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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엔 어떤 자전거가 있을까?

날초~2003.03.16 14:48조회 수 58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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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구 허리야.. 성치 않은? 몸으로 마구마구 달려 줬더니만(어제 늦게 나가서 밤에야 돌아옴.. ㅜ.ㅜ) 온몸이 다 몽둥이질..

걍 8시간을 뻣어 자고야 말았군요.. TV보다 존거 까지 치면 10시간정도. -_-;;

이불 두텁게 하고 자서 몸살은 면한듯 싶습니다.. ^^

자전거를 나이들어 다시 타게 된건 양재천 덕분이었습니다.

고3때까지 전 잔거를 거의 때지않고? 살았었죠. 초딩때 중딩때 고딩때. 없던적도 있었지만..(도난.. ㅜ.ㅜ)

마지막 잔거가 고3때 였으니.. 그놈은 유일하게 저와 끝까지? 간 놈이었죠.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빨간색 SMART 싸이클.. ^^ 지금은 그놈이 기어가 몇단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놈과 참 많은곳? 을 갔더랬죠.

그녀석을 처음 만난게 중3때였을겁니다. 당시 반포에 살고 있었는데 서초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포와 서초동 사이엔 지금의 삼풍길이 있었죠. 그러나 그때는 삼풍도 법원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공사를 위해 흙더미만 있던시절.. 그놈을 첨사고 얼마나 기쁘던지.. 사자마자 고속터미널 뒤편으로.. 언덕으로..

달려갔습죠.. 서초동으로 가는 지름길 이었으니까요.. 그 언덕, 제겐 끝도 보이지 않는 거대한 산맥처럼 느껴졌지만..

그때는 빨간색 싸이클이 생긴 기쁨에 훌쩍 넘을 수 있었던.. 그런..

첨 산날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공사장이었던 구간으로 가로 질러 갔는데 흙길 내리막에서 앞브레이크를 잡아버린겁니다. -_-;;

180도 잭나이프의 묘기?를 보인거죠. 정신차리고보니 제 등은 땅에 싸이클 바퀴는 하늘을 보고 있더군요. ^^;;

정신들자마자 흙 털 겨를도 없이 싸이클 부터 살폈죠. 잔기스 하나 없더군요.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 핸들도 꽉잡고 고대로 180도 잭나이프를 했으니..

암튼 그놈과 헤어지게 된건 고3이 시작되는 봄 강남역 동화서적에 참고서를 사러 마그마그 패달질을 하던 그때.

앞에 달리던 트럭에서 난데 없이 스패어타이어가 떨어져서 정면 추돌하던 사고가 났기 때문입니다.

참 어이가 없더군요 트럭도 아니고 트럭 밑에 달려있던 스패어 타이어가 갑자기 왜 떨어지냐고요.. (배영만 말투)  트럭들은  차체밑 밑면에 스패어 타야 달고 다닙니다.

암튼 그 사고로 전 얼굴 아스팔트에 갈아먹고.. 잔거 포크가 뒤로눞고 뒤로 밀린 바퀴가 프램을 때리고 맞은 프램이 휘어버리는 엄청난 사고가.. ㅜ.ㅜ

그후로 전 잔거를 잊고 살았습니다. 제 빨간 스마트는 그당시 살던 빌라 지하방에 보관되었었죠.. 휘어지고 부서진체로..

그후 세월이 흘러 군에가고 집이 이사하고.. 아마도 이사하면서 버려졌나 봅니다. 다시는 보지 못했습니다.

제대후 면허를 따고 잔거란게 세상에 존재하는지 관심도 갖지 않게 되더군요. 학교도 복학후엔 차를 몰고 다녔죠..

그렇게 나이는 먹어가고.. 잔거는 유원지?의 보트처럼 놀러가서 "자기야 나 잡아봐라~" 할때나 타는걸로 인식이.. -_-;;

그러다 몇번의 이사를 거쳐(저 독신입니다. 덕분에 전세값 변동에 따른 집터 옮기기가 성행? 할 수 밖에..) 포이동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전세가 지겨워 쬐꼬만 빌라 샀습니다. 이사하고나서 좋은건 너므너므 이뿐 양제천 이더군요.

이 좋은 길을 걍 보고만 있을수가 없어 잔거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서 알톤 어택 감마라는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당시 흔하지 않던 풀 서스팬션.. (지금은 신문보급소서 주는것도 풀 서스 지만.. 그당시엔 너므너므 귀했다는)

그걸타고 양재천으로 한강으로 달려주면 아이들이 쳐다보고 어른들은 물어보고.. ^^

그시절 자전거는 제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죠. 느리게 세상을 보는 눈.. 주변을 돌아볼줄 아는 여유.. 그리고 삶에대한 고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낮과 밤.. 늘 달리던 양재천도 제겐 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그 길을 달리다 보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아마도 늘 혼자 달려서 그랬을 겁니다) 밤에 보는 한강의 야경은 또 얼마나 이쁘던지..

달리다 멈추면 꼭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 집니다. 전화를 하면.. " 어디야?"   " 응.. 한강.."    "어머.. 또? 잔거타고 간거여?"   " 응.."   " 차타고 갈때 전화해.."   " 으..응.." -_-;;

그러다 제 감마가 병들고 지쳐가더군요.. 빌어먹을 인라인(제글을 많이 보신 분들은 인라인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실겄임) 덕에 휠도 바꾸고 암튼 잔거가 맛이가기 시작하더군요.

교체 부속이 튀나오기 시작하면서.. 더구나 제가 혐오하던 쫄쫄이 입고 다니던 사람들에게 추월당하는게 짜증도나고(그 쫄쫄이의 주인공은 여러분들입니다~ -_-;;)

심각하게 고민하다 왈바를 알게 되고 덕분에 저도 쫄쫄이의 세계로 오게 되었습니다. -_-++

쫄쫄이와 타이즈란 코너 참 재미있더군요.. 어버버.. 얘기가 딴길로..

암튼 감마는 4년이란 세월을 저와 많이도 달렸드랬습니다. 첨 1년은 매일(비, 눈 빼고 진짜 매일)한강을 달렸드랬으니까요.

잔거도 바꾸고 산도 몇번 갔다오고.. 양수리쯤은 홀로 라이딩이 가능할 정도로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잔거에 대한 열정도 기쁨도 사라져 갔습니다.

잔거는 훨씬? 좋은 놈으로 바꾸었는데.. 감마탈때처럼 기쁨도 없고 감마차럼 부지런히 타지도 않고..

왜 그랬을까요? 내 맘속 잔거를 보며 깨닳았습니다.

전 어느세 솔져가 되버린겁니다. 워리어가 되버린겁니다.

잔거를 타는일이 자연과 주변을 즐기기 위한게 아니라 베틀이 되버린거죠.

차와 경쟁하고.. 잔거와 경쟁하고.. 나 자신과 경쟁하고.. 올해는 어떤 부품이 나오나.. 더 가볍게 더 폼나게..

양재천에 피어나는 들꽃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스팔트와 사람만 보며 훅훅 거친 숨을 몰아시며 달리는 폭주 머신이 되어 있었던 겁니다.

앞에 달린 속도계를 보며 평속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며.. 오늘의 맥스 스피드는.. 오늘의 이동거리는?  하며.. 주변을.. 자연을.. 볼수 없게 되버린 겁니다.

즐기지 못하는데(물론 그런 수치에 희열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 되지만) 자주하게 될리도 없고..

어쩌다 한번 가는 산에 만족하고.. 어쩌다 한번 큰맘먹고 타는게..잔거가 되버렸었습니다.

어제 분당 율동 공원을 다녀왔습니다. 잔거로요. 첨이었습니다. 성남까지는 몇번 가봤지요. 제과점하는 친구가 있어서..

에이쒸원님 번개에 끼고 싶었는데.. 허리땜에.. 시간땜에.. 못가겠다고 생각 했었는데..

오후에.. 내맘속 잔거를 보곤 참지 못하고 뛰쳐 나갔더랬습니다.

물어물어 도착한 율동공원. 비록.. 가는 길에 해가 져버렸지만..

오랜만에 즐기며 잔거를탄 저는 너무 기뻤습니다. 가는 길에 있는 파릇파릇 돋아 나는 새싹들과 들풀들도 즐기며 갔으니까요.

속도계 따위 빼버리고 싶었으나 왕복 거리는 알고 싶어서.. ^^;; 이젠 속도따위에 연연하지 않으렵니다.

부속따위에 연연하지 않으렵니다. 그저 천천히 즐길수 있는 여유를 가지렵니다.

긴장을 원하면 12인치 짜리 동그랑땡 잡고 거리로 나서면 되니까요.. 그곳에서의 전투.. 저도 즐기는 놈입니다. -_-++

물론 심장 터지게 패달을 구르기도 하겠지요. 그러고 싶을때도 있으니까요.. ^^

다만 좀더 여유를 가져 보겠다는 겁니다. 속도계 수치따위 잊어 버리고..

아직은 수양이 덜된 나이기에.. 노력도 필요할 겁니다. 어제 집에 오는 길에 카니발과 베틀을 뛰는걸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_-;;

그 카니발.. 잔거에 지기 싫어서 신호위반까지 하며 달리더군요.. 대단합니다. 잔거와도 경쟁하려 드는 사람들.. 존경합니다.

차에서 한발짝만 내리면 밟아버릴 랍니다. -_-++(윽 살벌한 얘기.. 죄성) 암튼 제 인생을 제 잔거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만화 '내 마음속의 자전거'

너므너므 이쁜 책입니다. 그리고 작가분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그림이나 좀 배울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울나라도 이런 전문 분야를 파는 만화가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울나라 만화 폭력과 섹소(빨간색? 아니면 노란색? -_-;;) 아니면 팔리지도 않고 만들지도 않고..

예전에 허영만님의 '동체이륙'이란 만화를 보며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생소한 MX세계의 지식이 들어있는 전문만화 였으니까요.

우리나라 그 후로도 전문 만화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만화를 많이 즐기지 못해서..

암튼..

여러분.. 왈바분들.. 봄이에요.. 집에 있는 필카에 필름한통 집어 넣고.. 디카엔 메몰카드 꼽고 주변 경관을 즐기며 달려 보아요~

그러다 맘에 드는 풍경이 나오면 어디라도 세우고 찍어 보아요~

그건 인간의 교통수단중 잔거만이 할수 있는 기쁨이고 자유니까요..

저도 오랜만에 어제 찍고, 달리고, 느끼고 왔답니다. ^.^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게 즐기세요~~~~~~~~~~~~~~~~

P.S: TeaMlssu님 아마도  저와 같은 증세가 있기에 내맘속이 감동이 덜한게 아니었을까요?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달려 보시길.. 그리고 다운 받으셨다니..

아마 그것도 한 원인이지 않나 싶습니다. 5권 제 4화 꿀물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듯.. ^^

전 어렵게구해서 그런지.. 더 재미 있거든요..

참 혜정님.. 무료로 라도 빌려 드릴수 있지만.. 이런 만화는 구매하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물론 대여해 보시고 사셔도 되겠지만..

그리고.. 전 커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배탈이 나거든요.. -_-;; (죄성.. 농담입니다) 항상 행복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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