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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 1탄!!! ...."학생~~~~ 어디 가???"

풀민이2009.08.08 17:47조회 수 666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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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사당역....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에는 배나무골이라 부르던 완전 깡촌이었습니다...

당연히 차길도 없었고....논과 밭 사이로 하여 방배동 방면으로 가야하는..그야말로 시골의 정형이었지요....

단, 그나마 지름길이 있다면....중국인 묘지로 불리던 화교인 공동묘지 사이의 산길로 지나가면....

그나마 산길 따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그 위치는 지금 사당역에서 까치고개로 통하는 ( 방배동에서 까치고개 방면으로 넘어오는 고가도로 끝부분 쯤...) 곳

좌측으로 (예전의 상업은행이 있던 곳....)하여 그 일대가 모두 화교인 공동묘지 였습니다...

마침 우리집에서는 그 공동묘지가 직선거리로 마주보이는 곳에 위치하였기에....멀리서나마 그곳의 모습이

또렸하게 보였습니다....

특히...새로운 묘지가 만들어 질때...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경과...무덤이 만들어 진 후...그들의 풍습대로..

지전을 태우는 모습등등....나중에 가보면..온통 붉은 종이들이 널려있고 어지러히 온갖 헝겊들이 있는 것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아주 가끔은....이장을 하기 위해서 한밤중에 묘를 파헤치는 작업을 하기도 했었는데....

당시,..어린 마음에...야간에 소변을 보러 마루로 나오다가 공동묘지에 횃불들을 보고 놀라 기절초풍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비오는 날...도깨비불이 돌아다니는 듯 푸른 빛이 날라다닌 것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인'이 반사되어 불빛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만...)

 

특히..그곳의 흙 색깔은 붉은 빛이 나는 황토 흙들이라서....비가 오고 난 후면...황톳물이...마치

핏물(??)처럼 보여서....(어린 아이 눈에는....) 정말 아주 무서운 곳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가을이 되면...그 화교인 공동묘지에는 밤나무가 엄청 많아서....

친구들과 동네 형들과 같이 밤을 따러 같이 뛰어다니던 놀이 장소이기도 했었습니다...

다만,,,모두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 와야 했지만......동네에서 어머니들이....

"얘들아 이젠 그만 집에와서 밥먹어라!!!!"하고 고함을 치면 들릴만한 거리였기에.....마음놓고 뛰어다녔던 곳입니다.

 

그러던 나날 중..어느 해....아마 제가 5학년 쯤 되던 해....여름이었습니다...

배나무골에 사는 친구 넘이 자기 집에서 놀자고 하는 바람에....그를 따라 그 친구 집에 갔습니다...

마침, 집에는 어른들도 안계시고....그 친구 집 뒤쪽에는 딸기 밭이 있어서...토실토실한 딸기를 한바구니 따서

큰 대청마루에 배를 깔고...당시 어깨동무..혹은 소년중앙 같은..어린이 만화잡지 책을 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딸기로 배를 채우고 한참을 만화책을 읽다보니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그만...

주변이 어둑어둑해져서야 이미 저녁 땅거미가 깔린 것을 알았습니다....

허둥지둥 집으로 가야했기에 친구 집을 나서서 집으로 향하는데.....갈등이 일었습니다...

배나무골에서 논과 밭사이로 빙빙 돌아서 가면....너무 먼 거리이기도 했지만...어두워서 논두렁에 빠질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지름길인 화교인공동묘지 사이로 가기에는 너무 무섭고......

한동안 망설이다가...까이꺼...용기를 내서....지름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늦었다고 집에서 혼날 일이 더 무섭기도 했지요....

 

공동묘지 사이로 있는 산길을 오르면서.....마음 속으로는...일년에 한두번...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때 선물 주면

가던... 교회에서 배웠던 가물가물한 찬송가를 부르며 가고 있었습니다...그나마 두려운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그렇게 고개마루를 넘어서고....내리막 길로 접어들 순간...

우측 묘지 시작 부근에..뭔가 움크리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헉!!!"

발길을 멈추고....갈까말까..망설이면서....눈치를 보다가 살금살금 그 앞을 지나치려는 순간.....

"학생...어딜~~가???"

갑자기 손을 내미는 한 할머니를 보는 순간...그만...숨이 멈춰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젠장..그 할머니의 물음에 대답할 겨를도 없었고....돌아 볼 경황도 없었습니다...

그냥 울음과 함께...

"으악!!..앙~~~~~~" 내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굴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신발 한짝이 벗겨졌는지도 몰랐습니다....

한걸음에 집에 도착했지만.....두다리가 후둘거려서....

늦었다고 야단치시려고 벼르시던 어머니가.....무슨 일이냐고 도리어 물으실 때까지...울었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딸꾹질까지 나고.....겨우 진정하고 자초지종을 말하자....

오히려 집안 식구들은 배꼽 잡고 웃는 것이......야속했습니다....

 

하지만....아주 오랫동안 그 장면...(학생..어딜 가???)은 가끔 꿈속에서 재현되어

놀래키는 악몽의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

지금은 그저 우스운 어릴 적 이야기의 하나일 뿐이지만...그 이야기 자체가 어떤 형태로든 저에게는

큰 데미지를 준 사건이었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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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서울에서 자라신분들이나  시골에서 자라신분이나,

    그 당시엔 비슷한 어릴적 경험들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어릴적 흑백 텔레비젼도 마을에 한,두대 있을적에

    수사반장이나, 수사본부를 보고 집으로 가는데  국민학교 5학년 정도의 형이 목메달아 자살을 자주하는

    왕솔나무를 지날 즈음에 갑자기 뛰면서 "귀신이닷~!!"  하며 혼자 잽싸게 내달릴 때면

    뒤도 안보고 검정 고무신 벗겨진줄도 모르고 뛰었던 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그래도 저는 풀민님 처럼 울지는 안았습쮸......>.<:::  =====3333========33==========

     

    요즘 홀로 야간 산 라이딩을 하다보면 묘지나 무당집,성황당을 지나기 일쑵니다.   무섭다기 보다는

    오히려 편안해지고 숙연해지기 까지 하더군요.

    사람을 만나면 무섭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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