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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언론인으로 심한 자괴감을 느낀 하루

그리운벗2008.05.12 05:07조회 수 826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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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임명현 기자칼럼] 언론인으로 심한 자괴감을 느낀 하루
http://mayfield.egloos.com/4348926

지난 5월 2일 정부기자회견장에서 이상길 축산정책단장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해서
유명세를 탄 MBC 임명현 기자의 칼럼입니다.

기자의 눈으로 본 우리나라의 현재 광우병전문가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같은 장소에서 같은 토론회를 지켜보면서 언론인에 따라
다른 시각으로 글을 쓰게 되는 것에 대한 본인의 자괴감을 기술한 글입니다.
아래는 칼럼의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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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과학기술한림원에서 광우병과 인간 광우병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첨예한 대치를 보이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논란에 대한 전문가들의 토론회란 점에서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따라서 기자도 이 토론회 취재를 위해 이 토론회를 끝까지 참관했다.

이날 토론 참가한 과학자는 모두 7명이었다. 또 이들 모두 나름대로 국내외에서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만큼은 일가견이 있는 과학자들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들의 면면은 이렇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양기화 (대한의사협회)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신동천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김상윤 (서울대 의대)
이중복 (건국대 수의대)
정해관 (성균관대 의대)
이들 외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학자는 박용호 서울대 수의대학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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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실 기자는 이번에 쇠고기와 광우병 문제를 취재하면서 확실히 알게된 것이 있다, 즉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는 것이다.

    이는 간단히 말해 수의학과 의학이다. 그리고 국내 학자 중 광우병에 관한 한 객관적으로 수의학 쪽에서 최고 전문가는 우희종 교수라는 것도 알았다. 그는 서울대 수의대 '광우병 연구실'의 長이다.

    또 의학 쪽에서 인간광우병의 최고 전문가는 김상윤 서울대 의대 교수라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 환자를 진료해 봤고, 또 유일했던 v-cjd(인간광우병) 의심환자를 진료했던 사람이다. (최종 확진은 안됐다고 한다)

    이 외 나머지는 고만고만한데(이것은 이 분야의 대체적 여론이다) 이번에 정부가 주로 민간 전문가로 내세운 2인은 신동천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와 대한 의사협회 양기화 박사였다.

    하지만 신동천 교수는 예방의학 전공자로서 특히 그 중에서도 Risk Assessment(위해요소 관리) 전공자이며 광우병과 인간광우병 문제의 전문가가 아닌 것으로들 말한다.

    또 양기화 박사는 신경병리학 전공자로 알츠하이머에 나름대로 탁월하다고 하지만 역시 광우병네 대해서는 네임벨류가 떨어진다고들 말한다.

    사실 기자는 이날 토론회가 관변단체 토론회인 것으로 알고 가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직접 취재하는 당사자로서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참석한 것인데 아주 공부가 많이 됐다. 그리고 이 토론회에 참석해서냐 이 토론회가 정치와 정책, 통상 문제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과학으로만 토론하겠다는 게 취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사회자가 노골적으로 정부 편을 들고, 룰에 어긋나게 수의과학검역원 공무원이 발언하는 등 다소 훼손된 면도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과학자들은 진지하게 토론회에 임했고, 심지어 정부 기자회견에선 오로지 정부 편에서 과학자답지 않은 발언도 했던 신동천, 양기화 교수도 이날은 매우 진지한 자세로 토론회에 임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양대산맥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우희종, 김상윤 교수의 지배를 나머지가 극복하지 못했다. 여러 패너들이 많은 말을 했지만 수의학 쪽에서는 우희종, 의학 쪽에서는 김상윤 교수가 점잖고 짧게 한 마디씩 하면 나머지는 바로 묵묵부답하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의 토론회에서 우희종, 김상윤. 두 교수는 모두 광우병과 인간광우병 모두 끝나지 않은 질병이고 2차 피크가 올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모두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라 해도 SRM(특정 위험물질)은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나머지 과학자들은 이 두 학자의 견해를 반박하지 못했고 이날 토론의 결론은 두 가지로 났다고 보였다.

    그래서 기자는 앵커멘트를 이렇게 간결하게 썼다.

    "과학자 모임인 과학기술한림원이 미국 쇠고기와 광우병을 놓고 토론했습니다. 안심하지 말고 조심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주조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9일 아침, 같은 토론회에 갔다 온 기자기 쓴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은 "광우병 사라지는 중" "화장품 통한 감염 확률 낮아"였다. 여기에 한 술 더 뜬 동아일보의 기사 제목은 "국내 과학자들이 말하는 광우병 진실, 광우병 괴담 근거 없는 과장 많다"였다. 기자는 이런 기사 제목을 보고 정말 이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현재 시중에 돌고 있는 광우병에 대한 위험성 지적들 중 이른바 ‘괴담’이라고 말할 것도 있고 과학적으로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 ‘괴담’은 누구 때문에 생긴 것인가. 정부의 엉터리 협상이 근본적인 뿌리다. 근본적인 뿌리를 건드리지 않고 괴담만 자꾸 건드리는 것은(그나마도 지금은 많이 바로잡혔다고 보지만)엉터리 협상 결과를 정부와 함께 물타기 해주려는 노력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조선일보는 가끔 '기자수첩' 같은 란에서 정부 통상 당국자들을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동아일보나 중앙일보는 진짜 너무 심하다. 심지어 어제 중앙일보 1면 톱은 <김용선 교수도 미국산 쇠고기 즐겨먹는다>였다. 이런 신문들을 정말 언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언론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도 심한 의문이 드는 하루였다.
  • 밑에 글이 짤려있길래 대신 옮겨왔습니다.
  • 휴우 이런 일이 있었군요... 나쁜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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