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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원인은

구름선비2005.07.17 12:42조회 수 59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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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예봉산과 백봉산을 아우르는 50여 킬로를 탔습니다.
그렇게 험한 코스는 아니라고들 말하지만 나에겐 쉬운 코스가 아닙니다.

잔차를 타기 전에는 두 가지 운동만 했는데
하나는 '숨쉬기 운동'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새마을 운동'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잔차에 대하여 몰랐기 때문에 작년 여름이 끝나 갈 무렵부터
시작했으니 늦었다고 할 수 밖에 없지요.
많은 사람들은 늦었다고 할 때가 좋은 때라고 하지만요.

나이가 몇인데 그런 말을 하느냐구요?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게 있잖아요.
나이 든 청년이 있는가 하면
애 늙은이도 있다는 것

중학교 입학 시험을 마지막으로 본 나이입니다.
이번 강촌대회 보도를 보니 60대까지 참석을 하셨다고 하는데
사실 제가 속한 까페의 회원을 보면 저 이상은 없습니다.
60대 그 참가자 분께 이 자리를 빌어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요즘 임도가 다 그렇지만 예봉산 임도도 장마에 흙이 많이 패어 나가고
돌이 겉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산악오토바이도 몇 대 지나간 흔적이 있구요.

어제 처음 참석한 회원이 업힐을 하다가 턱을 못 넘고
자빠링을 할 때만 해도 자신감이 있었지만
몇 번이나 쉬지않고 올라가던 예봉산 새재고개를
한 번 내리고 올라 갈 때부터 체력에 이상이 있었음을 간파해야 했습니다.

하긴 얼마 전에 왼쪽 무릎 바깥 쪽에 통증이 있어서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아팠지만 우리 까페의 지도자 급인 '로키'님의 지도로 안장을 높이고
힘들지만 유명산을 완주하였고 나름대로 아침운동등을 하였지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예봉산 라이딩을 마치고 백봉산 임도 입구 묘적사까지는 좋았습니다.
특히 계곡에서 물에 담가 놓고 먹은 참외와 천도복숭아의 맛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수량이 많아져서 소리를 내며 흐르는 냇물,
출입문이 봉쇄되어 있어 행락객들이 들어오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요.
그저 평범한 남양주의 한 계곡일 뿐이지만 이런 자연에 사는 것이
참 좋습니다.

묘적사 임도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업힐을 시작했습니다.
이 산은 개인 소유라고 알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임도는
노면상태가 양호하였습니다.
장마로 인한 패인 자국이 적고 잔 돌(광산석이라고 하나요?)을 깔아놓아
그런대로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코스의 특징은 한 마디로 '지겨움'입니다.
산의 작은 줄기를 돌아가는
그러니까 한 굽이를 돌면 다른 구비가 나타나고
그 굽이를 돌고 나면 비슷한 다른 구비가 나타나는.....
체력이 없어서 그런지 저에게는 그런 생각 뿐이었습니다.
비슷한 업힐, 또 업힐

업힐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은 그야말로
'보상심리'로 속도가 빨라지게 마련입니다.

우리 까페에서 딴힐을 잘 하기로 소문난 '왕바우'의 뒤를 따르기로 했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잔차에 있어서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사람입니다.
시멘트 포장길이 있고 그럴 때마다 급한 커브가 있습니다.

앞에 가는 왕바우를 따라 속도를 높였다 줄이기를 반복하던 중에
실력 좋은 왕바우가 지나치게 속도를 줄이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고
속력을 80%정도 줄였습니다. 왕바우가 조금더 감속을 하더니 속히 빠져 나갑니다.

그 때서야 왕바우가 왜 속력을 줄였는지 알게 되었고
내가 속력을 너무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레이크에 힘이 들어가던 때에 노면은
파도와 같이 높고 낮음이 반복이 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 저는 운동신경이라고는 '제로'인 사람입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넘어져서 무릎이 성할 날이 없고 어제도 무릎에
멍을 서너군데 가지고 나간 라이딩이었습니다.

운동신경이 그렇다 보니 운전도 잘 못해서 이 년 마다
한 번씩 사고를 내서 보험료도 할증인 상태니.....

급한 마음에 브레이크를 더 잡았습니다.
결과는 '공중제비'였습니다.
머리로부터 땅에 떨어지며 가슴 쪽을 핸들바 인지
돌인지에 부딪는 것 같았습니다.

흙이 파이면서 얼굴에 확 뿌려지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또 땅을 파는구나
얼굴이 땅에 약간 부딪는 느낌

천천히 일어나서 팔을 흔들어 봅니다.
가슴이 결립니다.
목 운동도 해 봅니다. 약간 저항감이 있습니다.
다리를 둘러봅니다.

두 세 군데 까져서 피가 납니다.
피가 나는거야 괜찮지만 제일 무서운 일이기도 합니다.
다른 데 아픈 것은 마누라가 모르겠지만
무릎의 상처는 가릴 수 없어
마누라의 성난 얼굴이 떠오릅니다.

고글이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왼쪽 다리가 하나 없어졌네요.
두리번거리다가 바지에 묻은 흙을 텁니다.
고글 다리가 귀에서 부터 떨어집니다.

뒤에 따라 오던 횐님이 다가 옵니다.
보아하니 많이 다친 것 같지는 않으니까
그냥 괜찮냐고 합니다.

자신이 없습니다.
천천히 딴힐을 합니다.

출입문이 있는 곳에 와서 씻고 가지고 합니다.
횐님들이 모여듭니다.
쇄골쪽이 부었습니다.
다리의 피와 흙을 닦고 보니 가방 주머니에 넣어 둔 전화기에도 흙이 묻어 있습니다.
왼쪽 어깨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횐님 한 분이 전화기를 꺼내보랍니다. 꺼내 보았습니다.
액정 중간이 무언가에 찍혀서 액정이 짙푸른 색이 되었습니다.

넘어진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물쭈물 자신이 없었습니다.
당황해서 너무 급히 제동을 하였습니다.
엉덩이를 뺄 여유가 없었습니다.

창피하지만 그게 내 실력이고
체력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집에와서 빨래하고 샤워하고 낮잠을 잤습니다.
일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뒹굴뒹굴 굴러서 일어납니다.
자기 전에 진통소염제로 맛사지를 하였지만
걷는것 앉는 것에은 이상이 없지만 누울때는 문제입니다.

잠을 자면서도 뒤척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제 보다는 낫습니다.

한 주일 정도는 그저 동네 도로나 타야겠습니다.
아침 라이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칠 수는 없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겸손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실력이 되지 않는데 무리를 하여서 그렇습니다.

일종의 교만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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