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에 있어서 자기의 등급을 알아 봅시다.
(흰띠) : 산악용 자전거(mountain bike)와 MTB 타입 생활자전거의 차이를 모른다.
자전거가게 생활자전거를 깍고 깍아 구입하거나 신문보급소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쇼바(샥) 달린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 한바퀴 돌면서 뿌듯해 한다. 헬멧과 쫄바지, 저지 등의 보호장구, 기능성 의류 등의 필요성은 알 수 없는 단계이며, 막상 그런 라이더를 보더라도 "뭐 대단한 스포츠 한다고 저러고 다닐까?" 등의 반응을 보인다.
(노란띠) : 한강 시민공원과 동네 길가에서 간혹 마주치는 라이더를 보며 관심을 가지게 된다. 다가가서 이것 저것 물어보기도 하며, 자전거를 들어보고는 "보기보다 가볍네요?!" 하며 약간 놀란다. 인터넷 쇼핑몰 또는 동호회 자료실 자전거 사진을 구경하며 "자전거 드럽게 비싸군.." 하는 반응을 보이게된다. 사이트 여기저기 둘러보고, 동영상 자료를 보며 "어쭈~ 신나게들 타는데?" 하면서 자기도 그 정도는 탈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파란띠) : 회원이 많은 동호회 한두곳 가입한다. "철티비" 라는 말에 굉장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철인경기?' '강한 자전거?' 때로는 엉뚱하게 철텔레비전조차 떠올리는 경우도 있다.
철티비가 자신이 소유한 자전거 라는걸 깨달게 될 즈음 큰 맘 먹고 모임에 나가 "나도 좀 데리고 놀아주세요~" 라는 눈빛으로 고수님들을 바라보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런 철티비로는 제대로 즐기기 힘드실 겁니다" 라는 경멸어린 충고도 듣는다. 자존심 구겨진 채 "제대로 된 입문용 하나 추천해주세요" 라고 한다.
(빨간띠) : 자전거라곤 레스포와 코렉스 정도만 알아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 듣고 보는 이름과 브랜드가 얼마인가! 모두 생소하고 종류가 많음에 놀란다. 아세라, 알리비오(자전거 부품의 하급 단계)도 접해 보기 전에 데오레와 LX, XT, XTR(자전거 부품의 상급 단계 순서)이란 단어를 깨닫게 된다. 이즘에서 사는 지역의 이름난 프로샵 한 군데쯤 용기내어 방문해 본다. 프로코렉스,엘파마 등의 국내브랜드에 눈길이 간다. 30~40만원대의 24단 자전거를 덜컥 사게도 된다. 물통과 벨, 반딧불 등은 구입할 때 사은품으로 주는거 정도에 만족하는 단계이며, 주위에서 헬멧을 사라고 하면, "나중에 살게요." 또는 "돈이 없어서" 라는 변명을 하고는 야구모자 정도를 쓰고 타기 시작한다. 물론 운전할때 쓰던 썬글래스도 꺼내 써본다.
(초단) : 라이딩 모임 등에서 '엔진 연마부터 착실하게 하라" 며 용기 돋궈 출발시켜 놓고는 지들끼리 떼지어 휘리릭 올라가는 뒷모습을 보며 "※※※들"이라고 혼자 주절대며 상처를 받는 단계이다. 윌리네 스탠딩이네 하는 감탄사 나오는 기술들을 보여주며 "열씨미 하시면 다~되요." 라고 뻐기는 고수들을 바라보고 뽀드득 이를간다. "내 기필코 이루리라~!" 아무도 없는데서 슬쩍 본대로 해보지만, 제대로 멈추기전에 자빠링 한다. 헬멧을 사라고 옆에서 난리를 친다. 자신도 써야 라이더가 될 것도 같다. 마지못해 V사의 2만 원대 헬멧을 산다. 친구나 친지에게는 "나 자전거 탄다."라고 말을 하는 단계이다. 프리라이딩 또는 다운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며, "저 인간은 신문사 공짜 자전거와 비스무리하네? 옷도 헐렁하게 입고.."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단계이다. 전에 신경 쓰지 않던 매스컴의 기상예보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1단) : 비록 고수님들 쉬었다 다시 출발할 때 도착하는 지경의 죽을맛 이지만 끄적 끄적 따라 오를 정도가 된다. 이때부터 엔진탓 보다는 24단과 무거운 자전거 탓을 하기 시작한다. 데오레, LX는 은근히 무시하게 되며 풀 XTR(최상위 등급)을 꿈꾼다. 간혹 무리하게 업글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좋은 중고차 또는 XT 급 정도의 장비를 장만하게 된다. 동호회 에서도 모르는 사람 있다면 신입일 정도로 활동도 왕성해 진다. "안전을 위한 투자~" 라며 고가의 헬멧도 장만하고 스폰서쉽 로고가 현란한 팀 저지와 패딩된 쫄바지도 자신있게 입는다. 이즘되면 지나치며 만나는 라이더에게 인사도 건낼 수 있다. 혼자 관광라이딩 즐기다가 펑크라도 만나면 집까지 들고오기 일쑤다.
주위 사람에게 자전거에 대해 역설하며 건강을 위해 탈 것을 침튀기며 권유한다. 인라인에 비해 산악자전거계에 여성 라이더가 적다는 사실에 대해 분개한다.
(2단) : 라이딩 때 "벌써 올라왔어?"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잘 따라붙는다. 허벅지 대퇴근도 꽤 우람해졌다. 남들 정비하는 것을 보며, "저도 해야겠지요?"하는 질문을 한다. 멀쩡한 드레일러 볼트를 풀었다 잠궜다 해본다. 브레이크 유격도 조정해보고 기름칠도 해본다. 막상 집을 나설 때 소리나는 기어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앞, 뒤 한두 군데는 변속이 안되는 구간도 생긴다. 물어보자니 민망하고 해서 혼자 고민 고민하다 초고수께 눈물로 도움을 청하게도 된다.
(3단) : 살빼려고 시작한 평범한 라이딩이 슬슬 지겨워진다. XC 자전거가 최고야 하던 때가 벌써 까마득해지고 리어샥이 달린 프리라이딩 자전차에 관심이 쏠린다. 자신보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풀샥을 따라가며 자전거에 대한 불만만 쌓아간다. 계단을 내려가고, 윌리,바니홉,드랍 등을 흉내내기 시작하면서 그 불만은 극에 달해간다. 프리라이딩 자전거만 가진다면 금방 소화해 낼듯한데... 고수님들 MTB대회 출전하는 게 마냥 부럽다. "프레임만 바꿔볼까?" 하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간혹 비싸게 마련한 자전거 한두달도 못타고 내놓는다. 샥, 프레임, 림, 타이어 등등의 기본(?) 구성부품을 비교 분석, 연구한다.
(4단) : 결국은 프리라이딩 자전거를 구입한 경우 동네 구멍가게 평상만 보여도 올라 뛰어내린다. 연습량도 엄청나고 장비에 대해서도 준 프로가 된다. 대회를 기다린다. 참가해서 좋지 않은 본인의 성적을 대회운영,또는 코스 등의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괜히 다운힐 샀나?" 하는 괴리감에 빠지기도 한다. 아직은 완전한 기술연마가 되지않은 상태라 간혹 "쟤는 뭐야?" "장비 아깝군" 하는 듯한 멸시어린 눈빛을 받곤 한다.
XC라이더의 경우 갓 입문한 라이더들의 부러운 눈빛에 기세등등 해진다. 혹은 입문형 XC자전거들을 보며 애처로워 하기도 하며 "난 고수의 반열이야~" 라는 망상도 즐긴다. 경량화에 힘을 쏟는다. 모든 부품의 무게와 가격을 외우게 된다. 자신의 몸무게를 줄이기보다는 자전거 무게 1KG을 줄이기 위해 100만원을 쓸 수 있다. 익스트림한 것을 즐기기 시작한다. 버스랑 경주하는 것은 지겨워졌고 가끔 택시와 경주를 한다. 내리막에서 제한속도계에 찍혀보고 싶어한다. 도저히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업힐에 도전한다
(5단) : 라이딩 하는 시간보다 새로나온 장비와 부품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자전거 얘기 나오면 세시간 그냥 간다. 크리스킹, 에그비터, 아메리칸 클래식 등의 고가 장비가 탑재된 차를 보면 동질감을 느낀다. 초,중급자들 보다 앞서 올라선 정상에서 여유롭고 호탕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단계이다. 헐떡이며 올라오는 라이더에게 "한값째 피우네~ " 라며 너스레도 떨 수 있다. 2미터 정도의 드랍은 방긋 웃음지으며 한다. T탑 어정쩡하게 할 수 있다. 육교 계단을 보며 미소짓는다. 누군가 자신의 400만원 짜리 자전거를 알아봐 주길 바란다. 시속 70KM로 달리다가 속도계 보느라 사고날 뻔 하기도 한다. 자전거샵을 차려도 될 만큼 집안이 어지러워진다.
(6단) : 이제 자전거도 아주 잘 탄다. 자신을 따르는 라이더들도 몇 명 생긴다. 이론과 기술적인 면에서 꽤 정확하고 확실해지는 단계이다. 열리는 대회 엔트리에 거의 매번 이름이 올라간다. 대회에서 중상위권 정도의 성적도 올린다. 대회장과 자주가는 라이딩 코스 주변의 숙박시설과 맛집 정도는 지도를 그린다. 장비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동호회에서 꽤 알아주는 인물이 되어 있다. 정비도 아주 잘하며 누가봐도 고수라는 소리를 듣느다. 대회가 열리기만 기다리며 본인의 이미지 관리에 들어간다.
(7단) : 전국적으로 아는 유명한 라이더가 꽤 된다. 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한다. 본인의 실력에 뿌듯함을 느끼며 지역 동호회 지존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자전거에서 내리는 시간이 별로 없다. 자전거를 빼고는 자신을 말하지 못할 정도가 된다. 가끔 자전거 계에서 늙어야겠다 는 생각도 한다. 그러다가 "자전거 프로페셔널이 내 갈 길이다" 라는 생각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전거 관련 직장을 찾거나, 사업체를 창립하거나. 자전거 버티컬 포털을 만드는 사람도 생긴다.
(8단) : "내가 뜨면 싹 죽어!!!" 하는 단계이다. 본인의 명성에 걸맞는 추종자도 많으며, 각종 대회를 휩쓴다. 프로팀의 입단 제의가 들어와서 연봉 프로생활을 하게도 된다. 잡지와 사이트 게시판은 자신의 이름으로 도배된다. 까딱하면 팬클럽도 생긴다.
(9단) : 데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하나, 대회에 나갈 필요도 못 느끼는 입신(入神), 득도(得道)의 경지이다. 자전거 실력의 향상이나 좋은 장비의 구득(求得)만을 목표로 하는 라이더 들에게 가끔 자전거의 높은 경지에 대해 설파한다. 자전거와 인생을 합일(合一)하는 단계에서의 아름다운 삶이 가진 향기(香氣)의 실체를 전파한다. 가끔 '누구 누구가 없었더라면 내가 자전거계의 대부(代父)로 불렸을 텐데...'하고 아쉬움을 느낀다.
(神) : '업힐은 다운힐을 예고한다' 라는 진리를 깨달고, 자전거계를 하산한다.
소형 접는 자전거 하나쯤 마련해서 동네 산책용으로 쓴다. 가끔 강변에 나가 슬렁 슬렁 사람 산다는것에 대한 생각을 하곤한다. 지나치는 라이더를 보면 작은 미소를 짓는다.
자식에게 자전거를 가르치며 지켜볼때... 내 자전거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일산mtb(초로객님의 글) 에서 통째로 copy한 것임.
(흰띠) : 산악용 자전거(mountain bike)와 MTB 타입 생활자전거의 차이를 모른다.
자전거가게 생활자전거를 깍고 깍아 구입하거나 신문보급소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쇼바(샥) 달린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 한바퀴 돌면서 뿌듯해 한다. 헬멧과 쫄바지, 저지 등의 보호장구, 기능성 의류 등의 필요성은 알 수 없는 단계이며, 막상 그런 라이더를 보더라도 "뭐 대단한 스포츠 한다고 저러고 다닐까?" 등의 반응을 보인다.
(노란띠) : 한강 시민공원과 동네 길가에서 간혹 마주치는 라이더를 보며 관심을 가지게 된다. 다가가서 이것 저것 물어보기도 하며, 자전거를 들어보고는 "보기보다 가볍네요?!" 하며 약간 놀란다. 인터넷 쇼핑몰 또는 동호회 자료실 자전거 사진을 구경하며 "자전거 드럽게 비싸군.." 하는 반응을 보이게된다. 사이트 여기저기 둘러보고, 동영상 자료를 보며 "어쭈~ 신나게들 타는데?" 하면서 자기도 그 정도는 탈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파란띠) : 회원이 많은 동호회 한두곳 가입한다. "철티비" 라는 말에 굉장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철인경기?' '강한 자전거?' 때로는 엉뚱하게 철텔레비전조차 떠올리는 경우도 있다.
철티비가 자신이 소유한 자전거 라는걸 깨달게 될 즈음 큰 맘 먹고 모임에 나가 "나도 좀 데리고 놀아주세요~" 라는 눈빛으로 고수님들을 바라보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런 철티비로는 제대로 즐기기 힘드실 겁니다" 라는 경멸어린 충고도 듣는다. 자존심 구겨진 채 "제대로 된 입문용 하나 추천해주세요" 라고 한다.
(빨간띠) : 자전거라곤 레스포와 코렉스 정도만 알아도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 듣고 보는 이름과 브랜드가 얼마인가! 모두 생소하고 종류가 많음에 놀란다. 아세라, 알리비오(자전거 부품의 하급 단계)도 접해 보기 전에 데오레와 LX, XT, XTR(자전거 부품의 상급 단계 순서)이란 단어를 깨닫게 된다. 이즘에서 사는 지역의 이름난 프로샵 한 군데쯤 용기내어 방문해 본다. 프로코렉스,엘파마 등의 국내브랜드에 눈길이 간다. 30~40만원대의 24단 자전거를 덜컥 사게도 된다. 물통과 벨, 반딧불 등은 구입할 때 사은품으로 주는거 정도에 만족하는 단계이며, 주위에서 헬멧을 사라고 하면, "나중에 살게요." 또는 "돈이 없어서" 라는 변명을 하고는 야구모자 정도를 쓰고 타기 시작한다. 물론 운전할때 쓰던 썬글래스도 꺼내 써본다.
(초단) : 라이딩 모임 등에서 '엔진 연마부터 착실하게 하라" 며 용기 돋궈 출발시켜 놓고는 지들끼리 떼지어 휘리릭 올라가는 뒷모습을 보며 "※※※들"이라고 혼자 주절대며 상처를 받는 단계이다. 윌리네 스탠딩이네 하는 감탄사 나오는 기술들을 보여주며 "열씨미 하시면 다~되요." 라고 뻐기는 고수들을 바라보고 뽀드득 이를간다. "내 기필코 이루리라~!" 아무도 없는데서 슬쩍 본대로 해보지만, 제대로 멈추기전에 자빠링 한다. 헬멧을 사라고 옆에서 난리를 친다. 자신도 써야 라이더가 될 것도 같다. 마지못해 V사의 2만 원대 헬멧을 산다. 친구나 친지에게는 "나 자전거 탄다."라고 말을 하는 단계이다. 프리라이딩 또는 다운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며, "저 인간은 신문사 공짜 자전거와 비스무리하네? 옷도 헐렁하게 입고.."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단계이다. 전에 신경 쓰지 않던 매스컴의 기상예보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1단) : 비록 고수님들 쉬었다 다시 출발할 때 도착하는 지경의 죽을맛 이지만 끄적 끄적 따라 오를 정도가 된다. 이때부터 엔진탓 보다는 24단과 무거운 자전거 탓을 하기 시작한다. 데오레, LX는 은근히 무시하게 되며 풀 XTR(최상위 등급)을 꿈꾼다. 간혹 무리하게 업글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좋은 중고차 또는 XT 급 정도의 장비를 장만하게 된다. 동호회 에서도 모르는 사람 있다면 신입일 정도로 활동도 왕성해 진다. "안전을 위한 투자~" 라며 고가의 헬멧도 장만하고 스폰서쉽 로고가 현란한 팀 저지와 패딩된 쫄바지도 자신있게 입는다. 이즘되면 지나치며 만나는 라이더에게 인사도 건낼 수 있다. 혼자 관광라이딩 즐기다가 펑크라도 만나면 집까지 들고오기 일쑤다.
주위 사람에게 자전거에 대해 역설하며 건강을 위해 탈 것을 침튀기며 권유한다. 인라인에 비해 산악자전거계에 여성 라이더가 적다는 사실에 대해 분개한다.
(2단) : 라이딩 때 "벌써 올라왔어?"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잘 따라붙는다. 허벅지 대퇴근도 꽤 우람해졌다. 남들 정비하는 것을 보며, "저도 해야겠지요?"하는 질문을 한다. 멀쩡한 드레일러 볼트를 풀었다 잠궜다 해본다. 브레이크 유격도 조정해보고 기름칠도 해본다. 막상 집을 나설 때 소리나는 기어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앞, 뒤 한두 군데는 변속이 안되는 구간도 생긴다. 물어보자니 민망하고 해서 혼자 고민 고민하다 초고수께 눈물로 도움을 청하게도 된다.
(3단) : 살빼려고 시작한 평범한 라이딩이 슬슬 지겨워진다. XC 자전거가 최고야 하던 때가 벌써 까마득해지고 리어샥이 달린 프리라이딩 자전차에 관심이 쏠린다. 자신보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풀샥을 따라가며 자전거에 대한 불만만 쌓아간다. 계단을 내려가고, 윌리,바니홉,드랍 등을 흉내내기 시작하면서 그 불만은 극에 달해간다. 프리라이딩 자전거만 가진다면 금방 소화해 낼듯한데... 고수님들 MTB대회 출전하는 게 마냥 부럽다. "프레임만 바꿔볼까?" 하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간혹 비싸게 마련한 자전거 한두달도 못타고 내놓는다. 샥, 프레임, 림, 타이어 등등의 기본(?) 구성부품을 비교 분석, 연구한다.
(4단) : 결국은 프리라이딩 자전거를 구입한 경우 동네 구멍가게 평상만 보여도 올라 뛰어내린다. 연습량도 엄청나고 장비에 대해서도 준 프로가 된다. 대회를 기다린다. 참가해서 좋지 않은 본인의 성적을 대회운영,또는 코스 등의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괜히 다운힐 샀나?" 하는 괴리감에 빠지기도 한다. 아직은 완전한 기술연마가 되지않은 상태라 간혹 "쟤는 뭐야?" "장비 아깝군" 하는 듯한 멸시어린 눈빛을 받곤 한다.
XC라이더의 경우 갓 입문한 라이더들의 부러운 눈빛에 기세등등 해진다. 혹은 입문형 XC자전거들을 보며 애처로워 하기도 하며 "난 고수의 반열이야~" 라는 망상도 즐긴다. 경량화에 힘을 쏟는다. 모든 부품의 무게와 가격을 외우게 된다. 자신의 몸무게를 줄이기보다는 자전거 무게 1KG을 줄이기 위해 100만원을 쓸 수 있다. 익스트림한 것을 즐기기 시작한다. 버스랑 경주하는 것은 지겨워졌고 가끔 택시와 경주를 한다. 내리막에서 제한속도계에 찍혀보고 싶어한다. 도저히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업힐에 도전한다
(5단) : 라이딩 하는 시간보다 새로나온 장비와 부품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자전거 얘기 나오면 세시간 그냥 간다. 크리스킹, 에그비터, 아메리칸 클래식 등의 고가 장비가 탑재된 차를 보면 동질감을 느낀다. 초,중급자들 보다 앞서 올라선 정상에서 여유롭고 호탕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단계이다. 헐떡이며 올라오는 라이더에게 "한값째 피우네~ " 라며 너스레도 떨 수 있다. 2미터 정도의 드랍은 방긋 웃음지으며 한다. T탑 어정쩡하게 할 수 있다. 육교 계단을 보며 미소짓는다. 누군가 자신의 400만원 짜리 자전거를 알아봐 주길 바란다. 시속 70KM로 달리다가 속도계 보느라 사고날 뻔 하기도 한다. 자전거샵을 차려도 될 만큼 집안이 어지러워진다.
(6단) : 이제 자전거도 아주 잘 탄다. 자신을 따르는 라이더들도 몇 명 생긴다. 이론과 기술적인 면에서 꽤 정확하고 확실해지는 단계이다. 열리는 대회 엔트리에 거의 매번 이름이 올라간다. 대회에서 중상위권 정도의 성적도 올린다. 대회장과 자주가는 라이딩 코스 주변의 숙박시설과 맛집 정도는 지도를 그린다. 장비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동호회에서 꽤 알아주는 인물이 되어 있다. 정비도 아주 잘하며 누가봐도 고수라는 소리를 듣느다. 대회가 열리기만 기다리며 본인의 이미지 관리에 들어간다.
(7단) : 전국적으로 아는 유명한 라이더가 꽤 된다. 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한다. 본인의 실력에 뿌듯함을 느끼며 지역 동호회 지존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자전거에서 내리는 시간이 별로 없다. 자전거를 빼고는 자신을 말하지 못할 정도가 된다. 가끔 자전거 계에서 늙어야겠다 는 생각도 한다. 그러다가 "자전거 프로페셔널이 내 갈 길이다" 라는 생각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전거 관련 직장을 찾거나, 사업체를 창립하거나. 자전거 버티컬 포털을 만드는 사람도 생긴다.
(8단) : "내가 뜨면 싹 죽어!!!" 하는 단계이다. 본인의 명성에 걸맞는 추종자도 많으며, 각종 대회를 휩쓴다. 프로팀의 입단 제의가 들어와서 연봉 프로생활을 하게도 된다. 잡지와 사이트 게시판은 자신의 이름으로 도배된다. 까딱하면 팬클럽도 생긴다.
(9단) : 데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하나, 대회에 나갈 필요도 못 느끼는 입신(入神), 득도(得道)의 경지이다. 자전거 실력의 향상이나 좋은 장비의 구득(求得)만을 목표로 하는 라이더 들에게 가끔 자전거의 높은 경지에 대해 설파한다. 자전거와 인생을 합일(合一)하는 단계에서의 아름다운 삶이 가진 향기(香氣)의 실체를 전파한다. 가끔 '누구 누구가 없었더라면 내가 자전거계의 대부(代父)로 불렸을 텐데...'하고 아쉬움을 느낀다.
(神) : '업힐은 다운힐을 예고한다' 라는 진리를 깨달고, 자전거계를 하산한다.
소형 접는 자전거 하나쯤 마련해서 동네 산책용으로 쓴다. 가끔 강변에 나가 슬렁 슬렁 사람 산다는것에 대한 생각을 하곤한다. 지나치는 라이더를 보면 작은 미소를 짓는다.
자식에게 자전거를 가르치며 지켜볼때... 내 자전거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일산mtb(초로객님의 글) 에서 통째로 copy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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