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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보일때까지...

bluebird2009.10.11 00:48조회 수 751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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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애가  자전거를 제대로 못타서, 언젠가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애에게 맞는 크기의

자전거를 구입해서, 1주일마다 함께 타고 있습니다.   아주 쉽게 한단계씩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양재천을 따라 달리다가,  주행속도가 좋아진것 같아, 내친김에  "우리 한강이 보이는곳까지 갈까? "  

아들애가, 가슴이 벅찬듯,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보이는곳을 지나, 계속 달렸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가 시간이 갈수록, 운동하러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이젠, 이러한 상황에 적응이 되어서 인지, 속도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운동이 안되는것 같아, 얼마전부터 카메라 가방을 등에 메고, 아들애 뒤를 따라 갑니다.  가끔, 좋은 장면이

느껴지면, 잠시 멈추어 사진을 찍고,  먼저간 아들애를 따라갑니다.

 

멋진 MTB 복장을 갖춘 라이더 뿐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부쩍 증가한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이곳을 처음 통과

할땐 정말 사람이 없었는데... 

 

한강이 가까워 오면서, 독려하기 위해, 조금만 더 가면 한강이 보인다고 하니, 힘들다던 아들애가 더욱 강하게 페달질을

합니다.

 

양재천을 따라 달리는 연습만 하다가, 넓은 한강을 보더니,  사뭇 흥분된 목소리에 흥얼거리기 시작합니다.

아들애가 좋아하니, 저 또한 기쁘더군요. 10만원도 안되는 중국산 자전거지만,  아들애 체형에 얼핏 맞고

색상이 좋아서 잘 탑니다.  다 괜찮은데,  장착된 기어가 좀 엉터리라, 각 단별로 제대로 안걸리고 드르륵 드르륵

거립니다.  제대로 된 기어를 달아주자니, 자전거값만큼의 부품을 달아주어야 할것 같아서, 좀더 자전거에

적응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봐야지... 그렇게 맘 먹고 있습니다.

 

한강이 보이니, 배가 출출하답니다.  잠실대교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예전에 보이던, 매점들이 안보입니다.

시간상 되돌아 가야 하는데, 좀더 가면 있을꺼야... 그렇게 달래며 가니, 규모가 커진 매점이 보이더군요.

떡복이를 시켰는데, 물가가 올라서 그런가, 3천원인데, 몇개 안들었더군요.  어쨌든, 페달질을 한 덕에

맛있게 먹었는데, 냅킨이 없답니다. 쩝..  예전에 작은 매점들이 있었을때가 더 좋았던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작은매점들중에, 인심좋은곳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골라 들렀었는데...

 

한강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앞에두고 사진을 찍으니,  아들애가 신나게 여러 포즈를 취합니다. 사진 찍히는걸

별로 안좋아하지만, 기분 좋을땐 포즈를 잘 취합니다.   한강과 자전거, ... 우리 아이의 추억속에 깊은 감동을

주었으리라...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집에 돌아오니,  거실 바닥에 넉다운이 되더군요.  헬멧을 끌러주고,

마사지를 해주었습니다.

 

아들애나 저나, 복장은 평범한 복장... 게다가  뒷깜박이도 없이...  집으로 되돌아가는데,   아들애가 갑자기 멈춥니다.

순간적으로 저도 급브레이크 (생각만큼의 급브레이크는 아닙니다.) .  "왜 그러니?"   "다리가 아퍼"  그런데, 갑자기

MTB 라이더 한분이, 전자경적을 삐리리 울리고 가는데, 기분이 좀 안좋더군요.  MTB 탈정도면, 이정도는 피해갈

정도는 되야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훈계조로 울리는것도 아니고....   오늘 보니,  어린아이부터 시작해서,

아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기고, 오후 늦게는  사람들이 운동하러 많이 나오니,  MTB 나 싸이클 타시는

분들이  배려가 필요한 구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도곡동 부근 양재천을 가로등이 밝아서, 충분히 시야 확보가

되는 구간인데, 불필요하게 경적을 울리는건,   앞 잔차와  안전거리를 미확보 했다는 말밖엔 안된다고 봅니다.

 

양재천의 강남구간의 밝은 조명아래의  자전거로를 달리다가,  서초구간의 양재천으로 진입하니, 거의 적막에

가까운 어두움...  자동차와 건물에서 나오는 불빛이 없었다면 큰일나겠다 싶은 그런 어두움이 정말 싫었습니다.

 

자전거 프레임은, 잘 고르면,  초등학생에게 맞는 크기를 고르기가 괜찮은데,  페달과 페달 사이의 간격이 어른것과

같은것이 맘에 안들고,  핸들바의 굵기가 우리아이 손에 너무 굵고,  브레이크 레버와 핸들바 사이의 거리가

어른것과 같아, 브레이크를 잡는데 어려워하고,  안장은 어째 어른 엉덩이에 맞는 크기인지...

자전거가 대중화 되려면, 성장기의 아이들이 쉽게 자전거에 다가갈수 있어야 하는데,  어른의 신체 규격에 맞는

제품에 억지로 적응하는 환경은, 충분히 개선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혹, 수입제품은  아이들에 맞는것이

있는지.... 아직 잘 모르지만,  일반적인, 아이들의 성장 환경에는 수입제품을 마련해서, 보디가드를 붙힐수도

없는 노릇이라...     유소년에 적합한 대중 자전거를 개발하는것도,  자전거 업계의 블루오션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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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좋으셨겠습니다.
    뿌듯함이 글에 녹아 있네요.
  • 참....부럽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던 코스..그대로입니다...벌써...5년 정도 되었네요....

    살아 오면서..무엇이 바빴는지....전..자전거를 타 본 적도 없었습니다...

    우리 아들들에게 조차...자전거를 타는 법을 가르친 적도 없었구요....

    어느 날...그냥(???) 제 아들들은..자기들이 알아서 자전거를 타더군요....

    "아빠랑 양재천에 가서 ...자전거 가르쳐 줘...."

    근데..막상 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돌리니..비틀비틀...그럭저럭 앞으로 나아가더군요...

    큰 아들을 앞세워 잠실대교 밑까지 왔는데.....그때만 해도....전...한강도로가 있었는지도 몰랐고....

    우리집에서 그토록 가까웠었는지도 몰랐었습니다....

    오히려 가끔 늦게 집에 오는 아이를 야단치고는 왜 늦었냐고 물어 보니......

    한강 다녀왔다기에....길길이 뛰면서 혼을 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이 좀 더 크면...아빠랑은 같이 다닐려고 하질 않겠지만....

    그때까지만이라도... 늘 같이 다니는 아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bluebird글쓴이
    2009.10.11 16:02 댓글추천 0비추천 0
    우리애가 운동에 매우 둔감해서... 운동신경이 엄마를 닮았는지, 운동이란 운동은 모두 잘 못합니다. 아빠의 작은 소망은, 운동을 싫어하지는 말기를 바랄뿐입니다.
  • 잘 읽었습니다

    훈훈함이  내마음에  들어옵니다 

    나는 무엇하느라고 애들에게 공부만 강요하고 

    같이 운동하나 제대로 못하였나하고  요즈음   후회합니다

  • 오래전에

    일요일만 되면 아들넘하고 한강에서 자전거 타던기억이....

    지금도 아들은 그때에 추억을 많이 얘기 합니다.

    자주 시간을 내세요.""좋은 아빠""

  • 아들과 즐거운 시간 많이 보내세요.

    좋은 차 싸주고 산에도 같이 다니시고 친하게 친하게 지내도.......

    고등학생쯤 되니까, 아빠랑 놀지 않고 친구들이랑만 놀려합디다.

    나도 아들때문에 인라인 배우게 되었고, 아들때문에 산악자전거 타게되었는데..........

    몇년 더 지나 대학생쯤되면 아빠랑 라이딩해줄려나 ......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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