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인터넷에 실린 기사입니다.
“방송이 끝난 뒤 한참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의견 수렴없이 탁상공론만 하는 일부 협상가들 입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너무 한심스럽네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다룬 4일 ‘PD 수첩’ 방영 후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정부를 성토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이어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방송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캐나다와 멕시코의 전례를 통해 FTA에 대한 폐해와 후유증과 함께 정부의 협상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시청자들을 분노케 한 점은 FTA에 대한 한국정부의 협상 과정과 인식이었다.
4대 선결조건 수용 협상카드 포기
방송에 따르면 2004년 말까지 한미 FTA는 정부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미국 역시 한국과의 FTA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갑작스런 방향 전환으로 FTA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됐다. 한국 정부가 4대 선결 조건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4대 선결조건이란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쇠고기 수입 재개, 스쿼린 쿼터 철폐,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 의약품 가격인하 조치 완화 등이다.
정부는 지난 4월 한미 FTA 토론회에서 “네 가지 조건이 양국간 통상 문제일뿐 FTA 선결 조건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PD수첩’팀이 입수한 FTA 관련 정부 자료는 4대 선결 조건이라는 문구가 분명히 있었고, 추진 현황까지 기록돼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이 껄끄러워 했던 스쿼린 쿼터 축소와 쇠고기 수입 재개를 선결 조건으로 수용해 중요한 협상 카드를 너무 쉽게 양보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영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는 방송에서 “쇠고기 같은 경우 매우 강력한 협상카드인데 이미 일방적으로 통상교섭본부에서 ‘하겠다’고 한 마당에 뭘 가지고 미국과 협상을 할 거냐”며 협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무역수지 또한 한국에 불리하게 나타났다. 미국이 예측한 보고서에 의하면 FTA 체결 4년 후에는 한국의 대미 흑자가 90억불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역시 대미무역수지 악화를 인정했다고 방송은 밝혔다. 대신 정부는 수출증가를 통한 고용창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이 역시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혜훈 의원(한나라당)은 “우리 주력업종인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은 이미 관세가 굉장히 낮다”며 “ 미국이 우리 수출품에 관세를 없애준다고 해서 추가로 시장확대가 얼마나 될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정인교 교수(인하대) 또한 “고용은 제조업에서 많이 늘리는거지만 이제 한계는 있다”고 고용창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협상단 전문성 의심, FTA 무관심한 국회의원
FTA 협상을 추진하는 정부측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었다. 외교 통상부가 실시한 FTA 공청회는 장내가 소란스럽자 일찌감치 폐회를 선언하는 등 절차를 위한 요식행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협상 3개월 전부터 의회와 이익집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각종 정보와 의견을 수렴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협상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자문단을 모집했다. 실제 준비 기간은 한 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혜훈 의원은 “미국은 수십년 동안 국제적인 협상을 자기들 유리한대로 끌어온 전략과 노하우 전문가들을 갖춘 국제무대 협상 1인자인데 우리 협상단을 면면을 보라”며 “통상은 물론이고 영어가 잘 될지도 걱정인 협상단원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 국제변호사는 “(미국은 협상) 문구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단어들을 쓴다”며 “영어 문구에 굉장히 세세한 뉘앙스에 대해 (한국)행정부에 있는 관료들이 다 이해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여기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FTA를 바라보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는 그들이 진정 국민의 대표자들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FTA 4대 선결조건 중 하나인 의약품과 관련된 보건복지위원회의 한 의원은 “선결조건을 봤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선결조건이 뭐냐?”고 되묻거나 심지어 협상 초안도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정경제위원회의 또 다른 의원 역시 “자세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며 FTA에 대해 무관심한 자세를 보였다.
방송 후 네티즌들은 정부와 국회의 태도에 분통을 터트렸다.
한 네티즌(luv2012)은 “어제 방송을 보고 분해서 잠이 안 올 정도였다”며 “협상 하기 전에 4가지 선결조건을 선뜻 수락하겠다면서 구걸하듯 추진하는 정부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고 그들의 전문성에도 의심이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lena72)는 “우려는 하고 있었지만 실상을 보고 경악했다”며 “월드컵 이전에 미리 알려줘 경종을 울렸어야 했지만 이제라도 알려져서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밖에 많은 네티즌들은 재방송과 후속보도를 요구하거나 한미 FTA 반대 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게시판은 800건에 가까운 글이 올라와 한미 FTA와 관련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방송 후 재정경제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PD수첩이 FTA 추진과 관련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인사들과 사회 양극화에 따른 피해계층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부정적인 측면만 상대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공영방송의 한미 FTA 보도는 횡포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PD수첩’ 제작진은 방송 전 FTA 통상 교섭 본부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관계자들은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방송이 끝난 뒤 한참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의견 수렴없이 탁상공론만 하는 일부 협상가들 입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너무 한심스럽네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다룬 4일 ‘PD 수첩’ 방영 후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정부를 성토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이어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방송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캐나다와 멕시코의 전례를 통해 FTA에 대한 폐해와 후유증과 함께 정부의 협상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시청자들을 분노케 한 점은 FTA에 대한 한국정부의 협상 과정과 인식이었다.
4대 선결조건 수용 협상카드 포기
방송에 따르면 2004년 말까지 한미 FTA는 정부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미국 역시 한국과의 FTA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갑작스런 방향 전환으로 FTA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됐다. 한국 정부가 4대 선결 조건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4대 선결조건이란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쇠고기 수입 재개, 스쿼린 쿼터 철폐,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 의약품 가격인하 조치 완화 등이다.
정부는 지난 4월 한미 FTA 토론회에서 “네 가지 조건이 양국간 통상 문제일뿐 FTA 선결 조건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PD수첩’팀이 입수한 FTA 관련 정부 자료는 4대 선결 조건이라는 문구가 분명히 있었고, 추진 현황까지 기록돼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이 껄끄러워 했던 스쿼린 쿼터 축소와 쇠고기 수입 재개를 선결 조건으로 수용해 중요한 협상 카드를 너무 쉽게 양보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영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는 방송에서 “쇠고기 같은 경우 매우 강력한 협상카드인데 이미 일방적으로 통상교섭본부에서 ‘하겠다’고 한 마당에 뭘 가지고 미국과 협상을 할 거냐”며 협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무역수지 또한 한국에 불리하게 나타났다. 미국이 예측한 보고서에 의하면 FTA 체결 4년 후에는 한국의 대미 흑자가 90억불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역시 대미무역수지 악화를 인정했다고 방송은 밝혔다. 대신 정부는 수출증가를 통한 고용창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이 역시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혜훈 의원(한나라당)은 “우리 주력업종인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은 이미 관세가 굉장히 낮다”며 “ 미국이 우리 수출품에 관세를 없애준다고 해서 추가로 시장확대가 얼마나 될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정인교 교수(인하대) 또한 “고용은 제조업에서 많이 늘리는거지만 이제 한계는 있다”고 고용창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협상단 전문성 의심, FTA 무관심한 국회의원
FTA 협상을 추진하는 정부측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었다. 외교 통상부가 실시한 FTA 공청회는 장내가 소란스럽자 일찌감치 폐회를 선언하는 등 절차를 위한 요식행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협상 3개월 전부터 의회와 이익집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각종 정보와 의견을 수렴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협상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자문단을 모집했다. 실제 준비 기간은 한 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혜훈 의원은 “미국은 수십년 동안 국제적인 협상을 자기들 유리한대로 끌어온 전략과 노하우 전문가들을 갖춘 국제무대 협상 1인자인데 우리 협상단을 면면을 보라”며 “통상은 물론이고 영어가 잘 될지도 걱정인 협상단원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 국제변호사는 “(미국은 협상) 문구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단어들을 쓴다”며 “영어 문구에 굉장히 세세한 뉘앙스에 대해 (한국)행정부에 있는 관료들이 다 이해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여기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FTA를 바라보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는 그들이 진정 국민의 대표자들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FTA 4대 선결조건 중 하나인 의약품과 관련된 보건복지위원회의 한 의원은 “선결조건을 봤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선결조건이 뭐냐?”고 되묻거나 심지어 협상 초안도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정경제위원회의 또 다른 의원 역시 “자세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며 FTA에 대해 무관심한 자세를 보였다.
방송 후 네티즌들은 정부와 국회의 태도에 분통을 터트렸다.
한 네티즌(luv2012)은 “어제 방송을 보고 분해서 잠이 안 올 정도였다”며 “협상 하기 전에 4가지 선결조건을 선뜻 수락하겠다면서 구걸하듯 추진하는 정부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고 그들의 전문성에도 의심이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lena72)는 “우려는 하고 있었지만 실상을 보고 경악했다”며 “월드컵 이전에 미리 알려줘 경종을 울렸어야 했지만 이제라도 알려져서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밖에 많은 네티즌들은 재방송과 후속보도를 요구하거나 한미 FTA 반대 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게시판은 800건에 가까운 글이 올라와 한미 FTA와 관련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방송 후 재정경제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PD수첩이 FTA 추진과 관련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인사들과 사회 양극화에 따른 피해계층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부정적인 측면만 상대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공영방송의 한미 FTA 보도는 횡포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PD수첩’ 제작진은 방송 전 FTA 통상 교섭 본부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관계자들은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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