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는 마을에 '어른'이란 존재가 있었습니다. 옆집 철이아빠가 어디에서 뭐하는지,
앞집 순이엄마가 무슨 수다를 떨고 있는지, 시시콜콜 마을에 돌아가는 일들을
꿰뚫고 계시다가, 싸운다던지, 누가 어렵게 산다던지, 학교에 들어간다던지...
그 어른의 생각데로, 바로 잡혀졌습니다.
어찌보면, 가족보다는 조금 큰 단위의 집합체에, 구심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함께 사는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른'이 안보입니다. 요즘들어, 경로당이 많이 생기는듯 한데,
제가 지난 일요일, 가족들과 코엑스에 가는길이었습니다. 버스에, 2~30대로
보이는 두 여인이 주고받는 말중에 끔찍한 말이 섞여 있었습니다.
........ 노인들이 수도없이 앉아 있는데, 참 꼴보기 싫더라... 늙으면, XX야해.. 살아 있음
뭐하냐? ........
예전에 있던, '어른'의 자리가 없어졌으니, 갈곳이 없습니다.
때론, 저도 가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구심점이 살아지고, 우리들 사는 모습이 너무 서구화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아마, 어쩌면 우리도 일본처럼 청소년기에 모두 독립해서 살며,
결혼도 하던지 말던지... 문제가 생기면, TV에 전문가가 출연해서,
잠시 이슈화가 되고... 그럴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가족이 해체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무섭고, 과연,
이 사회는 해체로 인한, 수많은 병폐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건지,
묻고 싶습니다. 큰일이 닥치면, 그때에 가서야 해결할 생각인지...
보이지 않는 수많은 그늘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을지
속상합니다. 이미, 큰일들이 터지고 있는것 같은데...
교황 탄생을 보았습니다.
일본과 다르게 뉘우칠줄 아는 독일인이 되어 다행입니다.
한국종교의 구심점은 어디인지도 가끔 궁금합니다..
술먹고 행패부리는 아버지도 너무나 측은하고,
그런 아버지를 죽이는, 철없는 딸아이도 너무 불쌍합니다.
이 사회에, '어른'이 사라지고, 아울러 '아버지'마저도
사라질까 공포감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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