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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클리프님과 클리프님의 부인께

........1999.11.09 10:04조회 수 826추천 수 1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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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프님 정말 즐거웠나 봐요.
감동적인 대회 후기였습니다.

특히 아내의 심도깊은 이해와 내조부분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감동 그 자체군요. 아~ 부럽다....^^;


클리프 wrote:
>1999년 11월 7일 대구 봉무 레포츠 공원에서 벌어진 팔공산 MTB
>대회에는 wildbike에서 bikeholic님, 빠이어님, 김성민님, 그리고
>저 클리프, 이렇게 네사람이 출전해서 모두 완주하는 탁월한 성적과
>75%의 성공 확률의 경품 당첨을 이루어냈습니다.
>대회는 6Km의 코스를 2번 타는 총 12Km의 코스였습니다.
>
>1999년 11월 6일
>
>20:00
>퇴근과 동시에 wildbike home을 확인했다. 음- 새벽 4:00 출발이라...
>일찍 먹고, 잔차 닦고, 자야겠군. 잔차 반짝반짝 닦고, 압구정 그 라면을
>생각하며 라면을 끓여먹고 나니 22:30. 세개의 alarm으로 중무장을
>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첫번째 무기 꽥꽥거리는 오리 소리를 내는
>탁상 시계. 두번째 무기는 핸드폰 알람. 세번째 무기는 침대밑에 숨겨둔
>탁상 시계. 5분 간격으로 설정해 놓았으니 틀림없겠지-Z-z-z-zzzzz
>
>1999년 11월 7일
>
>03:00
>꽥꽥거리는 오리 소리. 사정없이 껐다. 조금 있으면 또 한놈이 울릴테니
>더 자도 된다, 하하하.
>
>03:05
>핸드폰이 울린다. 삐리리리이이이잉~~~ 아직 한놈이 더 남았다...
>
>03:08
>아--- 한놈이 더 삑삑거리기 전에 그냥 일어나자. 스트레스만 더
>받는다. 발딱 일어나 앉았다. 야간 바이크때는 집에 들어오는 시간
>인데, 음~. 머리는 어제 밤 미리 빨아뒀기 때문에 편하군...
>
>03:20
>삐리링~~~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용?"
>"(홀릭) 엥~ 일어나 계셨어요?"
>"당연하지요."
>(홀릭) 여기 성민님 오피스텔인데 이리로 오시죠?"
>"50분까지 갑지요."
>옷 챙겨입고, 장비 챙기고, 마지막으로 잔차 점검. 완벽!
>
>03:35
>현관 출발. 아내의 따뜻한 격려. "조심하고 잘 타구 와..."
>(저희 집사람 정말 착합니다. 제가 만약 입장이 바뀌어서 아내가
>된다면 일요일 새벽에 자전거들고 나가면 아예 배낭꺼정 챙겨
>줄겁니다. 아예 나가 살라고. 하지만, 저의 아내 정말 착합니다.
>고맙습니다. 제 집사람, wildbike에 들어와서 재미있다고 자주
>글들을 읽어 봅니다. 어떤 때는 번개 소식을 먼저 알려줍니다.
>회사로. "오늘 몇시에 어디서 번개있데..." 정말 좋은 아내입니다.)
>아침 바람이 그래도 차갑군. 안개도 약간 끼고.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운동회 말고 *대회* 라는 것을 참가한다. 약간의 설레임과
>긴장. 수서역 저편으로 잔차로 뺑뺑이 도는 홀릭님을 발견. 곧이어
>오피스텔 옆 편의점 앞에서 김성민님 발견. 빠이어 님과의 잠실
>접선을 위해 잠실로 이동.
>
>04:18
>잠실 선착장 안착. 빠이어님 그 새벽에도 역시 스탠딩 연습 중. 아~~
>빠이어 스텐더 -> 촛대???
>경부 고속도로로 입장, 거의 전구간 시계 50m의 안개가 이어짐.
>대충 기억에 안개속의 유령 이야기, 자전거 닦는 아주 좋은 신소재(?)
>이야기, 대회 이야기, 초보맨 님의 문자 메시지 이야기로 대구에
>도착했다. 이때가 아침 8:40. 대회 참가자들로 보이는 한 떼를 발견하고
>U턴, 무사히 봉무 레포츠 공원에 도착. 다음에 여기 찾을때는 물어볼때
>*팔공산 갓바위* 를 찾는 것이 훨씬 빠를 것 같다. 봉무 어쩌고 하니까
>톨 매표소 직원도 모름.
>
>08:50
>경찰의 안내로 당당히 대회장으로 진입했다. 벌써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온 것 같았고, 상급자의 출발을 알리는 듯한 신호탄 소리. 관중들의 환호
>성소리가 안개속으로 들려왔다. 잠시 긴장. "아, 정말 대회장에 왔구나"
>번호판 발급. 홀릭님 1235, 성민님 1236, 빠이어님 1237, 클리프 1440.
>"나, 1등 아님 4등 아님 40등 인가 봐요..."
>"(성민님) 아 높게도 잡으시누만요. 14등 아님 40등이지..."
>근처에서 아침으로 국밥을 가볍게 먹고 복귀. 10:10.
>베테랑부는 10:30 출발이라 식욕이 땡기지가 않았다.
>짐을 풀고, 바람 빵빵 넣고, 긴장도 되고 해서 담배를 한대 딱 입에
>물었는데, 홀릭님 왈,
>"우~와 대단하다. 시합 30분도 안남았는데 담배를 피우다니..."
>"컥~ (진작에 말쌈을 하시잖코. 그래도 오기로 끝까지 다 피움.)"
>저단으로 놓고 뺑뺑이를 돌며 다리를 풀려고 하는데 안내 방송.
>"시니어 1부, 베테랑부, ... 참가 선수는 지금 대회장으로 ..."
>운전면허 시험때도 이렇게 떨리진 않았는데...
>
>10:30
>대회장에 모였는데 다시 안내 방송.
>"상급자가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어 50분 지연..." 잘됐다고 생각했다.
>몸도 풀고, 마음도 풀고... 뺑뺑이를 돌고, 화장실에서 필요없는것들
>다 버리고 그렇게 초조한 시간이 갔다.
>
>11:20
>번호순으로 출발선에 정렬시작. 앞에 시니어 1부가 서고, 그 뒤에
>베테랑부. 나는 1440번이라 베테랑의 40번째 선수. 뒤로 6명의 선수.
>마스타부랑 몽땅해서 130명 정도가 되는 것 같았다.
>"출발 10초전, 5초전, 4, 3, 2, 1, 추-울-바-알!!!!!!!"
>출발과 동시에 미친듯이 쏘는 인간들.
>"흥, 역시 홀릭님의 이야기대로군. 시작부터 마구 쏘다가 금방 진이
>빠져 빌빌대기 시작한다고 하더니..."
>
>시합후 다시 재정립한 결론인데, 시합의 출발시에 keep in mind 해야
>할 두가지가 있었다.
>첫째, 무조건 (가능한 한 ^^) 앞으로 삐집고 나갈 것.
>둘째, 시작과 동시에 총알처럼 튀어 나가서 군중으로부터 이탈할 것.
>이렇게 해서 다른 선수들과의 사이 간격을 벌려 놓으면 자기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며 탈 수 있어 많은 이점이 있을 듯 하다. 첫 한바퀴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여러번 잼이 되는 일이 발생,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힘이 들었다.
>
>난 약간은 마일드하게 출발했다. 쳐지지만 않을 정도로. 출발지점 얼마
>안가서 사고 발생. 엉켜서 넘어진 다수의 사람들이 보였다. 여기서도
>많이 제꼈다.
>코스는 오르막은 거의 등산 수준. 처음 두개의 오르막을 낑낑대며
>오르고나니 거의 기진맥진. 다운힐은 약간 위험. 하지만 크게 위험하지
>않았으며, 돌 같은 것은 많이 없는 코스 였음. 하여튼 사람들 사이에 잼
>이 되는 관계로 자주 멈춰서는 일 발생. 호수를 끼고 도는 off-road에서
>몇명 추월. 적어도 앞 사람과 왠만한 거리 차이가 나는 위치 확보.
>두번째 바퀴를 도는 지점에 나의 응원군 발견. 우~와 반가워라.
>한손을 가볍게 들어 아무 이상없음을 확인 시킴. 일부 응원군 중
>내가 힘이 많이 남은 줄로 착각한 사람이 있는 것 같음. "더 달려!!!!"
>두번째 바퀴는 앞쪽 간격이 유지되어 훨씬 편하게 라이딩을 했음.
>거의 마지막 모글같은 코스에서 슬립 발생, 왼무릎 까짐. 하지만
>아파할 겨를이 없었음.이때부터 거의 필사적으로 밟음. 저기 결승선이
>보임. 아~~~~~~~ 다----왔----다.
>우와~ 골인하고 피우는 담배맛 죽인닷!~
>어, 이상하다... 조금 전까지는 무지 힘들었는데, 막상 들어오고 나니까
>힘이 좀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듬. 조금만 더 쓸걸...
>아, 그래도 크게 다치지 않고 완주했다. 목표 달성은 했다.
>cateye를 보니 1시간 6분 경과를 가리키고 있었다.
>
>성민님 다친 팔 때문에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세사람에게 코스를 간
>단히 소개해 주었다. 등산 오르막, 나머지 평이함. 앞으로 줄을 잘서서
>처음에 쏠것. 산에서는 거의 추월 어려움 등등. (근데 왜 다른 분들
>후기를 보면 * 속았다 * 라고 표현을 했을까용???)
>이제 시니어 2부 순서가 왔다.
>
>12:15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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