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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 소안도 캠핑

Bikeholic2020.02.13 10:57조회 수 1067추천 수 1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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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산행님, 맑은내님과 함께 2018년 늦가을에 소안도에 캠핑을 다녀왔는데요.
 
그때 당시에는 왈바 서버가 죽어있어서, 제가 관리하는 회사 블로그에 올렸던 투어 후기입니다.
 
오늘 일체 집밖에 안나가고 컴퓨터 앞에만 있다가 생각나서 소안도 다녀온 후기 뒤늦게 올려봅니다~
블로그에 올렸던걸 다시 빨아오니 편집이 개판인점....이해해주십셔~
 
 
 
 
지난 금토일 완도를 거쳐 배를 타고 소안도에 들어가 캠핑을 했습니다.
지난 수년간 매장일의 특성상 주말에 근무하다보니 정말이지 금토일에 캠핑을 가본것인 언제였던가 싶고 감회가 새롭네요.
 
완도도 섬이긴 하지만 연육교가 있어 육지나 다른없는 섬이지요.
완도의 화흥포항에서 페리에 차를 실어 한시간 거리의 소안도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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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화흥포항을 출발해 노화도를 거쳐 소안도에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승용차량은 22000원. 어른 1명당 7700원의 편도요금으로 갈 수 있습니다.
운임은 상황따라 바뀌는듯 싶습니다. 
쉽게 운임안내판 요금을 변경할 수 있게 해놓았더라구요.
 
같이 동행한  두명이 낚시하러 가는통에
저는 낚시계는 떠난지 오래인지라 캠핑에 목적을 두고 동행합니다.
금요일저녁 화흥포항에 너무 늦게 도착해 배가 끊겨서 항구에서 일단 텐트치고 자기로합니다.
 
그런데 센스쟁이 나홀로 산행님이 글쎄...누군가 사냥으로 잡은 멧돼지 고기를 얻어왔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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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에 앉아서 초딩 이후 수십년만에 먹어본 멧돼지 고기는 아....냉동상태였음에도...
 구이바다로 간단히 구웠음에도.....
고기에서 단맛이 나는게 희한할정도로 달디 달았습니다.
 
드디어 아침 6시 반..배를 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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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얼마만의 섬투어인가...
한때 섬에 심하게 꽂히는바람에.
무작정  섬이 너무 좋아
수년동안 시간날때마다 서해의 수많은 섬들을 다니던때가 엊그제같은데...
시간은 마치 광속처럼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차피 야영지는 무조건 오지로만 다니는 성격상 사전탐색은 필수입니다.
바로 전날 이미 섬을 위성사진으로 샅샅히 뒤져놨으므로 미리 정해놓은 세군데 포인트를 정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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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리 해수욕장으로 일단 굳혀봅니다.

다음 로드뷰가 있어 최대한 살펴봅니다.

음...비수기에 최고의 오지캠핑 자리임이 분명한듯.

고고씽합니다.

 

미리 탐색한 포인트중 전망이 좋은 데크포인트에 먼저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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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데크가 있는 전망대도 뷰가 매우 좋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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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에서 바라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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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에서 좌측을 바라보니 허거걱!!!
제주도가 보입니다!!!

 

 

 

 

사진속의 빨간선 표시한것이 제주도입니다.

경치가 너무 좋긴하지만, 저는 조용히 캠핑할곳이 필요하므로 미라리 해수욕장으로 동행들의 합의를 얻어냅니다.

 

미라리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잠깐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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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끝났습니다. 여기서 야영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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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깨긋한 작은 몽돌해변이 펼쳐져 있네요.

동행한 낚시 환자들은 뭐 또 어디어디 막 낚시하기 좋은 그런곳을 찾아볼라고 간보고 있군요.

닥치고 다 시끄럽고. 일단 제가 텐트를 다 펴버렸습니다.

 

빼!박!못!

 

역시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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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화장실 다녀온 사이 15분만에 텐트치고 화로까지 꺼내고 모든 짐을 다 풀어서 세팅끝났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온 일행들은 똥한번 싸고온 찰라의 사이에 순식간에 벌어진 이 풍광을 묵도하고는
숙영지를 옮기기는 이미 글렀음을 아마 마음 저 깊은 속에서 깨우쳤을겁니다.

 
함께한 사람들은 다들 포기가 빠른 사람들.
인생을 살며 포기해야할것이 반드시 있다면
최대한 빨리 포기하는것이 숫제 득이다 라는것을 아는 사람들.

 

 

 

 

다들 인정하고 ㅎㅎ 주섬주섬 텐트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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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피칭이 끝나니 나름 나쁘지 않은 구도가 되었습니다.
좌측에 찬조출연해주신 소나무님.
대한민국의 굴곡진 근현대사를 묵묵히 견뎌와주신 소나무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대가 거기 있었기에
난 여기에 텐트를 치기로 결심한 것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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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리 해수욕장의 몽돌해변은 정말 너무 아름답습니다.
완도의 정도리에 있는 구계등의 몽돌해변도 있지만,
소안도 미라리 해수욕장의 몽돌은 큰 몽돌이 아닌 작은 몽돌 해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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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들은 수천 수만년을 깍고 다듬어져서 모두 어디 특별하게 모난것 없이 동글동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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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동글동글
하지만 너희들도 언젠가 작은 모래알갱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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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있는데 근처에서 어업을 준비하던 현지주민이 다소 신경질적으로 뭐라고 합니다.
저벅저벅 얼른 다가가서 뭐라하나 대화를 시도해보는데.

제가 돌구경하고 있으니까 이 몽돌을 집어서 가져가려는걸로 생각되셨나봅니다.
휴가철 되면 젊은 사람들이 양손가득 돌을 집어가네 어쩌네.
CCTV 로 다 찍혀서 배타고 나갈때 해양경찰에 신고하네 어쩌네.
다소 굉장히 예민하게 말씀을 하시길래.

좋게 좋게 잘 얘기해서 그런 목적이 아니고 그냥 이뻐서 보는것 뿐이다.
해변 너무 좋다~~하고 좋게 좋게 걱정을 덜어드리고 섬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편하게 하고
기분좋게 마무리했습니다.

완도,보길도,청산도,소안도등등 이 지역은 모두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입니다.
방문하시는 분들은 바닷가에서 돌 줏어가지 마세요 ㅎㅎ
그거 가져가셔봐야 아무짝에도 쓸데없어요.

 

 

 

 

수많은 방문객이 몇개씩만 집어가도
수년내에 이런 몽돌해변은 사라지고 맙니다.

 

 

백사장이 아닌 몽돌해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파도가 쓸려나갈때 오로로로로~~하는 돌구르는 소리 감상해보시죠.

밤새도록 미세하게 들리는 파도소리와 몽돌구르는 소리는 다른 백사장의 피곤한 파도소리와 달리
편하디 편한 잠자리를 도와주네요.

새벽의 밤하늘.
무수히 눈속으로 쏟아져 내리는 별빛에 취해 잠이들고.

아침 6시.
저절로 눈이 떠지고 일출을 봐야죠.
다만 늦은 새벽부터 서풍이 불어 중국발 스모그가 인해전술처럼 밀고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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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에 앉아 동트는 시간을 음미해봅니다.
날이 흐린것도 동이 틀때는 일몰의 요묘함을 대신해주는 나름의 맛을 줍니다.
15분정도 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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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태양은 뜨고 있으나
서해의 일몰을 보고 있는듯한

공감각적 심상이 절로 불러일으켜지는 이 오묘한 새벽시간.

이른 새벽의 일출은 매우 달콤했으며
전날의 술기운이 약간 남아 그로인해
그 일출은 더더욱 달게느껴졌으며
여명이 끝나후에 먹은 왕뚜껑 사발면은 정말 달디 달았다
사발면은 달다...

아침이 되어 하늘을 보니 곧 비가 올듯싶고. 마침 바람이 거세게 불어옵니다.
한시간내로 비가 올듯합니다. 
야영장비들을 후딱 정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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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치우는데 아 깜짝이야.야생동물님께서 해우소를 다녀간것인듯 싶었는데.

다행이도 응가는 아니고 민달팽이군요.

옷 좀 입고 다녀.
아 저질스러...

 

혹시나 실수로 밟아서 로드킬을 당하지 않게 근처의 안전한곳으로 옮겨줍니다.

아무리 달팽이가 벌고벗고 무방비 상태로 있다 한들 함부로 만지면 안됩니다.
뭐 독이 있거나 해서 그런건 아니고요.
벌고벗고 있으니까요.
그게 뭐냐고욧?

아 몰랑!!!

 

얼른 텐트를 접고 좀 일찍 섬을 빠져나가기로 하고 항구로 가는도중에 
출발후 5분만에 여지없이 우박과 비가 쏟아지네요.
차량 본넷트위로 우박이 후두두두둑~

섬투어치고 짧았던 소안도 캠핑을 마치고 다시 페리를 타고 완도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계획보다 좀 이른시간에 돌아왔네요.
어차피 완도의 여러 섬들이 연육교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이번엔 차량으로 연육교를 통해 신지도로 향합니다.
가는길에 구계등 몽돌해변의 소규모 수족관에서 해마도 구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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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해마도 보이고.
20cm 크기의 해마를 눈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느릿느릿 이동해서 신지도에 도착해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끝부분에 사람이 없는 위치를 찾아서
텐트를 치고
남은 시간 또다시 바다를 즐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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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앉아 낮술을 한잔하고
저녁늦게 귀가했습니다.
 
섬이라는 고립된 특성상 휴가철 잠깐 외에는 어딜가도 조용히 야영이 가능한곳이 바로 섬입니다.
절대 고독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홀로 가는 섬여행이 영혼을 치료하는 명약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떨때는 독이 되기도 하는곳이 바로 섬입니다.
 
섬이라는 단어는 왠지 기본적으로 베어있는 느낌이 있습니다.
무언가 외롭고 고립되고 답답한 그런 느낌.
 
잘 알려지지 않은 오래전 소설
김태일 장편소설을 책장에서 꺼내봅니다.

 

 

 

섬들은 바다에서 만난다
 
지상에는 피지 않는 푸른 꽃, 그러나 이들은 피어난다.
결코 피어서는 안 될 인간의 꽃으로
그리고 이들에게는 각자의 섬이 있었다.
그 섬에는 인간의 푸른 꽃이 지금도 피고 지기를 거듭하고 있었다.

 

 

 

1993년이니 오래전 책이라 읽은지도 오래되고 내용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제목이 사무치게 어떤 짠한 느낌으로만 기억되 있습니다.

오랜만의 섬여행이었지만, 섬여행은 여전하게도
여러가지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주는 동시에  
그 반대로 그 불편한 만큼의 많은 철학적 견지를 인간에게 내어줍니다.

늦가을이야말로 섬여행의 적기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늦가을 섬투어 한번 해보시죠?

 



왈바서버 해킹한 놈들 걸리기만 해봐라. 다 주거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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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싱글 라이딩 + 약간의 묻지마 (태조산~성거산 능선구간) (by Bikeholic) 오디랠리 (by tre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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