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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생각했던 것 보다...

........2000.11.19 10:43조회 수 233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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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수술이었네요. 아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전 아픈게 젤루 시른데...
고생하셨습니다. 빨리 완치되시기만 빌겠습니다.

하늘소 wrote:
>입원날
>
>그냥 어디 놀러온 기분이다. 아담한 방에 침대가 두개,
>사람은 우리 식구들 셋 뿐이니 그러한 기분이 드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저녁은 근처의 순대국밥집에서 먹었다.
>병원에 와서 환자복을 입는데, 하늘이는 잠옷인줄 알고
>빨리 입혀 달라고 한다. 마냥 즐거워 한다. 내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우리가 입원을 한 병실은 산부인과 병동이다. 2인실을
>찾다 보니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낮에는 조금 민망한
>산모들의 모습을 볼수도 있다고 한다.
>
>
>수술날
>
>아침에 간호사가 깨워서 일어나니 닝거를 꽂는 것이다.
>하늘이는 그때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마구 울기
>시작을 한다. 그러면서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나도 닝거를 꽂았다. 그런데 이놈에 바늘이 얼마나 두꺼운지
>......... 나도 헌혈을 17번을 해 봐서 두꺼운 바늘은
>몇번 꽂아 봤지만, 이렇게 아픈 적이 없었다. 나비 모양의
>바늘이 아니고 쇠로 된 바늘의 겉에 비닐 종류의 바늘이 감싸고
>있는 것 이었다. 쇠로 된 바늘로 일단 구멍을 뚫고, 겉의
>비닐로 된 바늘로 구멍을 넓히면서 구멍을 뚫는 것이다.
>그리고 쇠로 된 바늘은 빼어내고 비닐로 된 바늘만 남겨 놓는
>것이다. 그러니 쇠로 된 바늘이야 날타로우니까 그냥
>따끔 정도지만 , 비닐로 된 바늘은 그 구멍을 확장 시키면서
>들어가니 보통 아픈것이 아니었다.
>
>하늘이가 먼저 수술을 시작을 했다. 마구 울면서 수술실로
>들어가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집사람은 덩달아서
>운다. 나는 수술 준비를 하느라고 (항생제를 맞기 위해서 )
>병실과 수술실 앞을 오가면서 하늘이의 수술 걱정과 나의 수술을
>걱정을 했다. 그래도 나의 동생 (가위잡이)의 처인 제수씨가
>집사람과 같이 수술실 앞을 지키고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
>
>하늘이가 회복실로 나와서 나와 집사람은 하늘이를 보러 갔다.
>마구 울고 있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지나가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나를 보면서 웃는다. 한마디씩
>하면서 말이다. " 이제 아들이 했으니 아버지가 하셔야지요.."
>
>나는 수술실로 들어가서 수술대에 누웠다. 예정대로 척추 마취를
>했다. 그러나 마취가 쉽게 되지를 않는 것이다. 마취사가
>수술 부위를 꼬집으면서 아프냐고 한다. 나는 아프다고 했다.
>생살을 뜯는 것 같은 아픔은 아니지만 아팠기 때문이다.
>잠시후에 다시 꼬집었다. 그래도 약간 아팠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발가락을 움직여 봤다. 그런데 이것이 어쩐 일인지 ,
>발가락이 움직이는 것이다. 마구 불안해 지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않그래도 척추마취를 하면 의식이 있어서 많은 부담이
>되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취까지 잘 되지가 않으니
>겁이 나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마취사의 판단으로 수술을
>시작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자 수술은 바로 진행이 되었다.
>의사선생이 칼로 나의 배를 가르는 느낌이 난다. 그때는
>아프지 않았다. 느낌만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 칼로 두어번
>긋고 난 다음에 갑자기 무언가로 심하게 누르는 듯하게 멍하니
>아파오는 것이다. 나는 아프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더욱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마취사는 나에게
>잠을 좀 재워 주겠다고 한다. 나는 그것이 좋겠다고 했다.
>주사를 맞았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다음에 마취사가 잠이 오지를
>않느냐고 묻는다. 나는 잠이 오지를 않는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잠시후에 산소 마스크가 씌워졌다. 그리고, 깨어보니
>집사람과 동생(가위잡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많이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2시간 이면 된다는 사람이 3시간이 넘도록 나오지를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척추마취
>로 마취가 잘 되지를 않아서 다시 전신마취를 했다는 것이다.
>이럴줄 알았다면 처음 부터 전신 마취를 할 것을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
>회복은 쉽게 되지를 않았다. 하늘이는 밤 부터는 웃고 하면서
>먹을 것을 찾고는 한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움직이지도 못하고
>정신이 아슴하니 먼 뜬 구름을 타고 날아다니는 느낌이다.
>밤에는 소변이 나오지를 않아서 고생을 했다. 아들은 쉽게 소변을
>보는데 나는 나오지를 않는 것이다. 누워서 소변을 보라고 하는데,
>남자의 자존심인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이 30년을 넘게 몸에 익어 있는데
>쉽게 될리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일어났다. 그러나
>나의 몸은 내가 아니었다. 다리는 후들후들 , 속은 울렁울렁,
>머리는 어질어질, 심장은 쿵쾅쿵쾅 그리고 오한과 한숨이 마구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를 여러차례............
>밤에 드디어 소변을 보기 시작을 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하루가 지나간 것이다.
>
>
>수술 이틀째,
>
>낮 부터는 배가 고팠다. 그래서 죽을 먹었다. 아주 맛이 기가 막혔다.
>그리고 과일을 먹었다. 배는 물이 질질 흐른다. 그리고 사과는 달고
>맛이 좋았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가 되었다. 갑자기 위에
>가스가 차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트름은 나오지를 않고, 계속
>해서 가스가 차는 고통은 또 처음이었다. 점점 배가 불러온다.
>일어나서 운동을 하려고 했지만 걷기는 더욱이 힘이 든다. 조금 걷다가
>다시 들어와서 침대에 누웠다. 그래도 트름은 나올줄 모른다.
>약도 먹고, 사이다도 먹어 보도, 가스명수도 먹어 봤지만 속수무책이다.
>시간이 지나니까 배의 가스가 서서히 장으로 내려간다. 이것은
>더욱 더 고통이다. 장의 가스는 장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 다니면서
>장을 마구 꼬는 것이다. 단순히 가스가 나오지를 않아서 생기는
>고통이 아니고 장이 꼬이는 고통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다. 운동을
>했다. 그래도 나오지는 않는다. 변기에 가서 앉아 봤다. 그러나
>효과가 없다. 간호사들은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본다. 이제 4살인
>아들은 웃으면서 먹을 것을 다 먹고 있는데, 33살인 아빠는 아직도
>아프다면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정말로 이상했다
>아무리 아이들이 회복이 빠르다고는 해도 이렇게 차이가 날 수도 있는지
>말이다. 의사선생에게 물어보니 , 수술의 방법이 차이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단순하게 수술을 하는데, 어른들은
>복막을 꿰메고, 몇개의 근육조직을 꿰메고 다시 살을 꿰멘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복도 느리고, 더 많이 아프다는 것이다. 생살인 근육을
>꿰메 놨으니 한동안 아플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
>
>밤 12시 경에 가스가 나왔다. 웃음도 같이 나왔다. 그렇게 두차례 정도
>가스를 배출을 하니 속이 조금 풀렸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다른 사람들은 한번 가스가 나오면 그 다음 부터는 쉽게 가스가 나온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특이한 신체인가 보다.
>밤이 새도록 장이 꼬이는 고통은 계속해서 됐다. 잠도 자지를 못했다.
>
>하늘이는 저녁때 부터 일어나서 걷기 시작을 했다. 갑자기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우리는 그 소리에 놀라서 돌아봤다. 그러나,
>우리는 더욱더 놀라고 말았다. 배가 아프다고 침대에서도 일어나지
>못한다던 아이가 웃으면서 일어나서 걷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 나는 아직도 장이 꼬이는 고통이 괴로워 하고 있는데 말이다.
>
>낮에는 창넘어로 홀로 라이딩을 하는 라이더를 봤다. 나도 라이딩을
>하고 싶다. 빨리 회복을 해서 그렇게 즐기는 라이딩을 할 때를
>손꼽아 기다린다.
>
>수술 삼일째,
>
>아침부터 운동을 시작을 했다. 열심히 했다. 그랬더니 가스가 나오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얼마나 속이 시원한지 모른다. 그래도 또 열심히 운동을 했다. 그때 부터는 운동을 할때만 가스가 나오는 것이다.
>그나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모른다.
>이제는 응아를 하는 것만 남았다.........^^ 그러나 걱정이다.
>이번에도 또 고통스럽게 하면서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에 말이다.
>
>
>수술 사일째,
>
>다행이 응아는 아주 어렵지는 않게 나왔다........^^ 휴~~ 냄시......
>
>집에 잠시 들렀다.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하면서 운전을 했다.
>클러치를 밟을때 마다 자꾸 땡겼다.
>집에 오자마자 컴에 전원을 넣고 왈바에 접속을 했다. 노란색의
>화면이 나오니 가슴이 두근 거린다. 이것이 중독 증세인가 보다.
>왈바는 여전히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못 보던 아이디도 보인다. 그사이 또 다른 라이더가 왈바에 합류를 했나 보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들의 글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 이렇게 눈으로만 봐도 즐겁다.
>
>수술 오일째
>
>동생(가위잡이)이 도와줘서 쉽게 퇴원을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수술후기를 쓰기 시작을 했다. 그러나 잠이 온다. 아직도 피로가 쌓여서 그런가 보다. 잠시 낮잠을 잤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을 했다
>
>
>***많은 분들이 전화와 글로 걱정과 격려를 해 주셔서 수술은 아주 잘
> 끝났습니다. 회복을 하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고 하니 한동안
> 라이딩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워낙에 재발율이 높아서 조심을 해야
> 한다고 하는 의사선생님의 말씀도 있고 그리고, 이런 고통은 다시
> 당하고 싶지가 않아서리...........^^) 하지만, 술번개라도 나가서
> 여러분들의 얼굴을 뵙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회복이 되
> 면 바로 잔차 끌고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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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뵌적은 없지만 (by ........) 고생 하셨습니다......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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