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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rassic Park

franthro2008.05.11 21:36조회 수 889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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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로하신 부모님께서 어제 당일치기로 담양 대나무숲에 여행을 다녀오시더니만 어머니께서 몸살감기로 몸져 누우셨습니다.  아무래도 무리를 하신듯 싶습니다.  온몸이 아프다고 하시면서 일어나지도 못하시길래 안방에서 화장실까지 다시 화장실에서 안방까지 부축을 해서 모셔드리고 왔다갔다 하는데 TV에서는 박경리 선생님의 생전 모습과 통영에서 노제를 지내고 관을 땅속에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냥 소리없이 눈물이 납니다.  언제부터인가 눈물은 흘리더라도 소리는 안내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습니다.  몸져 누우신 늙은 어머니를 옆에 두고 박경리 선생님의 죽음에 관한 TV프로그램을 보니, 삶의 소중함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젊었을때, 다 읽지도 못하고 그냥 아무데나 듬성듬성 펴서 읽어보던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의 수상록중에서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죽음이 두려운게 아니라 고통이 두려운거라고.  

하긴, 죽어서 지옥불의 고통이 없다면, 돌고도는 윤회의 고통이 없다면, 악행을 저지르면 축생으로 태어난다는 협박이(?) 없다면, 죽어서 그냥 그것으로 끝이라면, 인간은 오늘의 삶을 살면서 더 많은 금수같은 짓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이즈에 안걸리고 광우병에 안걸려도 우리 모두 어차피 한번은 죽을 인생이지만 죽어도 고통스럽지 않게 곱게 죽고 싶습니다.  저의 생각이 아니라 어머님께서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입니다.  아프지 말고 잠자는듯이 조용히 저 세상으로 가고 싶으시다구요.  아마 저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요새 나이 드신 어르신들 거의 다 저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아프면 자식들도 힘들고 본인들도 힘드니까요.  

한번 나서 한번 죽는 인생, 곱게 늙고 아프지 않게 조용히 저 세상으로 가고 싶다는게 사람의 마음일진대 뭐하러 의심스러운 쇠고기를 자꾸 들여오겠다고 그 난리인지 인터넷 여기저기를 읽어보고 게시판 이글저글을 읽어보아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의심스러운 쇠고기 부득부득 들여오겠다는 정치인들은 그렇게 미국 가려운데 긁어주는게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런 관계를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쉬운 말로 봉 또는 호구라고 그러지요.

개인간에도 마찬가지고 나라간에도 마찬가지고 내가 봐서 납득이 가는 행동을 상대가 할때에 논쟁이나 협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존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상대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자해 비슷한 행동을 할때 고맙다기 보다는 섬찟하지 않나요?  그런 사람과는 어울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나요?   참 모를 일입니다.

예전에 봤던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수학자 Malcolm은 그런 이야기를 하지요.  저 무서운 공룡들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항상 예측할 수 없는 헛점은 있기 마련이고 결국은 통제하고 콘트롤하는데 실패할거라구요.   영화와 현실은 다르겠지만 그 수학자 말콤의 말이 자꾸 떠오르는 저녁입니다.   내일 부처님 오신날은 어디 좋은데로들 놀러가시나요?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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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쓰로님 오랜만입니다. 요즘은 어떠신지요?
    연로하신 부모님 둔 자식들은 밤에 전화 벨소리에도 100가지 생각이 떠오르지요
    살아계실제 효도 많이 하세요

    명박 대통령 저렇게 나가다
    피박 맞아
    독박 뒤집어 쓰고
    쪽박 차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나라를 위해서라도 모든 것이 빨리 제자리를 되찾았으면 하네요
  • 프랑쓰로님 잘 지내시는지요
    저희 어머니도 요즈음
    감기몸살로 일주일째 힘들어 하시는군요
    퇴근하고 저녁밥상에 앉아
    어머니 얼굴 뵐 때마다...

    mskd21님
    국어사전에 찾아보니
    명박하다 〔명ː바카-〕
    [형용사]운명이나 팔자가 기구하고 복이 없다.
    라는 뜻이랍니다
  • 쥬라기엔 공룡이 없었죠.
    백악기인데...

    명박... 대통령님~~! 잘 좀 해주세요.

    팡쓰로님 잘 계시죠?
  • franthro글쓴이
    2008.5.12 13:25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머니께서는 감기몸살약을 어젯밤에 드시고 주무셨는데 오늘은 훨 나으시네요. 예전처럼 자주는 글을 못올리지만 가끔 이렇게 들어와서 속내를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게 참으로 고맙게 느껴집니다. 저는 원래 성격상 누군가의 빠가 될 수는 없는 사람인지라 노빠도 아니고 명빠도 아니지만, 5년내내 있는 소리 없는 소리 지어내서 전임 대통령의 발목을 잡던 사람들이 새로 대통령이 바뀌자마자 그 모든 허물을 감싸주고 과거 자신들이 공개적으로 취했던 입장마저 낯빛도 안바꾸고 순식간에 180도 정반대로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야말로 진정 얼굴두껍고 마음을 시커멓게 만들자는 후흑학을 제대로 수련한 사람들이구나 느낍니다. 광우병이 의심되는 쇠고기는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건만 치매증상과 유사하다는 광우병에 걸린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신문, 방송들(sCJD) 정말이지 놀랍습니다. 세상을 산다는게 마치 날선 작두날을 타는 것처럼 느껴질때가 많은데 왈바 여러분 모두 자전거를 통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유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안녕 하세요...프랑스로님...^^
    오랫만에 근황을 올리셨네요. 아무리 바쁘셔도 이 처럼 가끔이라도
    소식 좀 전해 주세요. 건강히 잘 지내시며
    어머니의 쾌유를 빕니다...^^
  • franthro글쓴이
    2008.5.13 16:22 댓글추천 0비추천 0
    eyeinthesky7님 잘 지내시죠? 염려해주신 덕분에 어머님께서는 컨디션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평소에도 날씨가 흐리거나 궂으면 온 몸이 여기저기 쑤신다고 하시는 분인데 그날의 당일치기 여행이 많이 무리가 되었던듯 싶습니다. 오늘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지구 여기저기서 안좋은 소식이 들리는데 지진때문에 깔린 중국 학생들 나이도 어린데 불쌍해서 어떻게 하니... 제가 대답하기를, 미국에는 토네이도, 미얀마에는 태풍, 중국에는 강진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2mb가 있잖아요. 시국이 뒤숭숭한데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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