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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소의 수술 후기.

........2000.11.18 17:51조회 수 254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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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날

그냥 어디 놀러온 기분이다. 아담한 방에 침대가 두개,
사람은 우리 식구들 셋 뿐이니 그러한 기분이 드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저녁은 근처의 순대국밥집에서 먹었다.
병원에 와서 환자복을 입는데, 하늘이는 잠옷인줄 알고
빨리 입혀 달라고 한다. 마냥 즐거워 한다. 내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우리가 입원을 한 병실은 산부인과 병동이다. 2인실을
찾다 보니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낮에는 조금 민망한
산모들의 모습을 볼수도 있다고 한다.


수술날

아침에 간호사가 깨워서 일어나니 닝거를 꽂는 것이다.
하늘이는 그때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마구 울기
시작을 한다. 그러면서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나도 닝거를 꽂았다. 그런데 이놈에 바늘이 얼마나 두꺼운지
......... 나도 헌혈을 17번을 해 봐서 두꺼운 바늘은
몇번 꽂아 봤지만, 이렇게 아픈 적이 없었다. 나비 모양의
바늘이 아니고 쇠로 된 바늘의 겉에 비닐 종류의 바늘이 감싸고
있는 것 이었다. 쇠로 된 바늘로 일단 구멍을 뚫고, 겉의
비닐로 된 바늘로 구멍을 넓히면서 구멍을 뚫는 것이다.
그리고 쇠로 된 바늘은 빼어내고 비닐로 된 바늘만 남겨 놓는
것이다. 그러니 쇠로 된 바늘이야 날타로우니까 그냥
따끔 정도지만 , 비닐로 된 바늘은 그 구멍을 확장 시키면서
들어가니 보통 아픈것이 아니었다.

하늘이가 먼저 수술을 시작을 했다. 마구 울면서 수술실로
들어가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집사람은 덩달아서
운다. 나는 수술 준비를 하느라고 (항생제를 맞기 위해서 )
병실과 수술실 앞을 오가면서 하늘이의 수술 걱정과 나의 수술을
걱정을 했다. 그래도 나의 동생 (가위잡이)의 처인 제수씨가
집사람과 같이 수술실 앞을 지키고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

하늘이가 회복실로 나와서 나와 집사람은 하늘이를 보러 갔다.
마구 울고 있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지나가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나를 보면서 웃는다. 한마디씩
하면서 말이다. " 이제 아들이 했으니 아버지가 하셔야지요.."

나는 수술실로 들어가서 수술대에 누웠다. 예정대로 척추 마취를
했다. 그러나 마취가 쉽게 되지를 않는 것이다. 마취사가
수술 부위를 꼬집으면서 아프냐고 한다. 나는 아프다고 했다.
생살을 뜯는 것 같은 아픔은 아니지만 아팠기 때문이다.
잠시후에 다시 꼬집었다. 그래도 약간 아팠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발가락을 움직여 봤다. 그런데 이것이 어쩐 일인지 ,
발가락이 움직이는 것이다. 마구 불안해 지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않그래도 척추마취를 하면 의식이 있어서 많은 부담이
되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취까지 잘 되지가 않으니
겁이 나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마취사의 판단으로 수술을
시작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자 수술은 바로 진행이 되었다.
의사선생이 칼로 나의 배를 가르는 느낌이 난다. 그때는
아프지 않았다. 느낌만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 칼로 두어번
긋고 난 다음에 갑자기 무언가로 심하게 누르는 듯하게 멍하니
아파오는 것이다. 나는 아프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더욱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마취사는 나에게
잠을 좀 재워 주겠다고 한다. 나는 그것이 좋겠다고 했다.
주사를 맞았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다음에 마취사가 잠이 오지를
않느냐고 묻는다. 나는 잠이 오지를 않는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잠시후에 산소 마스크가 씌워졌다. 그리고, 깨어보니
집사람과 동생(가위잡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많이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2시간 이면 된다는 사람이 3시간이 넘도록 나오지를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척추마취
로 마취가 잘 되지를 않아서 다시 전신마취를 했다는 것이다.
이럴줄 알았다면 처음 부터 전신 마취를 할 것을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회복은 쉽게 되지를 않았다. 하늘이는 밤 부터는 웃고 하면서
먹을 것을 찾고는 한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움직이지도 못하고
정신이 아슴하니 먼 뜬 구름을 타고 날아다니는 느낌이다.
밤에는 소변이 나오지를 않아서 고생을 했다. 아들은 쉽게 소변을
보는데 나는 나오지를 않는 것이다. 누워서 소변을 보라고 하는데,
남자의 자존심인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이 30년을 넘게 몸에 익어 있는데
쉽게 될리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일어났다. 그러나
나의 몸은 내가 아니었다. 다리는 후들후들 , 속은 울렁울렁,
머리는 어질어질, 심장은 쿵쾅쿵쾅 그리고 오한과 한숨이 마구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를 여러차례............
밤에 드디어 소변을 보기 시작을 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하루가 지나간 것이다.


수술 이틀째,

낮 부터는 배가 고팠다. 그래서 죽을 먹었다. 아주 맛이 기가 막혔다.
그리고 과일을 먹었다. 배는 물이 질질 흐른다. 그리고 사과는 달고
맛이 좋았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가 되었다. 갑자기 위에
가스가 차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트름은 나오지를 않고, 계속
해서 가스가 차는 고통은 또 처음이었다. 점점 배가 불러온다.
일어나서 운동을 하려고 했지만 걷기는 더욱이 힘이 든다. 조금 걷다가
다시 들어와서 침대에 누웠다. 그래도 트름은 나올줄 모른다.
약도 먹고, 사이다도 먹어 보도, 가스명수도 먹어 봤지만 속수무책이다.
시간이 지나니까 배의 가스가 서서히 장으로 내려간다. 이것은
더욱 더 고통이다. 장의 가스는 장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 다니면서
장을 마구 꼬는 것이다. 단순히 가스가 나오지를 않아서 생기는
고통이 아니고 장이 꼬이는 고통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다. 운동을
했다. 그래도 나오지는 않는다. 변기에 가서 앉아 봤다. 그러나
효과가 없다. 간호사들은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본다. 이제 4살인
아들은 웃으면서 먹을 것을 다 먹고 있는데, 33살인 아빠는 아직도
아프다면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정말로 이상했다
아무리 아이들이 회복이 빠르다고는 해도 이렇게 차이가 날 수도 있는지
말이다. 의사선생에게 물어보니 , 수술의 방법이 차이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단순하게 수술을 하는데, 어른들은
복막을 꿰메고, 몇개의 근육조직을 꿰메고 다시 살을 꿰멘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복도 느리고, 더 많이 아프다는 것이다. 생살인 근육을
꿰메 놨으니 한동안 아플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

밤 12시 경에 가스가 나왔다. 웃음도 같이 나왔다. 그렇게 두차례 정도
가스를 배출을 하니 속이 조금 풀렸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다른 사람들은 한번 가스가 나오면 그 다음 부터는 쉽게 가스가 나온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특이한 신체인가 보다.
밤이 새도록 장이 꼬이는 고통은 계속해서 됐다. 잠도 자지를 못했다.

하늘이는 저녁때 부터 일어나서 걷기 시작을 했다. 갑자기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우리는 그 소리에 놀라서 돌아봤다. 그러나,
우리는 더욱더 놀라고 말았다. 배가 아프다고 침대에서도 일어나지
못한다던 아이가 웃으면서 일어나서 걷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 나는 아직도 장이 꼬이는 고통이 괴로워 하고 있는데 말이다.

낮에는 창넘어로 홀로 라이딩을 하는 라이더를 봤다. 나도 라이딩을
하고 싶다. 빨리 회복을 해서 그렇게 즐기는 라이딩을 할 때를
손꼽아 기다린다.

수술 삼일째,

아침부터 운동을 시작을 했다. 열심히 했다. 그랬더니 가스가 나오기
시작을 하는 것이다. 얼마나 속이 시원한지 모른다. 그래도 또 열심히 운동을 했다. 그때 부터는 운동을 할때만 가스가 나오는 것이다.
그나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모른다.
이제는 응아를 하는 것만 남았다.........^^ 그러나 걱정이다.
이번에도 또 고통스럽게 하면서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에 말이다.


수술 사일째,

다행이 응아는 아주 어렵지는 않게 나왔다........^^ 휴~~ 냄시......

집에 잠시 들렀다.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하면서 운전을 했다.
클러치를 밟을때 마다 자꾸 땡겼다.
집에 오자마자 컴에 전원을 넣고 왈바에 접속을 했다. 노란색의
화면이 나오니 가슴이 두근 거린다. 이것이 중독 증세인가 보다.
왈바는 여전히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못 보던 아이디도 보인다. 그사이 또 다른 라이더가 왈바에 합류를 했나 보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들의 글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 이렇게 눈으로만 봐도 즐겁다.

수술 오일째

동생(가위잡이)이 도와줘서 쉽게 퇴원을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수술후기를 쓰기 시작을 했다. 그러나 잠이 온다. 아직도 피로가 쌓여서 그런가 보다. 잠시 낮잠을 잤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을 했다


***많은 분들이 전화와 글로 걱정과 격려를 해 주셔서 수술은 아주 잘
끝났습니다. 회복을 하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고 하니 한동안
라이딩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워낙에 재발율이 높아서 조심을 해야
한다고 하는 의사선생님의 말씀도 있고 그리고, 이런 고통은 다시
당하고 싶지가 않아서리...........^^) 하지만, 술번개라도 나가서
여러분들의 얼굴을 뵙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회복이 되
면 바로 잔차 끌고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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