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누모를 사면서도 같은 고민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사이즈 문제때문에 애를 좀 먹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셨지만 답들이  달라서 아리송했습니다.
여기저기 찾아도 보고 외국의 유명한 헬멧업체로  메일을 보내도 보고..
아무튼 제가 알고 있던 지식과는 상반되는 부분이 참 많다는 점에 대해서 놀랐습니다.

it is important to choose the smallest size you can wear without discomfort. 라고 합니다. 누모 살 때 매장에서 라지밖에 없으니까 라지 씌우고선 헬멧은 여유가 있어야 머리가 편하고 안전하게 보호해 준다. 이러면서 약간 크게 쓰는 게 좋다고 했었고..얼핏 듣기에도 맞는 말 같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결국 따로 주문해서 미디움을 샀는데 이것도 쓸 때마다 조금 큰 것 같아서 불편했습니다. 뒤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조이고 턱끈도 짧게 조여주고..그래도 타다보면 신경쓰이고..

아무튼 이번에 캣라이크 s/m을 사고나서 이런 부분이 절실하게 와닿았습니다. 머리에 착 달라붙고 뒤 스크랩을 강하게 조이지 않아도 흔들거리지 않아서 좋더군요. 물론 머리도 더 편합니다. 메이커측에서 머리둘레로 사이즈를 정하는데 이게 꼭 맞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머리가 길거나 두건을 쓰는 일이 있을 경우에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될 수 있는 한 모든 사이즈를 써보고 나서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딱 맞는 헬멧을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외관 : 캣라이크 헬멧은 일단 크기가 작아서 좋습니다. 무게도 더 가볍습니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지금까지 본 헬멧중에서 최고라는 생각이듭니다. 누모는 위가 솟아있고 양 옆이 상당히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게 그나마 일직선으로 내려가면 괜찮은데 반원형으로 밑으로 좁아집니다. 마네킹이 쓰고 있는 건 괜찮아 보이지만 광대뼈 하나도 안튀어나오고 크기가 주먹만한 말 그대로 마네킹의 경우입니다. 누모는 기능적으로는 거의 완벽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바꾼 이유도 이거 하나 때문입니다.
단순히 디자인만을 보았을 때 누모는 공격적이고 날렵하게 생긴 반면 캣라이크는 둥글둥글 귀엽습니다. 공기구멍이나 스티로폼의 두께 이런 부분만을 놓고 보면 누모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헬멧인지..써 보신 분들은 공감을 하실 껍니다.

조여주는 방식 : 캣라이크는 뒷부분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잠궈줍니다. 누모는 두 단계로 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패스..아무튼 둘 다 성능은 좋습니다.
캣라이크에서 가장 안좋은 부분이 헬멧끈을 분리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끈 윗 부분을 스티로폼에 강하게 밀어넣고서 외부의 플라스틱과 접착해 놓았습니다. 핼멧 겉에서 보이는  타원형 플라스틱이 그 구조물입니다. 누모 같은 경우에는 이 부분을 통해서 밖에서 따로 끈과 결합해서 잡아 주게 되어 있습니다. 훨씬 튼튼하게 결합되어 질 뿐만 아니라 세탁할 때도 편리합니다. 캣라이크 내부에는 이걸 억지로 집어넣으면서 한쪽은 스티로폼이 조금 깨져있기 까지 하더군요. 비싼 가격에 비해서 실망한 부분입니다. 
귀밑에서 고정시켜주는 버클은 지로의 경우 약해 보이고 약간 허술합니다. 캣라이크는 넥서스라는 전문회사의 제품을 따로 쓰는 것 같더군요. 써보면 차이가 딱 납니다. 훨씬 튼튼하고 결합력이 좋으면서 사용하기는 편리합니다.
이런 것 까지 비교가 필요할까 싶지만 누모의 끈이 회색으로 된 제품은 더러워지면 눈에 잘 띄더군요. 새로나오는 제품은 검은색이랑 청색등으로 바뀐 거 같기도 하고..끈은 검은색이 최고다...나름대로 중요한 부분이에요.

뒷마무리 : 지로가 중국에서 생산이 되면서 질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캣라이크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앞에 붙는 스티커 몇 개는 기포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산 게 팀 모델이라  일반 모델을 사면 이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선바이저 끼우는 부분도 자국만 있어서 만들어줘야 합니다. 제가 외국에서 바로 수입을 한거라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 사이트에서 보면 확실히 선바이저 끼우는 부분이 구멍이 뚫려 있거든요 누모는 스냅식으로 탈착이 편한 반면에 캣라이크는 상당히 힘을 주어야 하고 빼기도 힘듭니다.
스티로폼 자체만을 놓고 볼 때도 누모가 훨씬 더 깨끗하게 마무리 되어 있습니다. 캣라이크는 푸른색이라는게 마음에 들긴 하지만 이런건 취향 문제니까요..

기타 : 누모는 내부 패드가 쿨맥스 소재로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반면 이거 여분도 구하기 힘들고 금방 해지더군요. 캣라이크는 여분이 10개도 넘게 들어있습니다.  붙이는 부분도 자기가 임의로 정할 수 있게 벨크로가 들어 있구요. 또 목받침이 들어 있습니다. 안쓰다 써봤더니 엄청 편하고 요긴하게 쓰일것 같습니다. 남은 끈 정리도 할 수 있고..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는 캣라이크가 조금 더 낫다는 느낌입니다. 아 캣라이크도 쿨맥스 소재를 쓰고 있습니다. 질감이나 느낌이 두 제품이 매우 다른데 누모가 훨씬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튼튼하고 실용적으로 보이는 캣라이크 제품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뭐 대충 이렇네요. 헬멧 살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머리에 잘 맞느냐인데 이건 몇 개를 써봐도 잘 모를 수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 살 때 10개 정도 쓰다 보니까 무감각해지더군요. 좋은 헬멧은 일반적인 두상에서 대체로 잘 맞습니다. 쓰고나서 거울 열심히 보면서 어울리는지 살피고 사이즈 결정만 중요하게 하신다면 안전하고 즐겁게 탈 수 있을꺼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