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술이라는게 참 무서운 녀석이군요.

willbeing2007.10.08 03:55조회 수 1523댓글 15

    • 글자 크기


씁쓸한 밤입니다.

비내리는 야밤중에 자다가 급한 전화 한통 받고 부랴 부랴 나갔습니다.

고등학교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인데, 홀로 바에서 술마시고 있더군요.

이미 술은 만취 상태이고, 분명히 3시간전에 헤어질때 집에 들어가라고 하고 집에

들어왔었습니다. 근데 그사이에 바에가서 한잔을 더 했었나 봅니다.

전화상으로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도움을 요청하길래, 나가봤더니 술값이 없더군요.

급하게 나오느라 자던 옷차림 그대로 나가서 저도 현금을 안들고 나갔었습니다.

일단 제가 다시 집에 가서 현금카드를 들고 나왔는데, 새벽이라 서비스 시간이 아니라고

돈주기를 거부하더군요... 어쩔수 없이 자고 있는 제 애인을 깨워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돈을 마련해서 술값은 대신 내줬습니다. 여기까지면 제 상식선에서는

그러려니 하고 이해를 하겠지만, 그사이에 술집 사장님과 다툼이있었더군요.

종업원에게 술값주고 친구를 끄집어 내서 나왔습니다...

조금 가다가 말고 그 술집 사장님한테 한마디 더 해야 겠다고 다시 가봐야 겠다고

하더군요.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가자고 힘으로 끌고 갔습니다. 끝까지 주사를 부리며

가야 겠다고 고집만 피우는데, 비가 쏫아지는 와중에 도로위에서 한참을 끌고 당기며

말리다가 성질이 치밀어 올라서 그냥 냅둬버리고 집에 들어와버렸습니다...

지칩니다. 그친구 한테서 이런일을 한두번 겪어보는게 아닌데 말이죠.. 용서한다고해도

이제는 그럴 마음조차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예전에는 참 좋은 친구였었는데 말이죠. 서울에서 직장 잡고 생활하다가 공부한다고

직장 관두고 서울에서 3년좀 넘게 공부하다가 고향으로 내려온지 6개월 정도 된놈인데,

그 3년 좀 넘는 기간동안에 참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술을 마셔도 자제도 하고

절제도 하던놈이었는데, 그사이에 술을 마셨다 하면 절제를 못하고,

주사도 상당해졌더군요. 술에 취해서 친구한테 해서는 안될말도 서슴치 않고 내뱉구요.

안되겠다 싶어서 자전거 운동도 권해보고 쓴소리 다해보지만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항상 실수 할때마다 다음에는 안그러겠지 안그러겠지 하는맘이었는데....

오늘도 여지없이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인연끊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술이라는게 한두잔 과하지 않게 마시면 서로간에 다시 없을 좋은 인연도 만들수 있고,

폭넓은 대인관계도 만들수 있겠지만, 과하면 그 반대가 되고, 정신은 물론 신체까지고

돌이키기 힘들정도로 피폐해진다는걸 오늘도 여지없이 보고 왔습니다. 이런 모습을

많이 보다 보니, 술에 대한 거부감만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오는중에 같이 자전거를 타는 동호회 친구가 했던 뼈있는 말 한마디가 생각나더군요..

직장 동료가 그 친구한테 물어봤답니다.

"아니 술도 안마시고 담배도 안피고 자전거타면 무슨 낙으로 세상을 사냐?"

"어리석은 소리 하지 마시죠. 무슨 자전거를 탄다고 10년 20년 더 살라고 타는건줄

아신가요? 어차피 사람이 살수 있는 시간이란건 거의 비슷한데 그 삶을 살아가는 동안

소중한 사람들한테 피해를 안주고, 건강하게 살면서 남은 인생동안 병원 한번 더

안가는거 만으로도 좋은겁니다."  

정말 옳은 소리인거 같습니다..


    • 글자 크기
아이고~~~ (by STOM(스탐)) 부담스런 빵집 아줌마... (by eyeinthesky7)

댓글 달기

댓글 15
  • 술을 접하더라도. 내가 내몸을 추수릴수 있을 정도만 마셔야 하는데 말이죠... 소중한것을 하나 잃게 되면 그 친구분도 후회하게 되고 다시 돌아올것입니다... 한번 무서운 경험 해보고나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죠..
  • 술을 마실때는 기분 좋을때 외에는 취하게 마셔서는 안됩니다..술이 과하면 누구나 오바하게 되어있습니다..기분이 좋은 상태에서의 오바는 노래방가서 노래 몇곡 더 부르는 것으로 끝나지만..기분이 안좋을땐 과격해집니다..그게 두번 세번 되다보면 습관이 되고 결국 주사 있는 놈으로 되는거죠..친구분도 아마 공부한다고 뜻을 세웠지만 뜻대로 안되고 울적한 마음에 한잔씩하다보니 술버릇이 잘 못들었지 싶군요...주사 받아주다 보면 끝이 없습니다..당분간 모른척하시길..위엣분 말씀처럼 그러다 뜨거운 맛 한번 보면 고쳐질겁니다...
  • 윌빙님이 친구분한테 받는 스트레스(?)만큼이나 친구분이 자신한테 받는 스트레스도
    클거라 생각됩니다.
    읽어보니 인연 끊을 수 있는 친구는 아닌 것 같은데, 글 내용처럼 솔직하고 강하게
    친구분한테 얘기하세요. 충격받을만큼...
    아마 그 친구분도 고치리라 기대해봅니다.
    주사부리는 친구...확 패버리고 싶죠. 흣....
  • 석달동안 술 한잔, 맥주 한잔조차 마시지 않았습니다.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술을 못 먹는 사람과 알콜 중독자."
    매일 저녁 소주 한잔, 또는 매주 한잔 정도는 혈액 순환에 좋다면 마시기도 했었고,
    만취해서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못할 정도로 마시기도 했었습니다.
    술을 멀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것이었지만
    집에 좋지않은 일이 생겨서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미쳐버릴 것 같아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게 되었지요.
    주위 사람들을 보니 일주일에 두번 이상 술을 마시고 있더군요.
    술에서의 쾌락보다 다른 곳에서 쾌락을 찾지 못하는가 봅니다.
    술좌석에 같이 가지만 마시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의 안좋은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제 주량은 양주 2병을 마셔도 취하지 않습니다.(유독 양주에 강합니다.)
    소주는 8병, 맥주는 6000cc 정도 마셔댔습니다.
    요즘 회사에서는 몸이 망가지지도 않았는데 술을 끊은 사람으로 소문 났습니다.
    무엇인가 술보다 더 좋은 것, 자신을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전에는 술을 끊기 어려울 것입니다.
    "악마가 바빠서 오기 힘들 때는 술을 대신 보낸다" 고 합니다.
  • 하는 일이 영업이다 보니 접대니 뭐니 핑계로 술을 자주 먹습니다.
    술은 자제해서 적당히 먹으라고 하는데 먹다 보면 사실 자제가 어렵죠.
    또 기분이 좋아지거나 영업적으로 밀어 붙여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2차 3차를
    외치게 됩니다.
    저 또한 술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가족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고 아직도 그러고
    있습니다. - 주사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끊기 보다는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니 술이란게 참 무서운 놈인가 봅니다.
    모든 분들 자제해서 술 드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저도 물론 술을 좋아하지만 술먹고 실수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합니다.
    더군다나 이기지 못할술을 마셨다면 말이죠.
    어떤 사람들은 술이죄지 사람이죄냐? 하는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중요한것은 사람이 술을 먹는다는 겁니다.
    실예로 제친구중에도 술만 먹으면 목소리가 커지고 술집 종업원이나
    옆테이블 사람들에게 반말하고 시비를 거는 친구가 있습니다.
    참다참다 #%#$%@#ㅁㄴㅇㄹ? 줬더니 다음부터 절대 그런일 없습니다.
    최소한 제앞에서는 말이죠.
    주사라는거 받아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부리지 않습니다.
  • 제가 사는골목에 어떤집은 남편이 술먹고 들어온날은 .....

    거의 전투적인 싸움을 할때가 많더군요(의처증이 있는듯)

    경찰이 출동한것도 여러번........새벽에 동네사람 모두 깨워놓고........

    평상시에는 참 좋은데~~술 과하게 취해서 들어온 날은 *&%#*)*&%
  • 저는 정신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친구분은 '알콜중독'이시네요..(저의 전문분야입니다.)
    더 이상 방치하면 큰일?이 날 것 같습니다. 친구분의 나이와 직업 가족관계 등...아주 정확하게 쪽지로 보내주시면 도움되는 상담 해드리겠습니다. 왈바에서도 가끔이지만 꾸준히 상담하시는 분이 좀 계십니다. 친구분을 사랑하는 맘이 있으신 것 같은데.....그 친구의 가족에게라도 병원치료를 권하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그럼..
  • 탑건님 안녕하세요..!
    저도 술을 무척 좋아하고 자주 마셨습니다 그런데 점점더 가면 갈수록 더마시고 자제를 못하고 가끔 주사로 있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술을 딱 여기까지 절제를 못한다면 그사람은 술을 안마셔야 한다 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알콜의존 알콜 중독에 심각성을 모르는거 같습니다
    저는 그 심각성을 스스로 생각하고 있던중 왈바에서 탑건-76님에게 상담을 받고 현재는
    17개월동안 완전?(소주3잔) 금주 중 입니다
    그 친구분도 친구의 앞길을 위해서 상담 해드리도록 연결시켜주세요
  • Q : 주사를 안부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A : 술을 안마시면 됩니다.
    라는 말이 있듯이 자기가 주사가 있다는것을 알고 이로인해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싶다고 마음 먹었다면 일단 술을 최대한 안마시도록, 먹게 되더라도 최대한 적게 마시도록 노력하는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지않나 싶습니다. 자제하다 보면 몸도 알콜중독에서 헤어나 점점 건강을 찾게되고 혹시나 마시게 되더라도 이전보다 덜 취하게 되며 의존성도 줄어들게 되니깐요. 이러다 보면 음주를 끝내야 할 적당한 선을 파악하게 되고 술을 즐길수가 있게 되는것 같은데... 저도 주사있는 친구놈 하나때문에 요즘 골치가 좀 아프네요. ^^
  • 주사 심한 친구는 주사 부릴때 못그러게 따끔하게 뭐라 해주는게 좋은거 같더군요. 그러다 취한 친구와 싸울수도 있지만 나중에 보면 적어도 저에게는 주사를 안부리더군요. 이런 친구 몇명 있습니다. 묘한게 주사 부리는 사람도 사람 봐가면서 부리나봅니다. 뭐 주사 말리다 다투고 해도 나중에 술깨면 조용히 너 술 그만 마셔라. 이러면 부끄러운지 걍 조용한 경우가 많더군요. 전 술먹었다고 봐주는거요. 그게 주사를 부리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주사 부리는 친구들은 좀 보다 보니깐 술먹으면 더 조심하게 되던데...
  • 이왕 사는 인생인데..전 잔차도 열심히 타고 또 좋아하는 술,담배도 건강에 악영향을 안끼칠만큼, 또 남에게 피해안줄만큼 조용히 즐기며 살고있습니다~
  •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매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한게 적당한 음주와 절제라는 자신의 컨트롤인데
    참으로 어렵지요.

    20대엔 무절제하게 마셨고 술이 무서운줄도 모르고 날밤을 세워가며
    마셨습니다.
    몸이 좋다고 많은 사람들로 부터 이야길 들었던 시절이었지요.

    하지만,
    건강검진 하고 놀랬습니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영 아니더군요.

    이후로,
    3년을 금주했습니다.
    너무도 힘들고 허무하더군요.

    그래서,
    시작한게 각종 운동과 레포츠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뭐...지금은 어느정도 컨트롤 해가면서 마십니다.
    간혹 취했다 싶으면 혼자 남태령 인도쪽길 야심한 새벽녁에 업힐 합니다..>.<::
    취하면
    저는 잠만 고히 자니....괴로운건 저 혼자 일 겁니다.

    아무튼,
    과음은 주위와 자신에게 여러모로 악영향을 줍니다.
  • 4년째 술 담배 이별하구 살구있는데여...아직도 끊는중...ㅠㅜ...
    자전거로 건강관리 하고있답니다...
    끊는다는거...정말 힘들고있답니다...ㅠㅜ...
    지금도 열심히 참고는 있지만...눈에만 띄면......
  • 저는 술을 안마시는게 맛도 없거니와 ...

    아버지의 영향이 컷는데요 제가 어릴때 아버지가 항상 술을 먹고 들어오시면

    집이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그것을 자라면서 본사람은 두부류로 나눠진다는데요

    아버지를 따라서 술먹고 주사부리는 사람이랑 술을 아예 안먹는 사람으로 나눠진다는쪽으로

    알았는데 저는 다행이 술이 맛이 없거니와 아버지에 반작용? 그런지 술을 안먹게 되었습니다 ~

    친구분은 안그랬었는데 술마쉬는 쪽으로 변하셨다면 .. 공부가 안되었기에 술에 입을

    대신거 같은 느낌이 오는데요 ~ 그렇다고 절친한 친구를 술때문에 인연을 끊는다는건 참

    안좋다고 봅니다 ~ 탑건님 이나 주위에 도움을 받으실수 있으면 도움 받으셔서 좋은 친구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 항상 건강하세요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5
175763 낙차의 후유증...23 mtbiker 2007.10.08 1998
175762 88전국체전 출전자 명단[마운틴 바이크]6 altec7 2007.10.08 7356
175761 10월의 서정시...3 dabyu 2007.10.08 570
175760 여러분의 재활용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8 solobike 2007.10.08 999
175759 아아 모네.....6 nemiz 2007.10.08 839
175758 *오버 드라이브*(21,22화)2 syk3487 2007.10.08 569
175757 가을타는 남자5 franthro 2007.10.08 762
175756 가을편지10 토마토 2007.10.08 823
175755  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5 뽀스 2007.10.08 1240
175754 지뢰찾기...10 뽀스 2007.10.08 1036
175753 천마산 기도원 길3 nikito 2007.10.08 1260
175752 어! 내 붕어빵4 kinsrow 2007.10.08 868
175751 아이고~~~21 STOM(스탐) 2007.10.08 1339
술이라는게 참 무서운 녀석이군요. 15 willbeing 2007.10.08 1523
175749 부담스런 빵집 아줌마...37 eyeinthesky7 2007.10.08 2766
175748 느림 속에 건강이 있습니다.11 eyeinthesky7 2007.10.08 1092
175747 무음의 세계.. 9 무한질주 2007.10.08 884
175746 ..12 mikim 2007.10.07 1890
175745 적반하장16 jmjn2000 2007.10.07 1487
175744 휴~~ 이래 저래...욕 먹고 삽니다...쩝!!!21 풀민이 2007.10.07 1748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