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제주도의 1100도로 다운힐 도중에 고인이 된 분이 있다는 기사를 읽고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제주도를 비롯한 1100도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고, 또 나름대로 '번장' 노릇도 꽤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여러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1100도로는 말 그대로 한라산 1100고지까지 지나가는 도로로써, 긴 시간의 힐클라임과 더불어 스릴 넘치는 다운힐을 제공하는 수려한 풍광의 산간도로다. 특히, 1100고지 정상에서 서귀포 쪽으로의 다운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도로 다운힐로 판단이 될 정도로 대단한 스피드와 더불어 짜릿한 스릴을 제공해 준다. 다만 문제는 스릴과 더불어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는 것인데, 로터나 림이 과열될 정도로 브레이크를 잡으며 내려와도 아차, 하는 순간이면 시속 60킬로미터가 그대로 넘어간다.
자전거 속도 시속 60킬로미터면 자동차 속도로는 시속 300킬로미터에 해당하는 무서운 체감속도다. 자동차가 시속 300킬로미터로 달리다가 사고를 일으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보면 자전거 60킬로미터의 속도가 주는 위험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1100도로는 대다수의 산간도로가 그렇듯이 다수의 S곡선과 경사로 이루어진 도로여서 컨트롤 능력이 부족한 초보자가 도로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달리다 보면 스피드를 제어하기가 어렵다. 곡선도로에서 제어가 되지 않으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거나, 그대로 돌진해서 도로 변의 하수구 등에 몸을 날리게 되는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비단 1100도로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닌, 모든 라이딩에 해당되는 일이겠으나, 이러한 때에 번장의 노련한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번장은 함께 자전거를 즐기기 위해 단순히 번개를 치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번장은 도심이나 근교의 마일드한 코스라면 몰라도, 적어도 원거리의 낯설고 위험한 코스에 대해서는 사전에 정보를 숙지해야 하고, 이러한 정보를 팀원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키는 한편, 위험요인으로 인해 라이딩에 제동을 걸어야 할 때는, 확실한 통제를 해서 팀원의 안전하고도 즐거운 라이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평소의 안면 등으로 인해 쉬운 일은 아니더라도, 해당 코스의 라이딩 부적격자로 판단되는 동호인이 있다면 과감하게 라이딩에서 제외시키는 것 역시 번장의 역할이라 하겠다. 그것이 당시에는 섭섭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그로 인해 해당 동호인이 여러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리라.
요즘은 공식화 되었듯이 핼맷, 장갑, 고글, 안전라이트 등의 기본안전장구를 갖추지 않고 나오는 라이더들은 라이딩에 참여시키지 않고 귀가조치 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를 하면 되리라.
외국의 라이딩팀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이기는 하겠으나, 잦은 부상을 당하는 라이더는 팀라이딩에 있어서는 부적격자라는 것이다. 모처럼의 소중한 시간을 내서 만든 라이딩 중에 부상자가 발생함으로써 팀원들의 즐거운 분위기가 깨지고, 팀원들의 귀중한 시간이 자주 낭비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잦은 부상의 원인은 라이딩 실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무분별한 라이딩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가령 싱글 다운힐 중에 이건 아니다 싶으면 내려서 끌거나, 도로라이딩 중에 스피드가 지나치게 붙어서 위험하다 싶으면 반드시 스피드를 줄여서 위험 요인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라이더들이 그렇듯이, 이 정도면 괜찮겠지? 다른 라이더들도 가는데 나라고 못 가겠냐? 창피한데 어떻게 자전거를 끌고 가냐? 는 등의 막연한 생각으로 라이딩을 함으로써 마침내는 팀에 피해를 끼치고, 팀라이딩의 부적격자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무분별한 라이딩은 곧 팀원으로서의 자격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니다. 적어도 행동을 같이 하는 팀원이라면 스스로 부상을 당하지 않음으로써 즐거운 팀라이딩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라이딩 실력이 되지 않는 초보자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누구나 다 초보 시절이 있었듯이, 초보 시절에는 적절한 번개에 참여함으로써 라이딩 테크닉을 배우고,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기량을 닦으며 안전을 도모해서 팀과 번장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MTB는 어느 정도의 운동신경과 주의력, 체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다. 체력은 점차 보강하면 되겠으나 여러 원인에 의해 운동신경 등이 떨어지는 사람은 MTB를 타기 보다는 생활자전거를 여유 있게 타거나, MTB라 하더라도 마일드한 코스를 즐기며, 건강을 지키는 게 옳은 일이라 하겠다.
끝으로 덧붙이자면, 간혹 도로라이딩을 가볍게 여기는 라이더들이 있는데, 도로라이딩이 오히려 산악라이딩보다 더 위험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로라이딩은 자전거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차량과 스피드가 공존함으로써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반면에, 산악라이딩 사고는 다수가 골절 정도에 그치는 것만 보아도 도로라이딩의 위험성을 잘 알 수 있게 된다.
산악라이딩을 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라이딩의 기본으로도 반드시 배워야 하는 도로라이딩 역시, 가볍게 여기지 말고 노련한 번장으로부터 충분히 테크닉을 배워둠으로써 안전라이딩을 도모해야겠다.
MTB보다 역사와 팀 활동이 오래된 등산은, 등산대장의 말에는 복종을 해야 하고, 대장의 허락이 있기 전에는 앞서나가지 않으며, 다른 길로 함부로 가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룰을 잘 지킴으로써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볼 때, MTB 역시 안전하고도 즐거운 라이딩을 위해서는 번장과 팀원의 성숙된 역할이 크다 하겠다.▣
mystman@hanmail.com
1100도로는 말 그대로 한라산 1100고지까지 지나가는 도로로써, 긴 시간의 힐클라임과 더불어 스릴 넘치는 다운힐을 제공하는 수려한 풍광의 산간도로다. 특히, 1100고지 정상에서 서귀포 쪽으로의 다운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도로 다운힐로 판단이 될 정도로 대단한 스피드와 더불어 짜릿한 스릴을 제공해 준다. 다만 문제는 스릴과 더불어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는 것인데, 로터나 림이 과열될 정도로 브레이크를 잡으며 내려와도 아차, 하는 순간이면 시속 60킬로미터가 그대로 넘어간다.
자전거 속도 시속 60킬로미터면 자동차 속도로는 시속 300킬로미터에 해당하는 무서운 체감속도다. 자동차가 시속 300킬로미터로 달리다가 사고를 일으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보면 자전거 60킬로미터의 속도가 주는 위험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1100도로는 대다수의 산간도로가 그렇듯이 다수의 S곡선과 경사로 이루어진 도로여서 컨트롤 능력이 부족한 초보자가 도로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달리다 보면 스피드를 제어하기가 어렵다. 곡선도로에서 제어가 되지 않으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거나, 그대로 돌진해서 도로 변의 하수구 등에 몸을 날리게 되는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비단 1100도로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닌, 모든 라이딩에 해당되는 일이겠으나, 이러한 때에 번장의 노련한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번장은 함께 자전거를 즐기기 위해 단순히 번개를 치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번장은 도심이나 근교의 마일드한 코스라면 몰라도, 적어도 원거리의 낯설고 위험한 코스에 대해서는 사전에 정보를 숙지해야 하고, 이러한 정보를 팀원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키는 한편, 위험요인으로 인해 라이딩에 제동을 걸어야 할 때는, 확실한 통제를 해서 팀원의 안전하고도 즐거운 라이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평소의 안면 등으로 인해 쉬운 일은 아니더라도, 해당 코스의 라이딩 부적격자로 판단되는 동호인이 있다면 과감하게 라이딩에서 제외시키는 것 역시 번장의 역할이라 하겠다. 그것이 당시에는 섭섭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그로 인해 해당 동호인이 여러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리라.
요즘은 공식화 되었듯이 핼맷, 장갑, 고글, 안전라이트 등의 기본안전장구를 갖추지 않고 나오는 라이더들은 라이딩에 참여시키지 않고 귀가조치 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를 하면 되리라.
외국의 라이딩팀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이기는 하겠으나, 잦은 부상을 당하는 라이더는 팀라이딩에 있어서는 부적격자라는 것이다. 모처럼의 소중한 시간을 내서 만든 라이딩 중에 부상자가 발생함으로써 팀원들의 즐거운 분위기가 깨지고, 팀원들의 귀중한 시간이 자주 낭비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잦은 부상의 원인은 라이딩 실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무분별한 라이딩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가령 싱글 다운힐 중에 이건 아니다 싶으면 내려서 끌거나, 도로라이딩 중에 스피드가 지나치게 붙어서 위험하다 싶으면 반드시 스피드를 줄여서 위험 요인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라이더들이 그렇듯이, 이 정도면 괜찮겠지? 다른 라이더들도 가는데 나라고 못 가겠냐? 창피한데 어떻게 자전거를 끌고 가냐? 는 등의 막연한 생각으로 라이딩을 함으로써 마침내는 팀에 피해를 끼치고, 팀라이딩의 부적격자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무분별한 라이딩은 곧 팀원으로서의 자격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니다. 적어도 행동을 같이 하는 팀원이라면 스스로 부상을 당하지 않음으로써 즐거운 팀라이딩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라이딩 실력이 되지 않는 초보자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누구나 다 초보 시절이 있었듯이, 초보 시절에는 적절한 번개에 참여함으로써 라이딩 테크닉을 배우고,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기량을 닦으며 안전을 도모해서 팀과 번장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MTB는 어느 정도의 운동신경과 주의력, 체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다. 체력은 점차 보강하면 되겠으나 여러 원인에 의해 운동신경 등이 떨어지는 사람은 MTB를 타기 보다는 생활자전거를 여유 있게 타거나, MTB라 하더라도 마일드한 코스를 즐기며, 건강을 지키는 게 옳은 일이라 하겠다.
끝으로 덧붙이자면, 간혹 도로라이딩을 가볍게 여기는 라이더들이 있는데, 도로라이딩이 오히려 산악라이딩보다 더 위험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로라이딩은 자전거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차량과 스피드가 공존함으로써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반면에, 산악라이딩 사고는 다수가 골절 정도에 그치는 것만 보아도 도로라이딩의 위험성을 잘 알 수 있게 된다.
산악라이딩을 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라이딩의 기본으로도 반드시 배워야 하는 도로라이딩 역시, 가볍게 여기지 말고 노련한 번장으로부터 충분히 테크닉을 배워둠으로써 안전라이딩을 도모해야겠다.
MTB보다 역사와 팀 활동이 오래된 등산은, 등산대장의 말에는 복종을 해야 하고, 대장의 허락이 있기 전에는 앞서나가지 않으며, 다른 길로 함부로 가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룰을 잘 지킴으로써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볼 때, MTB 역시 안전하고도 즐거운 라이딩을 위해서는 번장과 팀원의 성숙된 역할이 크다 하겠다.▣
mystman@hanmail.com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