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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잔차 타기

탑돌이2008.12.01 22:03조회 수 1192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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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중 3인 둘째 녀석이 외고 시험에서 낙방했군요.
제 형보다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차분하여 쉽게 합격할 줄 알았는데..
사회 분위기도 있고 해서 그런지,,,외고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는가 봅니다.

속으로는 오히려 잘되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큰 녀석 고생하는 꼴을 보니...
아직 고 1인데도 학교에서 야간학습 마치고 자정너머 집에 들어 옵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하는 통학버스 시간에 맞추느라
제 엄마는 엘레베이터 잡아 두는게 일과가 되었지요.

코가 석자나 빠져 있는 녀석에게 말했습니다.
"너무 낙담하지 마라.
오늘의 실패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결코 헛된 실패가 아니다"

이렇게 무거운 며칠이 흐른 뒤...

제가 다시 녀석에게 접근합니다.

"아빠 혼자 자전거 타기 심심한데 같이 한번 타 보자...."

녀석의 눈을 보니 관심이 있는 듯 합니다.
중학생이 된 이후, 학원이다 학교다 해서
부자간에 맘 놓고 놀아본 기억이 없었지요.
녀석도 그게 아쉬웠던 듯 합니다.

우선 제가 입문용으로 구입해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던
잔차를 대충 닦고
제가 입던 옷을 입혀 인근 양재 시민의 숲 공원으로 갔습니다.

조심스레 인도 턱을 넘어 봅니다.
녀석도 폴짝..
조그만 언덕위로 올라가 숲속으로 싱글처럼 나 있는 꼬부랑 길을 따라 이리저리 달리다
언듯 뒤돌아 보면 녀석은 숨소리가 들릴만한 거리를 따라오고 있더군요.

공원 가게에 들러 따듯한 두유를 한병씩 마십니다.
녀석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군요.

이제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 흙으로 된 제방을 타고 내려가 봅니다.
녀석도 망설임 없이 내려 옵니다.

이번에는 거꾸로 올라 갑니다.
헛..녀석은 실패 ㅋㅋ

어제 일요일에는 녀석과 남산에 갔습니다.
N 타워 아래 "맹세의 자물쇠"들이 볼만 하더군요.
다음 주에는 가까운 산에 가서 싱글트랙 맛을 보여 주려 합니다.

참 그 이전에 녀석의 몸에 맞는 사이즈로 주문해 놓은 빨간색 프레임으로
갈아 줘야겠네요.
오늘 저녁에는 저지와 방풍바지도 주문해 두었습니다.

큰녀석때는 제가 마음만 앞서
무리하게 끌고 다녔더니 자전거를 처다보지도 않으려 하는데

이제는 노하우가 쌓여서 인지
둘째 녀석은 쉽게 넘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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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우리 아들들은 무조건 먹는거 특히 회로 꼬셔야 됩니다 ㅎㅎㅎㅎㅎ
  • 아들이 둘씩이나???
    그집 아주머니도,,많이 거칠어 지셨겠 습니다.ㅋㅋㅋㅋ

    제 아들넘은
    초딩때는 여의도 까지 잘 따라 다니더니
    중딩때는 피자로 꼬시고
    고딩 이후에는 같이 탄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 자식에 대한 사랑이 베이있습니다.
  • 싱글트랙의 매력에 빠질라.ㅋ
  • 아들과 함께하는 라이딩.
    저도 강추하고 싶습니다.
    힘든업힐 후에 시원한 다운힐의 보상이 있다는것을 원리를 알게되면
    어렵고 지겨운 공부라는 작업을 한뒤에도 또다른 즐거움의 보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될 것 같습니다.
    싱글길의 도전의식도 아주 좋은 공부가 될듯합니다^^


  • 너무 부럽습니다....(공부 잘하는 것도 그렇고....)

    저에게도 두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큰넘은 원래(??) 내 놓은 넘처럼 키웠으니....그러려니 하지만....

    둘째 넘 데불고 잔차타려고 하는데....
    그때마다 '딜'을 하자고 합니다....주로 현금트레이드(??)...

    그래서 비자금이 바닥난 지금은....그냥 내버려 두고 있습니다...흑!!!
  • 부자간의 라이딩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저는 아들녀석과 잔차를 타 본 것이 딱 한 번인데
    야간에 접는 생활잔차를 태워서
    홍유능 산책길을 한 바퀴 돌아 온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꿈은
    아들과 같이 라이딩 하는 것인데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음... 내 딸랑구들은 아직 산에 갈 엄두도 못내고 있으니 난 젊은갑다... ^^

    5년 후엔 나도 이런 글 쓰려나? ㅋㅋㅋ
  • 탑돌이글쓴이
    2008.12.2 20:05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째서 큰녀석은 무엇을 해도 성에 차지 않고 불만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둘째는 무엇을 해도 이쁘기만 하니.. 자식사랑도 차이가 있나 봅니다.
    옛 어른들은 안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셨는데두요..
    하여튼, 잘 꼬셔서 남들에게 아들 자랑하면서 타보렵니다.
  • ㅋ~~~ 남 얘기같지 않습니다.

    늦게 애를 낳아서 이제 큰애가 초교 4학년인데 내년부터 같이 자전거타고다니려고 잔차 물색중입니다.
    부품은 몇대 만들량으로 있는데 정작 프렘이 없네요.
  • 자식 좋다는 말 한마디 없어도 보여지네요...좋아한다는 것이. 그진 제 연배인것 같은데 내아들 쌍둥이 중2는 먹는것 게임 외에는 전혀 관심이... 난.어릴적 아버지 따라 산에 많이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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