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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큰아이 ~~2

10simi2008.08.31 23:14조회 수 829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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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부지랑 한집에 살기 시작하면서 위엣 제목으로 글을 썼었은데...

지난주 금욜낮에 낮선 전화를 한통 받았습니다.
"혹시 아버님 존함이 최XX되시지 않습니까?"
"네 그런데요?"
"여기 관리사무손데요... 아버님이 집을 못찾어서 관리사무실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

중요한 약속이 있었지만 양해를 구하고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힘없는 모습으로 절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우리 큰아이....

단지 아파트 단지명만 기억이 나고 몇동인지 몇호인지 기억이 안난답니다.
다행히 저는 알아보더군요..

집으로 모셔다 드리고 침대에서 누워서 쉬시라 하고 좀 괜찮아 보이길래
급한 일때문에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걱정스러워서 전화를 했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오랍니다.

또 급히 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제가 바로 정면 제가 보기에 좌측에 약간 좌측에 서있으면서
주방쪽에 있는 아버지께 " 왜요? 어디 안좋으세요?"
했더니 계속해서 "누구냐? 누구야? 어디 있는거야?"
만 반복하십니다.
앞으로 다가가 "저 예요... 아부지 저예요..."

저를 못봅니다. 조금 좌측으로 있었을 뿐인데...

저녁에 응급실로 모시고 가서 CT, MRI, 뇌혈류검사, 심장초음파등등......
검사를 마치고 받은 진단....
급성 뇌경색.....

좌측뇌가 행동장애가 있는 부분은 아니고 시력과 그중에서도 오른쪽 시야부분만...
그리고 언어장애는 아닌데... 의사소통을 하는데... 지장이 있는 부분이 뇌경색이
일어났답니다.

저녁에 식사를 하시는데 밥상에 있는 밥과 국과 찬이 있는데 정면에서 조금만
오른쪽에 있어도 보질 못하고 드실 생각을 못하십니다.

그후 저녁에 당신 손주와 며느리가 왔는데
정면 왼쪽에 있는 손자만 보구 이야기 하고 정면 조금 우측과 더 우측에 있는 울 마눌과
울 딸은 보질 못하십니다.....

울컥 가슴속에서 뭔가 솟구쳐서 그자리엘 있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몇년전 처럼 기세등등하게 나이 40이 넘어서도 맞어줄테니 각구목으로
날 두드려 패던 그모습으로 있지.... 왜 밥상에 반찬도 찾어 드시지 못하는
모습으로 있으십니까? 아버지......
앞에 있는 이쁜 손녀도 못보구 그러구 계십니까 아버지....

그후 잊어보려고 소주도 매일 먹고 하는데...
계속 엉뚱한 소리 하는 아버지 보면서 참 힘드네요...  

여그 게시판에 뭔 이따구 소리냐? 하구 욕하셔도 할말은 없겠지만...
걍 너무 가슴이 터져서 몆자 끄적여 봅니다.

십자수 님이 강촌대회때 써브쓰리 한다구 호언장담하시길래...
ㅎㅎ 저도 써브쓰리 할라구 신청했는데.... 갈수 있을래나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울 아부지 좋아하시는 황도간스메나 사가지구 아침일찍 회진시간에 맞춰서
가봐야 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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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아직도 정복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사람의 두뇌죠.
    베일을 벗기는 중이긴 하지만.. 그 비밀이 다 밝혀지는 것이 오히려 두려운 세계.

    제 모친께서도 뇌경색이 있으십니다.
    예전에 한 번은 최근 3년간의 기억이 없어지셨던 적도 있으시죠.
    당신도 당황하시고 자식들도 눈물만 나오고 황망한 지경입니다.

    굳게 마음 먹으시고 안심시켜 드릴 수 밖에는 없는거 같습니다.
    힘내세요..
  • 10simi님 힘내세요~
    저는 이제 사회 초년생이지만..10simi님의 글을 보니 다시금 부모님에대해 잘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 아버님이나 10simi님이나 가족 모두에게 힘드신 시기겠네요.
    아버님에 대한 사랑이 엿보이기도 해서 가슴이 뭉클합니다.
    힘내십시오.
  • 언젠가 글에도 썼지만
    제 어머님도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사경을 헤메다가
    병원입원 두달만에 퇴원해서
    집에 계십니다

    어지럽다고
    걸음도 잘 걷지 못하시고
    회복될 거라고
    단기후유증 이라는데(병원에서는)
    오른손도 잘 못 쓰십니다

    타시지 못할 걸 알면서도
    새 자전거를 사드리고
    빨리 자전거 타시라고 구박합니다

    집사람 없을 때는
    밥좀 차려달라고
    꼼짝도 안하고서
    반찬통에서 반찬그릇으로 옮겨닮기 위해
    젓가락질을 하시다가
    신경질 난다며 젓가락을 팽개치는 걸 보고서는
    빙그레 웃어줍니다

    문득 문득
    뜨거운 것이
    울컥 할때도 있지만
    내색안하려고
    무던히 애씁니다

    자식들이 신경쓰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며 삽니다
  • 올리시는 글을 보고
    젊은 분인 줄 알았더니
    '부모님을 두고 고민하는' 나이셨군요.

    그렇게 라도 살아계실 때가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힘드시더라도
    안타까우시더라도
    잘 하셔서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힘 내십시오.
  • 효자시네요. 저는 부모님이 다 하는나라에 계셔서 만날수도 없습니다.힘드시고 안탑깝고 화가 날때도 있겠지만 잘 하시는 모습에 또 글로써 표현하시는것 참 아름답습니다. 박수 짝 짝 짝
  •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특히나 자식된 입장에서 나이가 먹어 갈 수록 부모님에 대한 걱정과 사랑,
    아래로는 자식들과 아네에 대한 걱정과 사랑....
    이런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아름다운 마음과 사랑의 위대한 힘이라 여겨집니다.

    힘 내시구요. 자주 찹아 뵈세요...부친께서 건강의 쾌유가 되시길 빕니다..
  • 요사이
    친구들을 만나면 , 부모님 에 대한 걱정이 대부분 이더군요.
    거쳐야될 통과 의례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더군요.

    친한 친구넘 은, 아버지 어머니, 무남독녀에 장모님 까지...
    일년에 6개월을 병원에 다니는 것을 봣습니다.

    저야..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기에
    그제 벌초로 땡 이지만....

    지금 처하신 일은 본인만에 일이 아닙니다.
    대부분에 자식이 짊어지는 짐 입니다.
    특히 장남이면 ,더 큰 짐이더군요.

    어머니가 뇌 종양으로 쓰러졌을때,,
    집안 형이 해준 말이 있습니다.

    끝까지 용기를 잃지 마라.
    혼자 할려하지말고, 주위 식구 들에게 도움을 요청 해라...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는 일이 이제 닥쳐 왓습니다.
    슬기롭게 대처하시고, 너무 맘 상해 하지 마세요.

    부친에 병환이 호전 되기를 기원 합니다.
  • 에구... 참~~~ 안타깝군요. 호전 되시길 빌겠습니다...
  • 곧 쾌차하실거라 믿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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