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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동생에게 쓰는 공개편지

franthro2006.04.15 10:00조회 수 1032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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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부산은 올해 이상스럽게 날씨가 춥구나.  바람이야 원래 많이 불었던 것이고, 작년 4월에는 올해처럼 이렇게 날씨가 썬썬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심란한 마음탓인지 아니면 실제로 기온이 내려간 것인지 모르겠지만 부산 날씨가 참 이상타.

내가 너에게 선물로 주려고 했던 자전거는 앞서 말했던대로 타다가 프레임이 절단되어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으니 꺼림직하여 그냥 내가 타고다니기로 했었는데 오늘 또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여 몇자 적는다.  오늘 자전거를 타다가 딱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여기저기를 살펴보았더니 아래에 링크건 사진에서처럼 흰색 선이 보이는구나.  일단 미국과 한국본사에 사진첨부하여 메일을 보내놨는데 저것이 정말 크랙이건 아니건간에 너에게 그 자전거를 주지 않고 내가 그냥 타고다니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  내가 타다가 무슨 변을 당하면 모를까 다른 사람이 내가 준 자전거를 타다가 만에 하나라도 사고를 당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괴로울까.  하물며 사랑하는 가족일 경우에는 두 말할 필요도 없겠지.

여기 와일드바이크라는 사이트에는 k모님등 나름대로 열정을 갖고 있는 분들이 사건을 제대로 해결해보고자 이런저런 노력들을 하고 계시는듯 한데, 자기 일도 아니고 남의 일에 발벗고 나서는 그 투철한 정의감은 본받을만하지만 일부 어떤 회원들은 세상을 너무 순수하고 순진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더라.  어떤 분은 글을 올리기를 이번 일에서 해당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편이라고 생각한다고 썼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구나.  대부분 사람의 속성이란건 자기 이익가는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란건 너도 알거다.  무슨 자전거 관련 월간지에 이번 일이 기사화되지 않는 것도, 사람들이 정의감이나 도덕심에 의해 움직이는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기 이익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겠지.  내 생각이다만, 그 사람들은 섣불리 이런 문제 다뤘다가 광고떨어질까봐 걱정하는거 아니겠니.  그런 사정은 자전거 잡지뿐만 아니라 이땅의 거의 대부분 잡지가 마찬가지 상황일게다.  제품정보를 다룬다는 명목으로 기사의 상당부분을 광고아닌 광고로 채우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만일 진짜 싸움이 벌어진다면… 외제 MTB 수입사, 관련샾들 전체 vs 소비자의 싸움이 되어야 겨우 승산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일 모든 소비자가 해당회사, 해당제품뿐만 아니라 일체의 외제 MTB 불매운동을 한다면 MTB나 자전거 판매를 업으로 하는 분들에게 당장 타격이 돌아갈테고 그분들이 앞장서서 이번 사고의 당사자인 회사에 압력을 넣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지.  리콜조치를 취하고 유족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법이외의 방법으로 강제하려면 일체의 MTB를 불매하는 저런 식의 소비자운동(?)밖에는 길이 없다는게 내 생각이지만 이런 방안은 비현실적일수밖에 없는 것이 당장 돈있는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신경도 안쓸뿐더러 상대적으로 저가의 mtb를 샀기에 그런 변을 당했다고 말하고 기백만원씩 하는(천만원 가까이 하는 MTB도 있다더라) 터무니없이 비싼 값의 외제 MTB를 구입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거다 아마.  그리고, 동업자집단이란건 참 무서운거라서 이분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협조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그리고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소비자들이 쉽게 상대할수가 없단다.   순전한 내 추측이지만 어쩌면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MTB수입상들은 사고와 관련된 해당회사에 알게모르게 유무언의 압력을(조언,충고를) 넣었을지도 모르지.  함부로 리콜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당장 이 글을 쓰는 MTB 사이트만 해도 스폰서를 하고 있는 많은 업체들이 후원금을 끊을지도 모르지.  예전에 안경테 로비의혹사건으로 수감생활까지 했던 협회회장이란 분이 인터뷰했던 기사를 읽어보니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안경알뿐만 아니라 안경테까지도 안경사만이 취급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더라.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안경알이 시력과 상관이 있을지언정 안경테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만 그 분들의 입장에서는 먹고사는 절실한 문제가 달렸기에 그런 시각과 입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겠니.  정말이지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돈이 무엇인지 여러가지로 착잡한 생각이 든다만 암튼지간에 이런 이유들이 내가 이번 싸움을 승산이 없다고 보는 여러 이유중에 하나란다.  한쪽은 먹고사는 문제가 걸린 절실한 문제이고 다른 한쪽은 당장 자기 발에 떨어진 불똥이 아니기에 시간이 갈수록 무심해져갈 수밖에 없는…그런 싸움.  세상이 이렇게 돌아간다는건 서글픈 일이지만 어쩔수 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알맞은 대책을 세울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런저런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편지는 이만 줄일 테니 몸조심하고 건강하기바란다.

p.s. 자전거 사진 링크거는 것을 깜빡했구나.  아래링크를 클릭하면 볼수가 있단다.  미국본사의 테크니션인듯한 사람이 내가 보낸 사진을 보고 사진상으로는 크랙같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일단 전문가에게 보여주라는데 나는 조금 더 타다가 확실해지면 회사측에 다시 알릴 생각이니 내 안전에 관해 너무 불필요한 염려는 하지 말기 바란다.  
http://www.wildbike.co.kr/cgi-bin/zboard.php?id=frame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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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이렇게 자상한 좋은 형아를 두셨군요...동생분 부러워요...정의가 이기는 모습을 우리모두가 보고싶은 열망입니다
  • 잔차를 타는 모든분들의 형아라고 사료됩니다.^^
    그나 저나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을수도 없고 비록 커피잔속의 태풍일지라도 입김이라도 불어봐야
    하지않겠습니까? 이래도 답답... 저래도 답답....
  • franthro글쓴이
    2006.4.15 12:14 댓글추천 0비추천 0
    rump5502님 저 아직 젊습니다. 제가 잔차타는 모든 분들의 형아라니 그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여기 왈바에만 해도 연세드신 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예전에 읽었던 신문기사가 또 하나 생각나네요. 오래전 신문기사라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 우리나라에서 어떤 의사가 보험료를 200만원인가 딱 한번 내고 며칠 후에 죽었답니다. 그래서 그 가족이 수억원인가, 수십억원인가, 수백억원인가의 (아...점점 나빠져만 가는 망할 기억력) 보험금을 즉시 지급받게 되었다는 기사였는데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일반 서민이 그런 경우를 당했어도 고액의 보험금이 즉시 지급되었을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의사들은 의사협회가 있어서 정부와 싸울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지요. 만일 보험금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분들이(전국의 의사분들 및 그 가족, 친지들이) 매달 꼬박꼬박 내고 있는 고액의 보험계약은 모두 해지당할 위험이 있을뿐더러 정재계에 있는 인맥을 동원하여 보험회사가 어떤 험한 꼴을 당할지 알수 없으니 즉시 보험금을 지급했겠지요. 자기에게 뭔가 손해가는 일이 있어야 사람들이 움직인다는 저의 현실파악은 이런데서부터 시작되었답니다.
  • 동생분 아끼는 franthro님 마음이 전해지긴 하지만, franthro님도 소중하신분인데, 위험 감수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크랙일지도 모르는데, 타신다는건 너무 위험합니다.
    일단
  • franthro글쓴이
    2006.4.16 00:06 댓글추천 0비추천 0
    주말마다 가는 곳에 갔다가 늦게 접속하였습니다. jackson님.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부산에 내려온지는 만으로 2년 되었고 곧 다른 곳으로 떠날 예정입니다만, 부산을 뜨기가 싫으네요. 사람을 쥐에 비유해서 뭐합니다만, 쥐도 좁은곳에 한꺼번에 많이 몰아넣으면 서로 물어뜯고 싸우고 죽이고 그런다는데 제가 생각하는 서울, 서울사람들은 꼭 저런 좁은 울타리에 갇힌 쥐신세 같습니다.(서울분들 너무 기분나빠하지 마시길, 서울이라는 환경이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에 저의 가족들도 있고 저도 서울사람이지만도, 서울 변두리 어느산 밑자락에서, 부동산 투기할 생각도 없이, 능력도 없이 그렇게 살아온지가 벌써 30년이 넘었어요. (제가 30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산이 있기에 그게 너무 좋아서 다른 곳으로 떠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부산은 바다가 있고 나즈막한 산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지만 이것은 노코멘트하기로 하고요...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 franthro글쓴이
    2006.4.16 00:48 댓글추천 0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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