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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

탑돌이2009.05.16 19:35조회 수 716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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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적으로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겨우 걸어다닐때부터 어머니, 아버지, 형님, 누님께 이것 저것 물어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니까요.
그중에서 둘째 누님이 가장 친절하게 답해 주셨지요.

가령,
새는 어떻게 날아다니는가
물은 왜 색깔이 없을까
50살이 넘은 이웃 집 아저씨가 막둥이였다는 것이 사실인가
(제가 막둥이여서 으례 막둥이는 꼬마일거라는 생각에...)

객주 작가 김주영의 말처럼
제 고향도 '앞뒷산에 기다란 장대를 걸칠수 있을 정도'로 산골이었고
저 산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툇마루에 앉아 상념에 빠지곤 했지요.

어른이 되면 넓은 세상에서 살겠노라고 다짐 다짐을 하곤 했습니다.

중학교까지 고향에서 다니고는 그 이후로 엄청 이사를 다녔습니다.
덕택에 올 고 1 막내 아들은 지금까지 9군데 학교를 다녔군요.
얼마전 주민등본을 떼어보니 이주 기록이 30회를 넘구요.
이중 해외생활이 2회에 5년....

가정을 꾸리고 가장 오래 산 곳이 6년
짧게는 6개월이더군요.
재작년 아이들 장가갈때까지 살거라고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하였건만
1년 반만에 이사
이러저러 사정이 생겨 새로 이사한 집에서 3개월 살았는데
또 이사해야 할 일이 생겼네요

이번엔 아시아 오지랍니다.
이제 지천명도 넘겼는데
방랑의 삶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제 자신도 궁금합니다.

마누라가 시집올때 가져온 은행나무 달가락장과도 이젠 이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누라가 언제부터 버리자고 한 것을 이것만은 안된다며 지켜 냈는데....

횡성, 양평, 양수리, 구례, 강진, 제주, 필리핀, 태국, 중국, 중앙아시아,,,,
이런 곳들이 제가 은퇴하여 유유자적하며 살거라고 찍어둔 곳입니다.

죽기전까지 100개 국가을 여행하겠다는 꿈은 어쩌면 이루어 질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불혹을 훨씬 넘어 자전거를 좋아하게 된 것도
그놈을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재미였죠.

새로 이사가는 곳은 자전거 타는 환경이 좋지 않아
너무 섭섭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자전거는 탈거 같습니다.
실내에서 롤러를 타는 한이 있더라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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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대단한 방랑(?) 전력을 갖고 계시군요.
    저는 그 반대입니다. 정착민이랄까요?
    자전거로 가는 곳마다 모두 신천지랍니다.

    골짜기에서 나고 자라라면서
    동네 앞으로 보이는 커다란 산을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아이가
    어느날 아버지의 손을 잡고 넘게 되었답니다.
    산을 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탁트인 평야를 본 놀란 아이가 그랬답니다.

    "와~~ 아부지. 이게 다 우리나라 땅여?"

    걷는 외엔 별다른 이동수단이 없던 시절엔
    멀리 이동하는 일이 어려웠을 테고
    농사에 매달려야 하니 골짜기에서 나서 살다
    결국 그 골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일이 많았겠지요.
    남자야 수자리(병역의무)를 나가야 하니
    그나마 벗어나 볼 여지가 있었겠지만 여자는...

    그런데 위의 부자지간의 일화 중 아버지의 대답이 더 걸작입니다.

    "그러~엄. 저기 보이는 산 있지?
    넘어가면 여기보다 더 넓은 땅이 있는데
    그것도 다 우리나라 땅이란다"

    아무튼 어딜 가시더라도 건강하시고
    왈바에라도 종종 들리셔서 소식 전해 주세요.
  • 논산으로 입대해서 탱자나무와
    靑竹을 처음 본 사람~~

    지금도 고향 인근에 살며
    TV로만 세상을 접합니다. ㅎㅎ
  • 인사는 못 드렸네요.
    이사 가시는 곳에서도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십시오.
  • 탑돌이글쓴이
    2009.5.16 21:13 댓글추천 0비추천 0
    청죽님 천보산 천보암 업힐은 이제 힘들게 생겼습니다.
    몇년 후면 다리 힘도 다 빠질테고, 동네 마실이나 다니게 될텐데...

    선비님 몇년전 읽었던 기사가 생각납니다.
    90을 넘긴 뉴질랜드 할머니가 테어난 그 집에서 돌아가셨다는...
    옛날엔 다들 그렇게 살았는데 이젠 뉴스거리가 되었습니다.
    고향을 지키며 사시니 이 또한 행복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 그래도 큰 병원 하나쯤은 있는 곳에서 은퇴계획 잡으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저도 그런 곳에서 노년을 살고 싶지만, 병원이 항상 마음에 걸립니다.
  • 어딜 가시더라도 몸 건강히 잘 계세요...
    은행나무 달가락장은... 제게 버리고 가셔도 됩니다...
  • 형님 아쉽습니다. 가시기 전에 자리 한번 마련하겠습니다. 편하신 날짜 쪽지로 주십시오.

    흠 ~~ 훌쩍~~! 찔끔~~! TT
  • 허!!이런...
    결국은 같이 라이딩 한번 못하고....

    천보산이야 항상 그자리에 있으니
    몸만 건강 하시면 언제던지 오를수 있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 예전 역마살을 다스리면 급살할수 있다는 점쟁이의 글이 생각나네요...
    여친에게 사기아닌 사기를 치었다는 글을 왈바게시판에서요...
    잔차쟁이에게서 역마살은 또다른 즐거움이조...
    저 구비도는 저 능선길을 넘어가면 또 어떤 모습의 신세계가 있는지...
    가려진 저 계곡 옆으론 또 어떤 모습의 계곡과 용소가 보이려는지....

    뵌적은 없지만 타지에서 건강 하시고요
    왈바질은 쭈~우 ~욱 계속 해야겠조.ㅋㅎㅎㅎㅎ
  • 탑돌이글쓴이
    2009.5.17 19:58 댓글추천 0비추천 0
    짜수님 너무 슬퍼 마요. 별로 해드린 것도 없는데.
    암튼, 네분 짝패님들의 넘치는 정은 듬쁙 담아 갈게요.

    아지렁이님의 유유자적 도가사상을 좀 전수 받아야 하는데,,,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우현님, 몇년전 해외에서 4천미터급 산을 등산한적이 있는데 능선을 하나 넘으면 또다른 능선이
    가로막기를 몇차례, 도대체 "산너머"를 볼수가 없더군요.
    오기가 나서 끝까지 가려다, 날이 저물어 자칫 조난당할 뻔 한 사연이 있습니다.

    인자요산님, 형편을 봐서 장롱을 처분하게 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유목민 처럼 옮겨 다녀서 뭐 변변한 물건이라곤 없습니다. ㅎㅎ
  • 탑돌이글쓴이
    2009.5.17 19:59 댓글추천 0비추천 0
    우라노스님 맞습니다.
    그래서 젊어선 시골에서 살고 늙어선 도시에서 살라는 말이 있지요.
  • 일면식은 없으나...뵙고픈 분 중의 한분이신데...

    떠나가신다니...
    많이 아쉽습니다.

    위 아지랑이님 말씀대로 산이야...우리 세대엔 그대로 있을 듯 합니다.
    어떤 모습으로든...찾아오시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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