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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The first day I rode a bike with mtb rider...

traum2002.12.21 08:40조회 수 20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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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대선을 끝낸 다음 날이라 그런지, 프리 보드가 한가 하네요...
>그래도 많은 분들의 땀냄새, 기름 냄새 섞인 끈끈함은 여전합니다...
>
>연말이고, 또 며칠있으면 30살이 된다는 사실에 사실 요즘 좀 의기소침해 있음니다... 시간은 빠르더군요.... 마치 다운힐 처럼 ^^;...
>
>처음 엠티비를 본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마 92년 이던가요?  SBS 에서 특집으로 산악자전거 대회를 중계했던 기억이 납니다..  드넓던 파란 풀밭에서 경기를 중계한것으로 보아 아마 어느 스키장의 슬로프에서 열렸던것 같네여...
>그날 다운힐 경기(?), 혹 XC 일지도 모름...   에서 한 선수가 내리막에서 작은 도랑을 바니 호프 하지 못해서 한 20 미터를 날아서 굴러가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우리나라에서 산악자전거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생각됩니다만, 그 짧은 장면은 스톱모션처럼 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저사람은 왜 저리 위험한짓거리? 를 하고 있을까?  재미는 있어 보이지만.....
>
>다음해, 대학에 입학한후 저는 자전거를 사게 되었죠....
>18단 바이텍 새것.. 뻔쩍뻔쩍, 사이드 미러도 달고, 만원짜리 펌프도 사서 프레임 밑에 달고... 그 당시 돈으로 20 만원이니 지금 물가로 하면 한 50 만원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그당시 그냥 막차 대리점이었던 지금의 수유리 캐빈에서 구입했져... (그때 주인이 지금도 장사합니당... 저 그때 바가지 쓸것 같아여.. 물론 지금도 수유리 캐빈 절대 비추입니다... 10 년전에 비해 절대 나아진것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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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철티비를 타고 참 많이 혼자 돌아다녔습니다... 의정부를 돌아나와 동두천 지나 전곡으로... 포천으로 일동으로 일동넘어 청평을 돌아 양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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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금은 티타늄 차 몰고도 그렇게는 못갈것 같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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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제에게 드디어 풍문으로만, TV로만 전해듣던 mtb rider  와 같이 라이딩 하는 일대 사건!!! 이 발생 하게 되었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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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이른 봄햇살이 따듯했던, 94년 2월 마지막 일요일(혹은 토요일) 이었습니다.  그날도 스무살의 나는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하고, 우이동에서 태릉을 지나, 수락산 뒤길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었지여..,
>
>바로 그때 였습니다.. 일단의 수상한 복장을 착용한 넘들 4-5 명이 분명 사이클과는 다른 machine 을 타고, 일렬로 엄청난 속도로 국도 한 차선을 완전히 점령하고 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 엄청난 뽀대,,, 당시 표현으론 위풍 당당...
>
>더구나 한 넘은 뒤에 자동차 타이어 하나를 줄에 매달고도, 철티비로 단련된 스무살의 나보다 훨 빠르게 휙 지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그 모습은 충격 그 자체 였습니다... 물론 전 무조건 쫒아 갔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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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빠르더군여... 저는 거의 레이싱 모드로 죽도록 따라가는데, 거리가 좁혀지지가 않을때의 그 막막함고 외경스러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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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사람들도 쳐다보더군여.... 완전무장한 일련의 라이더와 그 꽁무니를 죽도록 쫓아가는 보기에도 허접해 보이는 철티비라니.... 참.... 가관이었을 겁니당ㅇㅇㅇ.....
>
>암튼, 수락산 뒤 순화궁계곡 입구 까지는 온로드로 그럭저럭 쫓아갔는데.... 헉 여기서 부터 비포장 도로가 시작 되더군여.... 아 여기서부터 말 안해도 삼천리....   점점 거리가 벌어지더니만 어느새 넘들은 산 모퉁이 고개를 넘어가 버렸습니당... 아 이 철티비의 비애.....흑흑...
>
>헥헥 거리며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 어라   그넘들이 이미 자리를 깔고, 가방을 풀고 있는데, 버너며 돼지고기며, 김치며 그럼 넘들이 막 나오는지라, 허기진 창자는 더이상의 페달질을 거부하더군여....  뭐 별수 있습니다... 옆에서 괜히 쭈삣쭈삣 거렸져....
>
>잠시후, 나의 허접 철티비를 가만히 응시하던 넘들은 저를 불렀습니당....
>고기랑 술한잔 하자고....
>
>아! 이 얼마나 기다리던 말이냐... 우히.....
>
>체면+염치 불구 왕창 먹어댔습니당ㅇ.....
>술까지 한잔하고....
>
>근데 이넘들 먹자마자 일어나더니, 다짜고짜 산위로 휙 가는 것이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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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수 있나여?  고기도 얻어먹었겠다, 술한잔 먹었겠다.. 냅다 쫓아갔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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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락폭포 앞까지 올라갔는데,, 오바이트 할뻔 봤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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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 돌리나 싶었는데, 바로 다운힐.... 결국 알콜+레이싱 모드로 덕릉 고개를 넘어 샾까지 따라오게 되었지여....
>
>샾이름은 '한흥상사'...  지금도 그자리에 있더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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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고 소질이 있으니까 동호회에 가입하라고 하더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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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리를 굴렸습니당ㅇㅇㅇ... 이넘들은 철인이다,,, 괜히 쫓아다니다 혹 바보되지 않을까?  결국 군입대를 핑계로 거절하고, 집으로 휘리릭 도망 가 버렸지여....
>
>이것이 제가 산악자전거에 입문하게된 사연입니당ㅇ...
>
>전 제대후 97년에 정식으로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져....
>
>이름하여 ' Team 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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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활동이 좀 뜸한걸로 알고 있지만, 당시로는 멤버들의 면면이 정말 화려 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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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시안 게임에 출전했던 당시 고교 최대어(?) 신봉철 선수(현 삼육대)를 비롯하야, 다운힐의 강자 장준원 선수(현 삼육대) 등등....
>
>이넘(?) ^^; 들 쫓아다니느라 아주 죽을뻔한 기억들이 새롭네여....
>
>암튼, 좋은 기억이었습니당....
>
>그때, 팀 에이스 분들은 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
>스무살 그때, 그 엄청난 넘들(?) 만 만나지 않았더라도, 제 인생은 크게 지금과 다를지도 모르겠네여....
>
>단지, 자전거 하나 만으로 충만했던 그날들이 그립습니다...
>

너무 아름다운 글을 읽었읍니다.
아름다운 글보다 더 아름다운 서른살의 나이로 접어드는 그나이가 얼마나 부러운지...
스무살 아무도 넘지 못할 것같던 그시절을 넘어 여기까지 와서 글로써 우린 만나게 되네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전 사십도 후반의 나이지만 뒤늦게 자전거로 인생공부를 새롭게 합니다.
얼마전 혼자서 베낭 하나 달랑 메고 삽당령을 넘고 영월을 동강 옆으로 지나서 왔읍니다.
너무 아름다운 체험이었읍니다.
늘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글 많이 남기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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