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 wrote:
>오늘은 왈바사람들과 처음 만나 하는 벙개...
>
>11시에 수원 경희대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
>형(니더허그)이랑 아침 9시반에 바이크 두대 확실히 분해해서 차에 싣고 출발했습니다...
>
>온바이크님이 메일로 오늘 길을 가르쳐주셔서 그거 가지고 찾아갑니다..
>
>근데 신갈분기점이 어디인가...
>
>차는 점점 막혀오고 신갈분기점은 안보이고 시간은 흘러가는데...
>
>11시 50분에 표지판 하나 나왔습니다...
>
>신갈분기점 7Km...
>
>형 어떻게 해? 괜찮아 기다려 주실꺼야...
>
>그러면서 형 갓길로 밟아댑니다...
>
>간신히 경희대 앞에 도착해보니 미루님이랑 배영성님이랑 왕창님이랑 계시더군요...
>
>다들 이름 악수하면서 인사합니다...
>
>저는 뻘쭘해서 그냥 빈둥대고 있습니다...
>
>형이 와서 인사하랍니다...
>
>전...뭐라고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히죽 웃으면서 악수만 합니다...헤헷...
>
>기다리다 보니 한분한분 오시는데...
>
>아무도 모르는 분이 오십니다...
>
>오늘이 처음이라는데 저랑 똑같은 사람이 두명이나 있으니까 좋았습니다...
>
>근데 제가 머리가 안 좋아서 번명(번개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
>새로오신 두분이랑 앞에 나오실 분들중에 이름이 잘못 나오신 분들 지송합니다...
>
>자 이제 출발하면 좋겠는데 11시 50분이 되도록 번장이신 온바이크님이 안 오시네요...
>
>미루님 계속 전화때리십니다...
>
>그러다가 12시쯤 되니 몇분 이끌고 온바이크님 등장!!
>
>
>
>자전거 알아서들 차에 싣고 광교산 및으로 이동했습니다...
>
>차 세우다가 아파트 경비가 와서 뭐라고 그럽니다...
>
>우물쭈물 나가겠다고 하고 수위를 일단 보내고는 담배값으로라도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왕창님인가? 이따가 몰래 꺼내가지고 가면 되는거지...그러더니 그냥 출발하셨습니다...
>
>터프하시기도 하지...
>
>우리도 좋다구나 하고 따라갔습니다...
>
>온바이크님 그냥 도로로 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여기입니다 하시고는 샛길로 들어가 버리십니다...
>
>따라 들어가보니 바로 업힐입니다...
>
>그냥 죽도록 찍어댑니다...
>
>처음오셨다는 분중에 첼로타신분(태백산?)처음이라면서 잘도 올라가십니다...
>
>헤드라이트를 직접만들어 오신 님도 처음이라면서 잘 올라가십니다...
>
>저도 형(니드어허그)따라 죽어라 밟아댑니다...
>
>근데 급경사 출현...여기서 부터는 다들 자전거 밀고 올라갔습니다...
>
>근데 이거 장난이 아니었습니다...님들 모두 그냥 여기서 다운힐하자고 그러십니다...
>
>농담인것 같긴한데 표정들은 다들 굳었습니다...
>
>저도 죽자살자 올라갑니다...온바이크님은 여기만 가면 된다고 그러십니다...
>
>간신히 올라가서 조금 쉬었습니다...마지막 멤버가 올라와서 좀 쉬고있을때 누군가 또 말했습니다...
>
>출발하시지요...
>
>이제는 업힐아닙니다...다운도 아닙니다...
>
>그냥 갑니다...
>
>그러다가 또 업힐나와서 올라갑니다...
>
>이렇게 계속 왕창 올라갔다 조금 다운힐하고...
>
>결국 나중에는 왕창 다운힐입니다...
>
>온바이크님이랑 왕창님이랑 니드어허그님이랑 미루님이랑 선두그룹만듭니다...
>
>저도 따라가볼라구 하지만 역시 부족하더군요...나중에 보니 저 혼자 중간에 있고...또 죽어라 따라가면 도망가고...무섭습니다...
>
>가다가 조금 쉬면서 뒤에 오는 사람들 기다리고 또 출발하고...계속 달립니다...
>
>그러다가 무서운 다운힐 나왔습니다...
>
>경사가 꽤 돼는데 선두그룹 모두 잘 내려가시고 저도 간신히 내려가서 있는데 위에서 자전거가 굴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
>트레키님 자전거 던져버리셨답니다...
>
>근데 밑에와서 보니까 멀쩡하신것 같아서 또 출발...
>
>
>자아!!
>
>여기까지는 제 동생 달려놈이 쓴 얘기구요...
>이어서 저더러 꼭 써달라고 하는 바람에 모니터 앞에 앉습니다.
>아무리 대한민국 공익이 질서가 없다고 해도 남들 열심히 일하는 사무실에서 투다닥 키보드 두드리면서 히죽대는 건 좀 눈치가 보이는 군요...
>
>달려놈이 쓴 데를 보니까 알미늄이니 스틸이니, 여기에 머리를 박으면 구멍이 나니 안나니 하면서 온바이크님 놀리던 표지판 즈음에 온 거 같군요. 거기는 누구라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 한사코 옛날엔 내려왔답니다. 온바이크님이 피흘리시면서... 후미의 배영성님도 한번 해봐? 하고 계단 턱까지 왔다가 금방 현실을 깨닫습니다. 결심이 조금 늦으셔서 절벽아래에 간당간당하시다 살았습니다. 아무도 못보신줄 알았죠? ^^;
>그리고 죽죽 내려가죠? 이거 산에 무슨 포장도로야? 하시며 홀릭님이 애써 굴곡있는데고 오면서 쾌재를 불르십니다. 슬때도 좍! 뒷바쿠 슬립으로 긁어대면서... 물침대군 물침대야. 핫핫핫. 누가 아직도 하드테일타나? 어! 거기 잡차치워요. 길막지 말고... 그걸보는 왕창님 얼굴색이 상기되는 건 심한 라이딩피로 때문인가요?
>그리고 다시 우리는 산으로, 산으로 천주교 뒷골목이라고 하셨나? 하여간 무덤가를 지나 장송곡을 부르면서 싸가지 있는 저는 앞서가면서 거미줄을 몸으로 다 정리합니다. 어떤 때는 서보면 몸에 거미가 세마리 붙어있는 적도 있었습니다. 아마 세놈이서 무슨 나쁜 짓을 하다가 걸린 거겠죠? 거미도 본능이라는 게 있으니까... 후훗.
> 그러다가 다는 목마름과 배고픔, 그리고 다운힐 광기가 합쳐져 풀샥 자전거를 뽀개버리는 업적으로 이루게 됩니다. 번장님이 선두에 계시는 데 또 그 개버릇(?) 못버리고 달려내려 갑니다. 싱글에서 일드레인(yield lane)이 생기는 순간 돌뎅이고 요철이고 무시라고 콰과곽 왕창님을 비켜 지나가는데 앗! 빵구다. 자전거가 주저앉습니다. 이런... 한적한 곳에 서서 바퀴를 보니 멀쩡해요? 근데 프레임 뒷 서스펜선 피봇이 나갔습니다. 뿌듯하기도 하고 빨리 헬멧 하나 더 사야지 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하고, 고칠라면 애 좀 먹겠군. 이거 남은 길은 어떻게 가지? 만감이 교차합니다. 글구 막 뛰었죠. 나중에 배영성님도 불의의 사고에서 살아나셔서 저를 보자마자 '니더헉, 얼른 헬멧사요. 이거 보라구요.' 하시면서 긁히고 푹들어간 헬멧으로 보여주시네요... 넵 그러죠.
>
>식사시간... 삼겹살은 기름이 아주 적은 고기로서 아마 생전에 산악자전거나 크로스컨트리 등을 즐기던, 날씬한 돼지였던 것 같습니다. 동네에서도 인기가 좋았겠죠. 뻑뻑하지만 허기진데는 최고였습니다. 상과 상이 만나는 접도지구에 앉으신 홀릭님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사람들과 우애를 다집니다. 성경에 나오는 프레쉬마리아가 생각납니다. 고기를 훔쳐먹다 현장에 잡혀, 광장에서 돌처형당하려던 차에 '고기 안먹은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예수의 말에 살아난...
>하여간 홀릭님의 풀샥자랑에 저는 뭐, 나도 풀샥이니까 적당히 동조만... 핫핫핫
>
>너무 재미있는 번개였습니다. 번장이신 온바이크님이 여러모로 수고를 많이 해주셨죠. 코스전수도 감사하고 무엇보다도 친절한 안내 감사드립니다. 다들 그럼. 다음 번개때 뵙겠습니다.
>
>추신. 말발굽님... 망우리싱글.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미루님. 아마 화요일이나 수요일 쯤에 찾아뵐께요...가서 살짝 뒤집죠...
>
형제가 이어쓴 후기....와일드바이크 사상 최총의 엽기적인 시도 입니다. 두형제분...라이딩에만 고수가 아니고 후기쓰기에도 고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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