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8일 아침 탄천 자전거길로 서울을 향해 출근길이었습니다.
전날 눈이 내려 잔디밭에는 눈이 쌓여 있었지만 자전거 도로는 대부분 녹아있었고 군데군데 살얼음이 낀 곳도 있었지만 평소처럼 수내동에서 맴돌공원을 지나 거의 90도로 급격한 커브를 돌고나면 30여미터 직진후 다시 90도로 꺾여 분당천을 가로지르는 높이 1.5미터 정도의 교량을 지나게 됩니다.
사고경위는 맴돌공원을 지나 90도로 꺾은 다음 직전도로에 접어들면서 바닥에 살얼음이 깔렸구나 느끼고 난 이후 아무런 기억이 없고 정신을 차려보니 다리밑에 자전거와 함께 누워있었습니다.
고글 알도 빠져나갔고 마스크도 사라지고 이마에서는 피가 흘러나오다가 멈춘 상태였습니다.
겨울철이라 귀마개 달린 두툼한 모자만 쓰고 헬멧을 안쓴탓에 모자가 두꺼움에도 오른쪽 머리카락과 붙은 이마가 깊이 패여 상당히 많은 피가 나와 모자속에 흥건한 상태였습니다.
깨었다가 내가 왜 여기있을까? 하다가 다시 기절하여 께어났는데 이상하게도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인데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주섬주섬 자전거를 끌고나와 당장은 머리가 아프다는 것만 생각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조금있으니 몸통부위가 엄청나게 쑤시고 아파왔습니다.
대충 머리를 씻고 병원에 가서 CT와 X-ray를 촬영하고 이마를 10바늘 꿰맸습니다.
갈비가 부러지지는 않았는데 어깨뼈가 살짝 금이 간상태이고 오른 무릎과 오른쪽 팔굽, 어깨부분이 까졌습니다.
지금도 몸통이 아프고 가슴이 뻐근하여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는데 몸이 약간 틀어졌다고 합니다.
문제는 사고를 전혀 기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최종 기억 지점부터 쓰러져있던 장소는 대략 25미터 정도되는데 과연 기억을 잃고 쓰러진 것인지 머리의 충격으로 기억이 사라진 것인지 답답합니다.
아마도 최종 기억지점에서 쓰러진 곳까지 25미터 정도 떨어져 있으니 기억을 잃은후 쓰러졌다기엔 자전거가 너무 많이 전진해 있어서 사고가 나면서 충격에 의한 일부 기억 상실로 추정됩니다만 혹시나 기절 후 쓰러진 거라면 앞으로 자전거 타기가 겁이 납니다.
혹시 이러한 경험이 있으신분이나 기억상실 부분에 관한 사례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헬멧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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