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막내 동생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내가 사는 뒷산에 끌고 갔습니다. 산악자전거에 태워서.......
단번에 뿅 갔습니다. 그길로 오후에 다시 한번 더 데리고 갔습니다. 대구 팔공산 봉무공원으로......
'우와! 바로 이거다.'
동생은 산악자전거가 주는 매력에 완전히 맛이 갔습니다.
타고난 재능도 엿보입니다. 경사각도 제법 있는 20계단 정도를 그냥 돌파합니다. 난 한달 이상 걸린 계단 타기를 산악자전거 타는 첫날 바로 내리 꽂아버립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형으로서 그냥 있을 수가 없습니다. 원님 덕에 나발 부는 기분으로 마침 내 자전거도 업그레이드도 할 겸 동생 자전거 하나 꾸며 주었습니다. 오늘이 동생에게 자전거를 전해 준 지 사흘째 되는 날입니다.
집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집사람이 받았습니다. 나한테 뭐 물어볼 게 있답니다.
"형님, 그 뭔교? 그 안 있닝교? 시간 재는 거?"
"그게 뭔데?"
"그거 안있닝교? 잔차 탔는 시간 재는 거."
"아! 속도계"
"맞아요, 속도계. 그런데 그거 사용하는 방법 좀 가르쳐 주이소. 오늘 달고 갔다왔는데 기록이 하나도 안 찍혀 있는데 어떻게 사용하는지 매뉴얼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야, 니 그거 어디서 구했노?"
"형수님이 잔차에 다는 거라면서 주던데?"
'아하,그렇구나!'
이제서야 생각납니다. 내가 갖고 있던 다른 속도계를 형수로부터 전해 받고서는 이놈을 자기 자전거에 단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순간 난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속도계를 다는 방법도 안 가르쳐주고 매뉴얼도 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달았을까?'
뭔가 이상했지만 시치미 뚝 떼고 물어보았습니다.
"야, 니 속도계라고 받은 게 어떤 거고?"
"뭐 동그랗던데요?"
"그거 말고는 또 뭐 받았노?"
"고거밖에 안 받았는데요?"
"그라머 그거는 어디에 달았노?"
"핸들에 달았지요."
"어떻게 달았는데?"
"찍찍이로 달았지요."
"찍찍이라니?"
"와요, 그 있잖아요? 형님이 저한테 준 바지가랑이가 자전거 기어에 끼이지 말라고 준 바지 묶는 찍찍이 같은 거 있잖아요? 그걸로 칭칭 감고 잡아 묶고 그랬지요."
그 순간 나는 참았던 웃음이 터져나와 전화기 잡고 온 방안을 똘똘 굴렀습니다.
한참만에 웃음을 그친 나는 우리집 막내동생에게 찬찬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마운트가 어떻고, 자석이 어떻고, 니는 다른 건 다 놔두고 대가리만 받아갔다는 둥 주절주절.......... 나중에 마운트하고 자석을 전해주면서 매뉴얼도 전해 주마, 기타 등등.... 어쩌구저쩌구.....
다 듣고난 동생은 전화기 저편에서 약간 시무룩해진 목소리 전해옵니다.
"아, 바보됐네. 그케 나도 좀 이상하더라. 뭐 연결하는 게 있어야 속도도 나오고 할낀데.... 나는 그냥 누르기만 하면 시간이 나오는 줄 알았지. 뭐 괞찮아요. 내가 탄 시간만 알면 되니까 앞으로 핸드폰 갖고 다니면서 시간만 재면 돼요. 줄하고 자석은 나중에 주소."
오늘 참 진땀나게 웃었습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내 동생은 전화 말미에 이렇게 덧붙입니다.
"형님, 형님이 가르쳐준 와일드바이크 사이트에 나와있던데요......
근처 부평에 철마산이라고 있는데 거기가 괜찮다 그러대요. 조만간 거 함 가볼라카니더."
그래서 저도 한마디 해 주었습니다.
"오냐, 조심해서 잘 갔다와라. 그산 좋다더라."
나중에 철마산에 파란 프로코렉스 프레임에다 2.1인치 타이어, 빨간 헬멧에다 빨간 긴장갑을 낀 사람이 나타나거든 혹시나 하고 한번 더 봐 주시기를......
아직 형편이 안 돌아가서 고글을 구하지 못해 고글은 착용하지 못한 사나이 하나를......
단번에 뿅 갔습니다. 그길로 오후에 다시 한번 더 데리고 갔습니다. 대구 팔공산 봉무공원으로......
'우와! 바로 이거다.'
동생은 산악자전거가 주는 매력에 완전히 맛이 갔습니다.
타고난 재능도 엿보입니다. 경사각도 제법 있는 20계단 정도를 그냥 돌파합니다. 난 한달 이상 걸린 계단 타기를 산악자전거 타는 첫날 바로 내리 꽂아버립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형으로서 그냥 있을 수가 없습니다. 원님 덕에 나발 부는 기분으로 마침 내 자전거도 업그레이드도 할 겸 동생 자전거 하나 꾸며 주었습니다. 오늘이 동생에게 자전거를 전해 준 지 사흘째 되는 날입니다.
집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집사람이 받았습니다. 나한테 뭐 물어볼 게 있답니다.
"형님, 그 뭔교? 그 안 있닝교? 시간 재는 거?"
"그게 뭔데?"
"그거 안있닝교? 잔차 탔는 시간 재는 거."
"아! 속도계"
"맞아요, 속도계. 그런데 그거 사용하는 방법 좀 가르쳐 주이소. 오늘 달고 갔다왔는데 기록이 하나도 안 찍혀 있는데 어떻게 사용하는지 매뉴얼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야, 니 그거 어디서 구했노?"
"형수님이 잔차에 다는 거라면서 주던데?"
'아하,그렇구나!'
이제서야 생각납니다. 내가 갖고 있던 다른 속도계를 형수로부터 전해 받고서는 이놈을 자기 자전거에 단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순간 난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속도계를 다는 방법도 안 가르쳐주고 매뉴얼도 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달았을까?'
뭔가 이상했지만 시치미 뚝 떼고 물어보았습니다.
"야, 니 속도계라고 받은 게 어떤 거고?"
"뭐 동그랗던데요?"
"그거 말고는 또 뭐 받았노?"
"고거밖에 안 받았는데요?"
"그라머 그거는 어디에 달았노?"
"핸들에 달았지요."
"어떻게 달았는데?"
"찍찍이로 달았지요."
"찍찍이라니?"
"와요, 그 있잖아요? 형님이 저한테 준 바지가랑이가 자전거 기어에 끼이지 말라고 준 바지 묶는 찍찍이 같은 거 있잖아요? 그걸로 칭칭 감고 잡아 묶고 그랬지요."
그 순간 나는 참았던 웃음이 터져나와 전화기 잡고 온 방안을 똘똘 굴렀습니다.
한참만에 웃음을 그친 나는 우리집 막내동생에게 찬찬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마운트가 어떻고, 자석이 어떻고, 니는 다른 건 다 놔두고 대가리만 받아갔다는 둥 주절주절.......... 나중에 마운트하고 자석을 전해주면서 매뉴얼도 전해 주마, 기타 등등.... 어쩌구저쩌구.....
다 듣고난 동생은 전화기 저편에서 약간 시무룩해진 목소리 전해옵니다.
"아, 바보됐네. 그케 나도 좀 이상하더라. 뭐 연결하는 게 있어야 속도도 나오고 할낀데.... 나는 그냥 누르기만 하면 시간이 나오는 줄 알았지. 뭐 괞찮아요. 내가 탄 시간만 알면 되니까 앞으로 핸드폰 갖고 다니면서 시간만 재면 돼요. 줄하고 자석은 나중에 주소."
오늘 참 진땀나게 웃었습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내 동생은 전화 말미에 이렇게 덧붙입니다.
"형님, 형님이 가르쳐준 와일드바이크 사이트에 나와있던데요......
근처 부평에 철마산이라고 있는데 거기가 괜찮다 그러대요. 조만간 거 함 가볼라카니더."
그래서 저도 한마디 해 주었습니다.
"오냐, 조심해서 잘 갔다와라. 그산 좋다더라."
나중에 철마산에 파란 프로코렉스 프레임에다 2.1인치 타이어, 빨간 헬멧에다 빨간 긴장갑을 낀 사람이 나타나거든 혹시나 하고 한번 더 봐 주시기를......
아직 형편이 안 돌아가서 고글을 구하지 못해 고글은 착용하지 못한 사나이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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