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 km 를 함께 주행한 기분입니다. (물론, 행간에 숨겨진,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을 간접경험 하며...)

잔차 타느라, 후기 쓰느라, 수고 너무 많으셨습니다.

1200 투어팀이 자랑스럽습니다, 부럽습니다, 그리고, 괴롭습니다, 정신연령과 육체연령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수류탄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마지막날...드디어 1200의 끝장을 보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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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밤에 준비한 빵, 토마토, 바나나, 우유 등으로 허기를 없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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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00분...안개가 걷히지 않은 산 속의 인제읍내를 벗어 납니다.
: 작년 엄청난 폭우로 인해, 마지막 완주를 못했던 그런 아쉬움...
: 그러나 올해의 1200투어는 다릅니다.
: 바퀴 자국을 죄다 깔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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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축령 고개를 넘을 걱정...어라 ???
: 터널이 새로 생겨 코스가 무쟈게 단축됩니다.
: 초보맨님이 가장 큰 혜택을 받았습니다...킬킬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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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님이 통증을 보이시는데...가슴이 아픕니다.
: 이거 마지막에 다시금 버스를 타게 되는것은 아닌지...
: 쩔뚝쩔뚝 뒤 따라가는 제가 더 아픈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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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남휴게소...윈드자켓은 벗어서 배낭에 쑤셔 넣고...
: 썬크림을 덕지덕지 쳐바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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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님 상태가 염려되어, 막 달리려는 선두 초보맨님을 가로막고...
: 제가 선두에서 20 Km/h미만으로 천천히 갑니다.
: 서울까지 남은 거리도 얼마 안되고...
: 함께 마무리를 지어야 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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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성이님이 오만가지 인상을 쓰면서 화장실 가야된다구...모두 기다려 줘야 됩니다. 
: 와우님은 무릎때문에 속도가 안나니까 먼저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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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까지는 큰 업힐 거의 없이, 비교적 완만한 내리막길입니다.
: 평속 36 Km/h 로 먼저 출발한 와우님을 쫓아갑니다.
: 어...그런데...가도가도 꼬리가 잡히질 않습니다.
: 겨우 홍천을 10 여Km남겨둔 구성포에서 와우님을 따라 잡습니다.
: 타고 오면서 어느정도 무릎통증이 가라 앉았고...상태는 다소 호전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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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30분...새로생긴 삼포휴게소...해장국으로 아침식사...
: 오늘 서울에서 속초까정 로드투어가 있습니다.
: 대청봉님, 이병진님, 김현님, 비탈리님, 민기, 정기, 오바맨...이렇게 7명의 왈바를 길바닥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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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선두가 휴게소에 들어옵니다.
: 우리가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며 격려하는 꼴이 됐습니다.
: 사실 우리가 더 진짜루 고생인데...
: 우리 팀원들 모두...그까짓 서울~속초 하루 라이딩...매우 우습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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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차에서 새 휠셋을 꺼내 갈아 끼우고...이것저것 바꾸고...져지도 깨끗한걸로 갈아 입고...
: 마치 자동차 레이싱 팀 같습니다...아주 우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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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 비하면 우리는 개나리 봇짐에 꾀죄죄한 몰골로 아무런 지원 없이...
: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누구에게도 자랑스럽고 떳떳하며 당당합니다.
: 하루짜리 투어 하면서...별의별 첨단지원체제가 들러 붙는 사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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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서울로 향하면서...반대로 서울서 내려오는 속초팀과 손을 흔들며 지나칩니다.
: 저들은 과연 우리가 어떤 미친넘들인지 알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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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반대편에 반가운 파란 왈바져지...대청봉님...
: 너무도 반가운 나머지 손을 흔들다가...초보맨님...큰대(大)자로 길바닥에 벌러덩 나자빠집니다.
: 서로 조심조심 안전라이딩을 기원하면서 각자의 길로 접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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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더 가다가 비탈리님을 지나친 듯 합니다.
: 4차선 확장국도라 잘 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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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를 더 가다가...이병진님, 민기, 오바맨, 김현님을 만납니다.
: 서로 손을 맞잡고 팔짝팔짝 뜁니다.
: 씩씩한 우리의 아이들이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 김현님...잔차타는거 생전 첨 봤습니다.
: 늘 소주병과 함께...킬킬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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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서울 까지는 100 Km 남았답니다.
: 제자리에서 굴러만가도 코 닿을만한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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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님...무릎이 안아픈지...슬슬 가속이 붙기 시작하더니...
: 급기야 어제 양양에서의 왈바 드림팀을 꿈꾸며 냅다 쏘기 시작합니다.
: 초보맨님, 재성이님, 장우석님, 저, 왕창님...이 순서대로 죽어라 밟습니다.
: 평속 40 Km/h로 얼마를 달렸을까 ?
: 서서히 힘이 들어 갑니다.
: 초보맨님의 굵은 허벅지가 파르르르 떨리는 것이 보입니다.
: 이러다가 와우님... 무릎 더 아프면 안될텐데...
: 결국, 며느리고개를 넘기기전에...초보맨님과 재성이님이 지쳐 떨어져 나갑니다.
: "와우님...천천히 가요..."
: 우석님의 고함이 안들렸다면, 나머지 사람들도 퍼졌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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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의 가판점에서 개당 천원씩 주고 옥수수를 하나씩 먹습니다.
: 쉬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 홀릭님 연락이 왔는데...성대한 환영식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 오후 3시 이후에 입성하랍니다.     
: 양평쯤에서 늦은 점심 먹고 들어가기로 합니다.
:
: 얼마정도 업힐을 올라가는 중입니다.
: 1열로 찬찬히 줄맞춰 오르는데...
: 후미에 있는 왕창님, 와우님이 느닷없이 재성이님에게 "야 이 개쉑...%$#쓰펄@!*씨양^&%..."
: 별의별 욕이 다 나옵니다.
: 물어본즉슨 업힐중, 재성이님이 뒤따르던 두양반에게 방귀를 한방 선사 했다는군요.
: 가뜩이나 호흡이 딸리는데, 핵폭탄 방귀를 갈겨 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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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우석님과 제가 교대로 선두를...평속을 30Km/h 미만으로 유지합니다.
: 골반뼈가 쿡쿡 쑤십니다.
: 조금만 더 참자...곧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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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20분...팔당이 점점 가까와 옵니다.
: 물냉면으로 점심식사를 대신하구서...
: 또 길가 노점에 서서 개구리 참외를 하나씩 까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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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의 이정표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 이 날을 위해서, 한달전부터  밤낮으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 했었습니다.
: 노력한 만큼 되돌아 오는건 동서고금을 통해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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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힘을 내서 팔당대교를 건너, 길동사거리와 올림픽공원을 지납니다.
: 모두 지쳐있었지만 눈빛은 점차 생기가 도는것 같습니다.
: 중앙병원을 따라 한강둔치에 내려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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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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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까면서 우리들만의 조촐한 폐회식을 거행합니다.
: 서로가 수고 했다는 덕담으로 긴장을 풀어 버립니다.
: 초보맨님...앞으로 더욱 열쉬미 살겠답니다...킬킬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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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안들어 온다고, 십자수님 전화가 닥달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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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0분...줄 맞춰 선착장 앞으로 갑니다.
: 저 멀리 풍선으로 개선문을 만들어 놓았고, 왈바 현수막도 보입니다.
: 거리가 가까와 지면서 자세히 보니...생각외로 많은 분들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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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잊으신 말발굽님과 십자수님의 쌩쑈...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
: 폭죽...샴페인...반가운 얼굴들...
: 그동안의 고생은 전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를 악 물었던 엉덩이의 뻐근함도 잊어 먹습니다.
: 밴드와 예쁜 도우미들이 없어 다소 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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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 우리를 위해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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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적거리 : 1150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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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님, 장우석님, 재성이님, 초보맨님, 저 수류탄...
: 그리고, 350 Km 구간을 함께 해주신 왕창님...
: 무엇보다도 우리가 가장 힘들고 지쳤을때, 우리를 돌봐 주신 포항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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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 또 도전하고 싶습니다.
: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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