)를 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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