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입대해서, 교육대에서 교육받으러 갔을때, 그곳에 먼저 교육받던 안좋은 인간들이,
신입병들을 머리박아 시켜놓고, 들고간 군장을 풀어놓으라고 한뒤에, 속옷이며
군화까지... 필요한것을 모두 가져가서, 곤욕을 치뤘습니다. 다른것들이야 그냥
쓴다고 해도, 군화가... 없어진겁니다. 할수 없이, 빈 내무반에 속이 썩어서 곰팡이로
가득찬 신발을 사용할수밖에... 그래서, 흔히 말하는 슈퍼 무좀에 걸려서, 발가락 사이가
금이가고 터져서 피고름이 생기는 고생을 했습니다. 그렇게 당했지만, 저는 신입병들에게
그짓은 안했습니다. 교육대에서 항상 1,2위를 차지해서, 특박을 여러번 받아 집에와서는
힘든것을 풀곤했지요.
본대로 배치받아 갈때쯤, 빈내무반 신발중에 상태 좋은것을 골라, 햇볕에 잘 말려서
그것으로 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발이 고생해도, 제대하면 신으리라 하고는
새로받은 신발은, (이름을 까먹었네요..) 제 자리에 잘 모셔두었었습니다.
제대할때쯤에... 군대물품을 관리하는 하사관에게, 비교적 비싼 아이스크림을
하나 선물하고는, 갖고 있던 군화를 더 잘생긴놈으로 교환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반 병사들과 하사관 그리고, 장교들과도 사이좋게 지내서,
모두가 그립고, 잘지내는지... 특히, 많게는 10년넘게도 차이가 나는
졸병들... 막내동생 같아서, 무척 잘해주었었고, 제대후에 우리집에 우르르
몰려와서, 제게 고마웠다고 하던 그 친구들 덕분에 어머님이 무척 흡족해 하셨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졸병들이 지금은 이 사회에서 다 잘 지내고 있는지,
무척이나 보고 싶고, 함께 고락을 같이 했던 사이좋았던 동기들도 모두
잘 있는지...
제대하고는, 카튜사에 있던 친구가 휴가차 집에 왔을때,
연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군화에 몹시 놀라고, 분리되는 깔창에 놀라고,
제조회사가 나이키에 또 놀라고, 미국에서 만들어진 그 신발의 품질에 감탄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새로운 군화가 나왔다고 하니, 새로 군생활 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일이구나...
싶으면서, 새로나온 군화는 뻣뻣한 가죽때문에, 길들이느라 고생을 안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불광내고 물광낼때 공기중에 날리는 왁스냄새가
좋았습니다. 그나마 그 시간에는 하기싫은 운동이나, 집합이 없으니 말입니다.
정말 많이 피곤했던 군생활이 살짝 그립기도 하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건
추억때문이 아니라, 그때가 우리들 남성에겐 너무나 소중한 젊은시절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지금도 인생의 황금기를 붙태우고 있는 장병들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그에 맞는 국가적, 사회적 대우가 확실하길 바랍니다.
시대도 많이 변했으니, 여성의 의무 복무도 희망하는 바입니다.
* 도서관에 왔다가, 본관 입구에서 줄담배 피우는 여러명의 나이어린 여성들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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