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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 투어 5 : 경기 가평 연인산(지도 복원)

onbike2003.09.02 09:22조회 수 434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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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1년 5월 13일, 너무도 맑고 쾌청한 날.

참가 라이더 : 온바이크, 코요테, 노란자전거.

라이딩 구간 : 용추산장이 있는 1번 지점에서 출발, 2-3-4-5-6-7-8-9-10-1로 이어지는 총 30킬로미터.

접근 : 아주 쉽다. 46번 경춘국도를 따라 가평까지 와서 용추구곡 이정표를 따라간다.

"요것 쯤이야" 업힐 (1-5)

약 13킬로 정도되는 업힐구간이다. 돌무더기와 자갈들이 상당히 많고 수많은 개울들을 가로질러야 하는 구간이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고 돌들이 거의 박힌 돌이라 크게 힘들이지 않고 재미있게 오를 수 있다. 그나마 3번 지점부터는 돌들이 자취를 감추고 고속도로 처럼 잘 정비된 임도가 펼쳐진다. 1-3구간에서는 이정표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갈림길에서 고민하게 되나 계곡을 끼고 계속 직진하면 된다. 3번 지점 이후부터는 갈림길 마다 연인산 전체 지도와 현 위치 진행 방향 등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설치되어있다.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죽어봐라" 업힐 (5-6)

우정 능선을 따라가는 4킬로 짜리 업힐이다. 우정고개(5번 지점)에서 바라본 우정능선의 초입은 그야말로 푸른 초장이었다. 완만한 경사에 풀밭 한가운데 마치 융단을 깔아놓은 듯 뽀송뽀송한 너비 30센티짜리 흙길... 우리는 기고 만장했다. 13킬로를 돌밭 업힐에 시달렸지만 아직 힘이 충분했고 그 만만해 보이는 초입을 보고 일행은 더욱 더 사기 충천했다. "이정도믄 정상까지 한시간이믄 가겠다." 그러나 갈수록 길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약 200미터쯤 진행하니까 완전히 벌떡 일어서 버린다. 45도가 족히 넘을 듯한 경사가 1킬로 넘게 계속된다. 일행은 초입에서의 기고만장함은 어디로 가고 13킬로의 돌밭 업힐에서도 남아돌던 체력을 거의 소진해버린다. 초입에서 1.2킬로 정도에서 헬기장을 만나고 거기서 부터는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평지-내리막-오르막을 반복한다. 이제 고생은 거의 끝났나보다 싶었다. 경사가 그 정도지만 그래도 바위하나 없는 곱디 고운 길이 계속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안도의 숨을 몰아쉬면서 길을 재촉하고 있는데... 이제 왠일.... 우정능선 진입 2킬로 지점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높이 80미터 정도는 족히 되어보이는 암릉... 돌무더기 틈새로 보이는 다져진 흙이 등산로임을 짐작케 한다. 그 앞에서 한참을 망연자실해 있다가 잔차를 들쳐업고 암벽등반을 시작한다. 어찌 연인을 사귐에 있어 즐겁고 편할 일만 있을소냐. 아픔과 상처가 더 많은 법, 말도 안되는 비유로 위안을 삼으면서 한참을 기어오르니 화악산, 매몽, 명지산, 등등 주변의 험산 준봉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바위 꼭대기에 올라선다. 요 암벽을 오르는 데만 20분 이상이 소요됐다. 뒤돌아 오던 길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풍경이다. 사진에 나왔던 바로 그 풍경... 이곳에서 찍었으니 당연히 올라온 암벽은 보이지 않고 저 멀리 요염하게 누워있는 완만한 능선만 보였지... 순진한 사람에 사진에 속다니... 거기서 한 500여미터를 경사는 좀 더 완만하지만 여전히 바위길인 암릉을 지난 후에야 비로소 우정봉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우정봉 정상에서 연인산 정상까지는 다시 초입의 그 포근한 실크로드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미 체력을 완전히 소진한 일행은 아무리 완만해도 경사진 오르막만 나오면 내려서 끌게된다. 오죽하면 등산객들이 우릴 앞질러 가면서 "야, 대단하십니다, 여기까지 잔차를 갖고 오다니.." 하면서도 두세 발자욱쯤 앞질러 가서는 안들릴 정도의 나즈막한 소리로 "이정도 길은 타고가야 되는 거 아닌가...?"하며 혼잣말을 한다. 한차례의 시원한 다운힐이 있은 다음 연인산 정상을 향한 마지막 업힐이 시작된다. 단말마의 고통... 콧잔등이 길바닥에 닿을 정도의 급경사이다. 등산객들의 박수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둥 마는 둥... 우리는 드디어 1068미터 연인산 정상에 도달한다. 총 4킬로미터의 지옥길이 이제 끝난 것이다.

"프리라이딩 만세" 다운힐(6-9)

상당히 긴 휴식 후에 정상에서부터 바로 잔차에 올라타 내려쏜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장수능선은 의외로 길이 유순하고 좋아보였다. 그러나 내려가면 갈수록 점입가경... 그말이 실감난다. 급경사, 타이트 턴, 바위... 능숙한 난봉꾼 처럼 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면서 절대로 서두르거나 긴장하지 않고 부드럽고 유연하면서도 치고나가야 할 구간에서는 인정사정을 두지 말고... 한마디로 프리라이더의 천국같은 코스이다. 제아무리 득도한 프리라이더라 하더라도 내려서 들고가야 하는 구간이 한 두 군데 있긴 하지만 한 대여섯 발자국만 들고가면 될 뿐이다. 그리고 집체만한 바위가 버티고 있는 구간에는 옆으로 새는 우회로가 친절하게도 나있다. 칠갑산 다운힐 보다 더 테크닉을 요하는 길이다. 그런 만큼 바위 틈새를 헤집고 내려왔을 때의 쾌감도 더 크다. 마지막에는 경사 30도 정도의 짱돌 하나 없는 뽀송뽀송 흙길로 마무리 되어, 그동안 바위틈을 요리조리 헤쳐온 라이더에게 욕구분출의 기회를 안겨준다. 한마디로 강추하고 싶은 4킬로 다운힐 구간이다. 요놈을 맛보기 위해 4킬로의 죽을 고생을 해야하는게 문제긴 하지만, 세상사에 그렇지 않은 게 또 어디 있으랴.^^

"쥐겨라 쥐겨!" 돌밭 다운힐
장수고개에 내려서면 길 건너편에 간이 화장실이 있고 그 앞으로 다시 싱글이 이어진다. 추축컨대 용추계곡 오른편을 따라 병풍처럼 서있는 노적봉으로 가는 길이리라. 지도상으론 이 길을 따라 노적봉을 거쳐서 옥녀봉으로 내려와 용추계곡으로 내려설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미 시간도 많이 지체되고 체력도 소진되어 10번 지점으로 내려가는 임도를 타기로 한다. 장수능선 싱글에서 내려서서 만나는 임도에서 우회전 해서 한 10여미터만 가면 왼쪽 아래로 나려가는 다른 임도와 만난다. 그 길을 탄다. 초반에는 평지, 약간의 업힐이 계속된다. 필경 독사임이 분명한 뱀도 한마리 만나 혼비백산하고... 그러다 다운힐이 시작되는데 조금만 지나면 완전히 돌덩이 투성이의, 상급자 다운힐 시합에서나 봄직한 그런 길이 10번 지점까지 계속된다. 앞브레이크를 거의 잡지 않으면서 서스펜션 포크가 다하지 못하는 임무를 팔로 보충해가며 미친 듯이 내리쏜다.

해후(10-1)

10번 지점에서 첨 업힐했던 용추계곡길을 만나 계속 내려오니, 반가운 얼굴들. 이병진님 이하 왈바 식구들을 만난다. 마치 험한 길을 떠났다 어머니 계신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요런 때는 계곡 옆에 돗자리 깔고 파전에 막걸리 한사발 나눠야 제격이지만 다들 속세에 버려둔 일들이 많아 아쉽게 작별을 나누고 총총이 집을 향해 출발한다...

어드바이수

될 수 있으면 우정능선을 타고 연인산 정상으로 가지 말것. 정상에서 우정능선으로 내려오는 것도 재밌을 것 같지만 경사가 급하다는 것 말고는 길이 너무 좋아서 다소 밋밋할 수도 있음(물론 중간에 암릉구간을 제외하고 -- 여긴 타고 내려올 수도 없다). 그러나 장수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라가는 것도 (내려가면서 생각해보니) 장난이 아닐 듯. 따라서 제 3의 길로 정상에 올라서서 장수능선을 타는 것이 제일 좋을 터인데, 지금으로서는 묘책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와일드 파일에 사진 있습니다. 다운힐 구간 사진이 없는 것은 그만큼 잔차에서 내리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이해해주십시요. 이기적인 눔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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