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이른바 '사오정'시리즈가 유행했던적이 있었다.
남이하는 말귀를 못알아듣는 사람을 가리켜 '사오정'이라 부르며,동문서답하거
나 말이 전혀통하지 않는 소통부재의 우리사회를 꼬집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요즘 '사오정'의 의미는 '사십오세정년'이란 뜻으로 쓰인다.
퇴출당했거나 퇴출위기에 있는 사십대중반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말할때 '사오정'이라고말하기도 한다.
종래에는 정년을 으레 50대후반 혹은 60대의 이야기쯤으로 여기는것이 통념이
었다.하지만 요즘 우리사회의 심리적 정년은 이미30대후반,40대 초반에 걸려있
다.일반 직장인들이 심리적 정년이 38세라는 조사보고도 있었는데 결코 엄살
이 아니다.
냉엄한 현실이다.
'사오정'신드롬은 바로 이런세태를 어김없이 반영하고 있는것이다.
-중략-
종래 우리사회는 대략 20년 공부하고 그걸밑천삼아 30년 일하다가 10년쯤 있다
보면 저세상으로 떠나는 '20-30-10'의 이른바 '인생60세'시대였다.
사주팔자를 봐도 60년을 기준으로해서 봤다.
그래서 흔히 50대이후 대운이 없다고도 했다.
50대까지 있는 운으로 그럭저럭 10년은 버틸테니 그것으로 족했던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30년을 공부해도 명함내밀며 행색보이기 쉽지않다.
하지만 정작일은 10년 남짓 반짝하다가
40대이후 정말 막막해지는 '30-10-40'의 이른바
'인생80세'시대이다
이미 평균수명이 70세를 넘어서 80세 고지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으니
정말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인생60세를 기준으로 사주팔자를 보던것도 시간틀을 다시 잡아야 할판이다.
-중략-
40대가 불안한 사회는 결국 망한다.
허리가 결딴나는 몸이 완전할리 없지 않겠는가?
40대를 불안에서 해방시켜야한다.
40대가 안정감을 갖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
사십오세가 정년이되는 '사오정'의 사회가 아니라 40대에
다시시작할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
새정부도 그걸 고민해야한다.
-동아일보(2003.2.14일자)-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