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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文化)라는 것에 대해서

franthro2007.09.09 21:03조회 수 658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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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이 얼렁얼렁 글을 올리셔야 제가 또 글을 올릴텐데 아무리 기다려도 새 글이 안올라오는군요.  도배를 하려는 목적은 아니지만 뭔가 글을 쓰지 않으면 심심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연거퍼 또 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본관이 문화라고 전에 쓴 글에서 밝혔는데 문화는 황해도 구월산 인근의 지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제목에서 말씀드리는 문화는 지명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문명할때의 그 문화에 대해서 짧은 글로 잠시 논해보고 싶어서입니다.

옛날에 학교때 그 분야의 일세대라고 할 수 있는 원로교수님의 수업을 연구실에서 몇명의 학생들과 같이 듣는데 그분이 갑자기 그러세요.  자네들... 문화의 정의가 셀 수도 없이 많지만, 문화가 뭔지 알겠는가?  그런 갑작스런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학생이 없었는고로 모두들 쭈뼛거리며 망설이고 있는데 그분이 그러시더군요.  자연이 아닌 것은 문화라네...  그 말씀을 듣고 나서야 음... 멋있는 말이야... 아주 짧으면서도 문화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표현하고 있군... 속으로 그러면서 감탄했던 생각이 납니다만, 요새 저는 새로운 의문이 생겼습니다.

늑대인간이라는 것이 옛날에 실제로 있었는데... 즉, 어떤 계기에 의하여 인간에 의해서 양육되지 못하고 애기때부터 늑대의 젖을 먹고 자라난 그런 소년이 있었는데 우연히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답니다.  물론 늑대와 함께 생활을 해왔기에 사람의 말은 전혀 못하고 마치 늑대처럼 우는 소리를 냈다나요.  그 소년에게 사람의 생활방식을 가르치려고 무진장 애를 썼는데 결국은 실패를 했답니다.  이 사례가 문화의 속성을 설명하는 한 예로 자주 인용되곤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얼마전에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동물원의 육식동물도 야생에 바로 풀어놓으면 사냥하는 법이라던가 이런걸 모르기에 생존에 실패하고 죽어버리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면 동물도 야생에서 동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그 뭔가를 학습하지 못하면> 동물 구실을 제대로 못한다는 말이 아닌가?  마치 사람이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서 사람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사람 구실을 못하는 것처럼 말씀이지요.  그리고 그 학습을 통해서 배우는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그 무엇을 통틀어 우리는 문화라고 부르지요.  그럼 동물들이 후천적으로 배우는 그 뭔가는 우리가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얼마전 인터넷 서핑중 올라온 기사를 보니 동물들도 사람처럼 희로애락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동료강아지가 길에서 차에 치여 죽은 것을 보고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 지키고 있다가 비슷하게 생긴 차량이 보이면 겁도 없이 달려들며 복수라도 하려는듯 짖어대는 강아지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온 적도 있었지요.  자연이 아닌 것은 문화다.  자연과 대립하는 개념이 문화다라는 정의는 너무나도 인간중심주의적인 사고의 결과물이라고 지금에서야 깨닫습니다.  오랫동안 게시판에 출입을 안하다가 요새 좀 시간이 남는다고 연달아 제 글을 올리니 좀 쑥스러운데 술이나 한잔 마시고 들어와서 자야겠습니다.  모두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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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할머니가 문화 유씨인데 .... 문명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인가요?
  • franthro글쓴이
    2007.9.9 23:01 댓글추천 0비추천 0
    문명이건 문화건 저는 그게 뭔지 확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물론 사전을 찾아보시면 그 의미야 나오겠지만 그런 편의상의 구분말고 뭔가 본질적인 답변을 드릴 수가 없는 것이... 그 단어 하나에 매달려서 평생을 연구하면서 우려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대답이 그렇게 간단하다면야 그 분들이 그렇게 하겠습니까? 이제 그만 진짜로 자러가야겠네요... 술한잔에 알딸딸합니당. 알면서도 알려드리지 않는 것이 아님을 이해해주시길.
  • '문화'는 디저트나 간식정도가 아닐까요??.. 의,식,주 인간의 기본욕구는 주식(식사? ㅎ)이라 할 수 있겠고 '문화'라는 거는 등따시고 배부를때 감성과 시간을 알차게 소비하는 삶의 여분(다른 의미로 보면 사치?)이라고 생각됩니다.. 옷을 가리는 의복이 사람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패션이 되면 문화라고 하겠고 비바람과 추위를 견디는 움막이 겨울에도 땀띠날 정도로 뜨끈한 아파트가 되면 문화라 할 수 있겠죠..
  • franthro글쓴이
    2007.9.10 12:23 댓글추천 0비추천 0
    testo00님이 말씀하시는 문화는 아마도 예술이나 교양같은 것을 의미하는 듯 싶습니다. 제가 말하는 문화는 그런게 아니지요. 인간 삶에 관계된 의,식,주 일체를 문화라고 보고 저는 글을 썼습니다만, 사실 이래서 문화라는게 참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단어입니다. 문화 문화 그러지만 막상 문화가 뭐냐고 물으면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르거든요.
  • 근데 진화적으로 보면 모든 생물은 야생에서 생존가능합니다.. 학습은 단지 좀더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지 학습이 야생의 필요조건은 아닙니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이며 늑대인간이라 하더라도 인간은 인간이며 그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만한 그 무엇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화론자들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학습' 역시 진화의 범주로 해석하기도 하더군요.. 인간은 다만 다른 생물에 비해 학습의존도가 본능에 비해 높다는 것일 뿐, 지구라는 독특한 생태계의 또다른 구성원에 지나지않습니다.. '문화'는 아마도 이러한 지구생태계에 역행하는 모든 것일 지도 모르지요.. 그런 의미에서 문화는 일종의 디저트이며 사치라고도 생각하는 것이구요..
  • franthro글쓴이
    2007.9.10 13:21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는 만일에 아마존의 정글이나 아프리카 대초원에 혼자 뚝 떨어진다면 살아서 못돌아올 것 같습니다. 야생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의 개명천지, 문명사회에서도 타지역에 적응못하고 원래 저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람이 저인데 야생에서야 생존가능성 0% 아닐까 생각합니다. ㅜㅜ
  • 침패지와 일부 까마귀가 도구를 사용해서 먹이를 잡습니다.
    후천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사용한답니다.
    상식(일부러 알려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내용)이 동물의 세계에도 존재한다는
    얼마전 연구결과를 신문에서 본듯 합니다.
    즉... 도구를 사용하는것이 인간만이 아니라는거....
  • 술은 조금씩 드세요 ㅎㅎ 좋은 하루 되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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