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 글의 연속입니다. 결국 싸이클 랠리는 죽었습니다.
다음 날 오후에 샵 주인과 찾아간 고물상에서 처참하게 뻗어 있는 나의 주황색 랠리를 보았습니다.
앞뒤바퀴도 없고, 시트포스트도 없고, 앞 디레일러는 휘어져 있고, 핸들바는 알루미늄이라 고가의 고물(?) 이라고 벌써 분해 해체 되었고,
앞 포크는 헤드셋을 분해하지 못해 용접기로 녹여서 분해를 했더군요. 그리고는 수많은 고철 더미 속에서 홀로 외로이 장렬한 최후를 맞았더군요.
벌써 몇 해 된 물건인데, 다른 왈바맨에게 구입해서 애지중지 탄 것인데,
이 랠리로 처음 서울 나들이도 가고, 제부도 번개도 뛰고 그랬는데. . .
비록 닳은 것이지만, 가장 소중한, 가장 값진 자전거로 여기며, 자부심 만빵으로, 자존심 만빵으로 타던 것인데. . .
언젠가 타지역에서 온 mtb 맨에게 싸이클과 mtb로 한판 붙자며 도전장(?)도 던졌던 바로 그 랠리인데. . . .
다시금 싸이클을 좀 타 볼까, 속도를 한번 느껴볼까 하여, 다시 타기 시작한 게 겨우 2주 남짓, 이번에도 서울까지 한번 쏴 볼 요량으로 나섰던 길이 랠리와의 마지막 밀애(교통사고로) 으니. . .
이미 죽어 쓰러져 간 랠리를 다시 잔차포에 들고 와서, 이것저것 분해를 했습니다. 림은 어디로 가고 없고, 스포크는 생선가시 도막쳐 내듯 전동 톱으로 잘려진 것에서 스프라켓을 분해해 내고,
용접기로 화상입고 시커멓게 그을린 프레임에서 비비를 뽑아내고, 그나마 고물상에서 제거 안 한 물통 케이지를 분해해 내고, 뒷 스프라켓과 체인을 회수했습니다.
이런 호랑말코 같은 잔차포 주인이라니. . .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어 올랐지만, 화 내면 뭐합니까? 마음만 더 상하게요. 주인장이 분해하는 부품들을 묵묵히 바라보며, 회수하고 비닐에 정성껏 담습니다.
주인장이 여기저기 보관함을 막 뒤지더니, 동격의 클립레스 페달이라며 중고 하나 넣어 줍니다. 그리고는 주인장의 안사람인 듯한 사람이 다른 비닐봉지에 또 동격의 안장이라고 넣어 줍니다.
부품은 이것저것 회수했지만, 깜빡이와 속도계는 없습니다. 아마도 고물상에서 플라스틱이라고 진작에 뽑아서 버렸나 봅니다. 고물상은 플라스틱은 취급 안 하더군요, 오로지 알루미늄과, 철과 스테인레스와 뭐 그런 것만 취급하더군요,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동격의 안장이라고 비닐에 담아 준 것을 집에 와서 보니, 바로 저의 안장이더군요. 허 참, 웃음도 안 나오더군요. 어제는 통채로 다 내 버렸다고 했는데, , , 그 안장도 바로 10여일 전에 그 샵에서 산 것이건만, , , , , ,
몇 가지 안 남은 부품이지만, 그래도 쓸 수 있는 것을 분리해 냈습니다. 그렇지만, 달려 있던 깜빡이와 싸이클용 시트포스트 장착용 물통케이지, 속도계는 벌써 어디로 가고 없습니다.
저는 사실 목소리 한번도 높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한 톤으로 필요한 말만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어서면서 주인장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분이 많이 상하시죠? 랠리때문에 마음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주인장 떫은 표정이더군요. 자존심도 많이 구겼을테고요. 변명과 핑계로 일관하는 모습이, 그리고 자신있게 '잘못했다, 미안하다' 말 한마디 못하는 게 불쌍하게까지도 보였습니다.
나이도 나와 비슷한 동년배 젊은 사장인데, 아직 장사의 도가 덜 틔였나 봅니다.
매번 볼 때마다 그렇게 다정다감하거나, 혹은 간이라도 빼 줄 듯이 장사하지는 못하는 사람이라고 느꼈지만 말입니다.
처음 사고 난 랠리를 맡기고,이틀 후에 아들 녀석 자전거 사러 갔던 그 날 저녁시간에 식사 주문을 해 두었는지, 식사 배달이 도착을 했으면, 빈 말이라도 '같이 식사나 좀 하시죠' 라든지, '천천히 구경하세요' 라든지 무슨 말이 있어야지, 이것저것 자전거 설명하다가 그냥 슬그머니 손님인 나를 두고는 밥 먹으러 저쪽 테이블로 가 버립디다.
싸이클의 잔해를 찾아 오던 그 날 저녁도 퇴근 무렵에 가마 하고 밀 약속을 해 두었건만, 가 보니까 식사중이더구만요, 그럼 손님이 왔으면 왔냐고 아는 체를 하든지, 좀 기다리라 하든지 대꾸 한마디 없이 힐껏 보기만 하더니, 마지막 남은 두 숟가락 분량의 음식 다 먹고, 물 마시고 쉬엄쉬엄 텔레비전 다 보고서, 10여분 가까이 시간을 끌고서 일어서더군요.
아무래도 내가 불편한 손님인게지요, 자신이 잘못한 게 많으니 불편할 밖에요.
결국 고물상에서 다시 주워 온 랠리로 부터 부품 분해하면서도 내내 얼굴이 뾰루퉁 합디다.
마지막에는 주인장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며, "기분이 많이 상했죠? 랠리 때문에 마음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비장한 목소리로 "사장님, 수고하십시오." 라고 하며 나왔습니다.
저는 이번 자동차 사고와 샵의 이런 태도로 랠리를 영원히 잃었습니다만,
그 샵은 한 명의 고객을 영원히 잃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저의 직장 내에서 결성 중인 자전거 써클의 공식 지정업체로 지정받을 기회를 영원히 잃었습니다. 2,500여명이 일을 하는 저의 직장에서 가장 가까운, 소위 말하는 "전문 MTB 샵" 인데도 말입니다.
우리 아파트 쪽에서 자칭 유명한 자전거 아저씨이기는 하지만, 이웃의 그 누가 물어 봐도 결코 그 샵을 추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샵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을 잃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된 랠리이기는 하지만, 그 랠리에는 값으로는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있었고, 저는 그 소중한 것을 잃었고, 그 샵도 당연히 그 만큼의 손해를 상쇄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연 법칙" 입니다.
마음이 이기는 것이 진정 이기는 것입니다. 마음을 이기고 다스리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리 샵 주인과 악다구니를 해 봐도 죽은 랠리가 살아 나지는 못합니다. 아무리 악다구니를 해 봐도, 결국 마지막은 돈 몇푼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랠리에 대한 내 느낌과 희망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주인장의 배상도, 사과도 랠리를 다시 부활시키지는 못합니다. 차라리 랠리를 마음 속에 접고, 상한 내 감정을 추스리겠습니다.
랠리는 반드시 다시 부활합니다. 오늘 그 어디 제철소의 용광로 속에서 불꽃으로 산화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다음 날 오후에 샵 주인과 찾아간 고물상에서 처참하게 뻗어 있는 나의 주황색 랠리를 보았습니다.
앞뒤바퀴도 없고, 시트포스트도 없고, 앞 디레일러는 휘어져 있고, 핸들바는 알루미늄이라 고가의 고물(?) 이라고 벌써 분해 해체 되었고,
앞 포크는 헤드셋을 분해하지 못해 용접기로 녹여서 분해를 했더군요. 그리고는 수많은 고철 더미 속에서 홀로 외로이 장렬한 최후를 맞았더군요.
벌써 몇 해 된 물건인데, 다른 왈바맨에게 구입해서 애지중지 탄 것인데,
이 랠리로 처음 서울 나들이도 가고, 제부도 번개도 뛰고 그랬는데. . .
비록 닳은 것이지만, 가장 소중한, 가장 값진 자전거로 여기며, 자부심 만빵으로, 자존심 만빵으로 타던 것인데. . .
언젠가 타지역에서 온 mtb 맨에게 싸이클과 mtb로 한판 붙자며 도전장(?)도 던졌던 바로 그 랠리인데. . . .
다시금 싸이클을 좀 타 볼까, 속도를 한번 느껴볼까 하여, 다시 타기 시작한 게 겨우 2주 남짓, 이번에도 서울까지 한번 쏴 볼 요량으로 나섰던 길이 랠리와의 마지막 밀애(교통사고로) 으니. . .
이미 죽어 쓰러져 간 랠리를 다시 잔차포에 들고 와서, 이것저것 분해를 했습니다. 림은 어디로 가고 없고, 스포크는 생선가시 도막쳐 내듯 전동 톱으로 잘려진 것에서 스프라켓을 분해해 내고,
용접기로 화상입고 시커멓게 그을린 프레임에서 비비를 뽑아내고, 그나마 고물상에서 제거 안 한 물통 케이지를 분해해 내고, 뒷 스프라켓과 체인을 회수했습니다.
이런 호랑말코 같은 잔차포 주인이라니. . .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어 올랐지만, 화 내면 뭐합니까? 마음만 더 상하게요. 주인장이 분해하는 부품들을 묵묵히 바라보며, 회수하고 비닐에 정성껏 담습니다.
주인장이 여기저기 보관함을 막 뒤지더니, 동격의 클립레스 페달이라며 중고 하나 넣어 줍니다. 그리고는 주인장의 안사람인 듯한 사람이 다른 비닐봉지에 또 동격의 안장이라고 넣어 줍니다.
부품은 이것저것 회수했지만, 깜빡이와 속도계는 없습니다. 아마도 고물상에서 플라스틱이라고 진작에 뽑아서 버렸나 봅니다. 고물상은 플라스틱은 취급 안 하더군요, 오로지 알루미늄과, 철과 스테인레스와 뭐 그런 것만 취급하더군요,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동격의 안장이라고 비닐에 담아 준 것을 집에 와서 보니, 바로 저의 안장이더군요. 허 참, 웃음도 안 나오더군요. 어제는 통채로 다 내 버렸다고 했는데, , , 그 안장도 바로 10여일 전에 그 샵에서 산 것이건만, , , , , ,
몇 가지 안 남은 부품이지만, 그래도 쓸 수 있는 것을 분리해 냈습니다. 그렇지만, 달려 있던 깜빡이와 싸이클용 시트포스트 장착용 물통케이지, 속도계는 벌써 어디로 가고 없습니다.
저는 사실 목소리 한번도 높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한 톤으로 필요한 말만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어서면서 주인장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분이 많이 상하시죠? 랠리때문에 마음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주인장 떫은 표정이더군요. 자존심도 많이 구겼을테고요. 변명과 핑계로 일관하는 모습이, 그리고 자신있게 '잘못했다, 미안하다' 말 한마디 못하는 게 불쌍하게까지도 보였습니다.
나이도 나와 비슷한 동년배 젊은 사장인데, 아직 장사의 도가 덜 틔였나 봅니다.
매번 볼 때마다 그렇게 다정다감하거나, 혹은 간이라도 빼 줄 듯이 장사하지는 못하는 사람이라고 느꼈지만 말입니다.
처음 사고 난 랠리를 맡기고,이틀 후에 아들 녀석 자전거 사러 갔던 그 날 저녁시간에 식사 주문을 해 두었는지, 식사 배달이 도착을 했으면, 빈 말이라도 '같이 식사나 좀 하시죠' 라든지, '천천히 구경하세요' 라든지 무슨 말이 있어야지, 이것저것 자전거 설명하다가 그냥 슬그머니 손님인 나를 두고는 밥 먹으러 저쪽 테이블로 가 버립디다.
싸이클의 잔해를 찾아 오던 그 날 저녁도 퇴근 무렵에 가마 하고 밀 약속을 해 두었건만, 가 보니까 식사중이더구만요, 그럼 손님이 왔으면 왔냐고 아는 체를 하든지, 좀 기다리라 하든지 대꾸 한마디 없이 힐껏 보기만 하더니, 마지막 남은 두 숟가락 분량의 음식 다 먹고, 물 마시고 쉬엄쉬엄 텔레비전 다 보고서, 10여분 가까이 시간을 끌고서 일어서더군요.
아무래도 내가 불편한 손님인게지요, 자신이 잘못한 게 많으니 불편할 밖에요.
결국 고물상에서 다시 주워 온 랠리로 부터 부품 분해하면서도 내내 얼굴이 뾰루퉁 합디다.
마지막에는 주인장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며, "기분이 많이 상했죠? 랠리 때문에 마음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비장한 목소리로 "사장님, 수고하십시오." 라고 하며 나왔습니다.
저는 이번 자동차 사고와 샵의 이런 태도로 랠리를 영원히 잃었습니다만,
그 샵은 한 명의 고객을 영원히 잃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저의 직장 내에서 결성 중인 자전거 써클의 공식 지정업체로 지정받을 기회를 영원히 잃었습니다. 2,500여명이 일을 하는 저의 직장에서 가장 가까운, 소위 말하는 "전문 MTB 샵" 인데도 말입니다.
우리 아파트 쪽에서 자칭 유명한 자전거 아저씨이기는 하지만, 이웃의 그 누가 물어 봐도 결코 그 샵을 추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샵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을 잃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된 랠리이기는 하지만, 그 랠리에는 값으로는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있었고, 저는 그 소중한 것을 잃었고, 그 샵도 당연히 그 만큼의 손해를 상쇄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연 법칙" 입니다.
마음이 이기는 것이 진정 이기는 것입니다. 마음을 이기고 다스리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리 샵 주인과 악다구니를 해 봐도 죽은 랠리가 살아 나지는 못합니다. 아무리 악다구니를 해 봐도, 결국 마지막은 돈 몇푼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랠리에 대한 내 느낌과 희망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주인장의 배상도, 사과도 랠리를 다시 부활시키지는 못합니다. 차라리 랠리를 마음 속에 접고, 상한 내 감정을 추스리겠습니다.
랠리는 반드시 다시 부활합니다. 오늘 그 어디 제철소의 용광로 속에서 불꽃으로 산화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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