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씨년스런 날이 거의 저물어 갈 무렵 왕창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병원 건물 밑에 와있으니 잠간 나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광교산을 누비시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모습으로 맥주캔 두개를 들고 서계셨습니다. "이런 날은 축배를 들어야 하능겨" 화통하게 건네시는 맥주캔을 받아든 저는 흐린 초겨울의 쌀쌀한 바람이 휘감아 도는 인도 한복판에서 뜨끈한 독수리(?)의 체온을 느낍니다.
맥주 한캔을 단숨에 비우고 담배한대 태우고 쫓기듯 파한 짧디 짧은 자리였지만 제겐 올해 중에 가장 성대하고 가장 따뜻했던 술자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왕창님. ^^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