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는 예보에 토요일, 일요일 공지해 놓았던 라이딩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강촌대회 구경이나 가자고 보고픈걸을 꼬드겼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지원조이신
엠티바이커님.. 네미즈님.. 무한질주님..그대있음에님이 묵고 있는
강촌리조트에 스탐님과 함께 처들어 가니 9시가 다 되어 갑니다.
모두들 식사도 안하시고 기다리고 계셔서 어찌나 죄송 스럽던지..
현장에서 대청봉님 만나서 인사드리고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메뉴는 이곳에 와서 일년에 한번씩 먹어보는 닭갈비 와 쟁반 막국수..
배가 많이 고팟던지라 맛을 느낄새도 없이 먹어 치웠네요.
콘도로 돌아와서 늦게 도착하신 오서방님 이하 부산 식구분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홀릭님께서 준비해 주신 양념 불고기를 안주삼아 양주 한병.. 맥주 2통..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웃고 떠들고 즐기다보니 자정이 넘었는지라 내일을 위하여 잠자리에 듭니다.
(몇몇분은 1층 로비로 이동하여 못다한 수다 떠시느라 거의 밤을 새우고..ㅎ)
새벽 6시에 기상하여 제일 먼저 창밖을 보니
천둥 번개에 폭우를 예고한 기상대를 비웃기나 하는듯 파란 하늘에
양털 구름이 마치 솜사탕 뿌려 놓은것 같네요.
우씨~~ 난 이제 죽었다.
완전 이유없는 번개 폭파범으로 내몰리는 순간 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기왕지사 오늘하루 비가 안왔으면 빌어 봅니다.
라면 한그릇에 햇반 말아서 아침을 때우고 대회장으로~~
대회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분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네요.
부랴부랴 와일트바이크 천막 치는것좀 도와 드리고..
출전 선수들 자전거 기름도 좀 쳐주고..
덩치만 봐도 믿음이 넘치는 엠티바이커님, 그대있음에님, 네미즈님, 무한질주님이
뚝딱뚝딱 시원스럽게 해치우는데 옆에서 별로 도와줄게 없습니다.
괜히 옆에서 걸리적 거리지 말고 사진이나 찍어 보려고 자전거를 끌고 나섭니다.
네미즈님, 스탐님, 무한질주님과 함께 코스를 역으로 라이딩하여
봉화산(맞나요? 마지막 고개 정상)을 오릅니다.
봉화산 정상에서 선수들 오기를 기다리는데 작년의 기억들이
머리를 스처갑니다.
우~ 지긋지긋하게 길게 느껴지던 언덕입니다.
저밑에 어디쯤서 왕쥐를 만나 한판 씨름도 했었는데..
얼마간 기다리니 최진용 선수를 필두로 상급자 선수들이 올라옵니다.
내가 출전 할때는 보고 싶어도 못보는 선수들인데,
이렇게 꼭대기에서 기다리니 모든 선수들의 얼굴 표정이.. 라이딩 자세가..
마치 교과서처럼 다 보입니다.ㅎ
사진을 찍으며 선수들의 모습과 내 모습을 비교해 봅니다.
기어비는?
자세는?
페달링 속도는??
라이딩 할때는 못 느꼈는데 이렇게 보고 있으니 상급자 선수와 다른 라이더들이
꽤 많이 다릅니다.
뭐냐구요?
그건.. 비싸게 투자하고 느낀건뎅~~
그래도 치사하게 꼬불칠순 없겠죠?
제가 느끼는 상급자 선수들과 일반 라이더들의 다른점은
우선 기어비가 틀리다는 것입니다.
그 가파른 언덕을 올라오는데 앞기어 1단은 아무도 없습니다.
거의 모두가 2-3~5..
또 하나 다른점은 고통을 참는 정도인것 같습니다.
일반 선수들은 고통이 오면 어느정도의 순간에서 자기 몸과 타협을 합니다.
기어를 내리던지 아니면 속도를 줄이던지..
하지만 상급자 선수들은 두배 세배의 고통이 와도 이를 악물고 참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 보면 얼굴 표정부터 다른것이 보이더군요.
시간 단축은 저절로 되느것이 아니었구나..
상급자 선수들은 힘이 안드는게 아니었구나..
이곳을 오르는 1500명의 라이더들 중에는 물론 시간단축이 목표가 아니고
주위에 라이딩하는 여러 사람들 이리저리 살펴도 보고..
지나가는 가을경치도 느껴보고..신선한 공기도 가득 들이키고..
번호판 달고 대회라는게 어떤 느낌인지 체감도 해 보고..
이런 분들도 많이 계시겠죠?
하지만 자기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가 어디 까지인지 그것을 보려고 이곳에 왔다면,
그것을 알고싶은 분이라면,
기회가 된다면 저처럼 이렇게 정상에 올라서
상급자들의 라이딩 모습을 한번 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화이팅 넘치는 상급자들이 지나가고 잠시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있으려니
이번에는 일반 선수들이 물밀듯이 들이 닥칩니다.
그런데 상급자 선수들 보다 많이들 지처있고 힘들어 합니다.
바로옆이 물 보급소였는데 지친 선수들은 물통을 제대로 잡기도 힘듭니다.
쥐가나서 쓰러지는 선수..
허기가 져서 먹을것을 찾는 선수..
그냥 보고 있을수가 없어서 카메라를 접었습니다.
물이 많이 모자라서 선수들이 던진 불병을 모아서 물 한동을 세통으로 만듭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제 자전거에 있던 물통까지 빼서 건네줍니다.
허기진 선수에겐 점심으로 들고왔던 음식들을 건넵니다.
여기서 대회운영본부에 건의 하나 드립니다.
제발 물좀 넉넉하게 준비좀 해주세요~~
작년에도 그랬는데 어찌 똑같은 일이 반복되게 만드십니까~~
폭풍처럼 밀려들던 선수들이 점점 줄어들고
이제 내려가야지..
주섬주섬 짐을 챙깁니다.
얼마나 소리를 질렀던지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아픕니다.
하지만 지친 선수들이 저 아래 보일 때 위에서 화이팅을 외처주면
금새 페달링이 달라집니다.
너무 힘들어 하는 선수들 보이면 20미터만 더가시면 내리막입니다~~
고생끝입니다~~ 햅복 시작입니다~~
마구 외치며 응원하면 거짓말처럼 순간힘을 내더군요.
대청봉님도 함께 소리소리 질러서 응원해 주셨습니다.
대청봉님~~ 목은 괜찮으시죠??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하루가 갔습니다.
너무나도 많은걸 느끼고 배운 하루였습니다.
이번 대회 조기 마감하여 출전을 못하게 해준 대회운영위가 고맙습니다.
비 많이 온다고 해서 번개를 폭파하게 해준 기상대에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와일드바이크 져지를 선물 해주신 홀릭님께도 감사말씀 전합니다.
그거 입고 있으니 안좋은 행동 하고싶어도 못하겠어요~~
정상에서 봉사하고 있으니 많은 선수분들이 "와일드바이크 화이팅~~" 을 외치고
가더구요.. 요거 진짭니다.. 10번도 더 들었습니다~~
참, 그리고 제가 찍은 사진은 약 300매쯤 되는데 똑딱이 카메라를 가지고 갔더니
뵈 드리기가 쬠 챙피합니다.
그래도 개인 한테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제 카페에 올려 놓았습니다.
이곳 와일드바이크의 서부지역에서 활동하고있는 지엠스(지양산엠티비스쿨)에서
수다방으로 쓰고있는 곳이니 부담같지 마시고 들리셔서 보시면 됩니다.
일부러 들리시는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반 컴맹이라..
사진보는곳---> http://cafe.daum.net/bikeallin (대회사진) 항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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