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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양평 산음휴양림 임도

........2000.11.26 22:20조회 수 55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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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wrote:
11/26(일) 06:30 잠실선착장에서 K2님과, 제 차에 잔차 2대 싣고,일자산 육교앞 06:40 도착,
1분도 안 되어서 YS님 합세,
전날 야근으로 2시간 밖에 못잔 태백산님 차가 헐레벌떡 달려오는데,
얼렐레.... 왼쪽 빽밀러가 없더군요. 누가 발로 찼대나, 웬지 불길한 느낌....
어쨋거나 차 2대에 나누어 타고 일찍 출발하게 되었지요.

전날 토요일 밤에 전광석화 처럼 계획을 잡았지요, 빡쎈 남한산성 안가는 사람끼리 덜 어려운곳 가보자고....
캐리어 달린 차가 더 수배되었으면 몇명이라도 더 같이 갈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양평 산음휴양림은 올해 개장 되어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지요.
양평에서 홍천방향 국도 중간에서 빠져 가지요. 잠실서부턴 약 80Km정도.
대개의 휴양림과 크게 다를 바 없구요, 휴양림 둘레로 한 7부능선쯤으로 강촌 코스 넓이정도의 임도가 30Km이상 있지요.
바로 요걸 타보려고 지난 10월초 혼자 갔다가 언덕길에서 뱀을 만나 놀라 자빠지고,
헬멧으로 뱀 대갈통을 찍고 그랬던 곳이라 길은 잘 알고 있었지요

양수리를 지날즈음 갑자기 태백산님 차가 푸두덕 거리더니 길가에 스톱.
뭔 고장인가 했더니.... 엥꼬?....
YS님 왈 "내평생 52년에 엥꼬로 서는 차 첨 타 봤네" 웬수같은 태백산님....
부랴부랴 몇Km 전방 주유소에서 생수병으로 휘발유 3리터 받아와서 보충,
간신히 주유소까지 갈 수 있었지요. 어째 출발전부터 찜찜하더라니....
그런데 태백산님, 이 인간 그와중에도 꼭 LG주유소만 찾아요.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로 곰탕....K2님께서 사정없이 쏘십니다.
엥꼬와 아침식사 때문에 다소 지연 되긴 했으나 09:00에 산음 휴양림에 차 빠킹시키고....
근데 망할놈의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산은 뿌옇고 추적추적 빗방울....그러나 이미 정신 나간 네 왈바는 암말없이 잔차 손보고 출발준비하지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물팍,팔꿈 가드를 착착 착용합니다.
날씨가 추웠거덩요.

시작부터 업힐, 빗방울이 헬멧을 타고 흘러 눈 앞에서 뚝뚝 떨어집니다. 산 중턱보다 좀 더 높은 임도 개시점까지 준비운동 완벽하지요

이제 정점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30여Km를 돌아 다시 출발점까지 돌아 오게 되지요.
힘이 남아 도는 태백산님 마구 쏘기 시작합니다. 길도 잘 모르면서....
여기서 또 태백산님 불행의 씨가 싹트게 되지요.
길 폭은 차량통행 싸이즈이고 노면은 돌 많고 거친곳, 뽀송뽀송한 흙길, 낙옆덮인 카페트 같은곳 등등 골고루 섞여 있습지요.

우리가 달리는 길은 구름에 덮여 앞이 보이질 않습니다.
마치 가습기 앞에다 코를 박고 있는 것 처럼 wet한 (어라..영어가 되네) 습기가 땀과 함께 온 몸을 푹 젖게 만듭니다.
K2님 넘넘 즐거워 하십니다. YS님은 적어도 다운힐에서는 태백산님과 동급입니다. 무쟈게 쏘십니다.

30분에 한번씩 쉬기로 하고, 근데 앞서간 태백산님 소식이 없지요.
에잇.. 어디선가 기다리겠쥐... 한굽이 한모퉁이 돌아가 봐도 태백산님은 안보임다.
태백산!!!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
결국 핸폰이 울리는데 현재 자기가 있는 곳이 어딘지 모른답니다.
마침 맞은편에서 산고양이팀 9명을 만났지요.
그 분들께 이러이러한 무장공비 보시면 어디로 오라고 부탁해 놓고, 추워 죽갔는데 오기만 해 봐라. 뿌드득... 이 가는 소리,
한참후에 흙탕물을 뒤집어 쓴 채 나타난 태백산님,
YS님과 K2님의 싸늘한 눈밫을 보더니, 갑자기 초라한 표정관리....
몰골이 하도 불쌍해 야단(?)도 못치고....

코스의 1/3을 지나자 차 없는 아스팔트 다운힐이 기다립니다.
근데 비는 더 많이 내리는것 같습니다.
이미 버린 몸... 무엇이 두려우랴. 신나게 쏩니다. 속도계 53Km....
빗방울이 눈앞을 가리고, 뒷바쿠에서 튀는 물은 등짝을 씨원하게 적셔 줍니다.
젖은 장갑은 핸들에서 떨어지질 않고, 발은 동상 일보직전, 더 쏘고 싶어도 못 쏩니다.
뒤에서 YS님 고함을 치시네, "아우 손 시려워 천천히 가자구요"

늘 그렇지만 다운힐은 언제나 금방 끝나지요.
곧 나타나는 가파른 비포장 길 임도가 '한번 죽어 봐라' 약을 올립니다.

중간에 쉬는데 아무도 담배를 찾지 않으십니다.
무게(?)를 줄이려 애꿎은 청산가리(=빠워에이드)만 벌컥벌컥.... 비교적 완만한 업 다운의 반복, 구름과 안개 때문에 도통 앞길이 어떤지 알 수가 없지요.
출발 때와는 달리 노면이 푹 젖어 타이어가 쩍쩍 들러 붙습니다.
흙탕물로 범벅이 되어 꼴은 말씀이 아닙니다.

주행시간은 이제 3시간을 훨씬 넘어갑니다.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시계불량....간혹 절벽 아래로 보이는 골짜기가 꽤 깊다는것만 느낄수 있지요.

3시간 45분만에 최초 출발했던 임도 정상까지 왔습니다.
이제 끝 낼 때가 다가 왔지요.
첨에 준비운동이라고 올라왔던 가파른 고갯길을 달려 내려 갑니다.
태백산님과 YS님은 "자 이제 내려 갑시다"하는 소리와 함께 구름 밑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정확히 4시간만에 주차장에 안착,
휴양림에 오신 분들은 우리를 보면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들 입니다.그러거나 말거나....

총 주행거리 29Km
평균속도 11Km/h
옷, 배낭, 잔차 할 것 없이 모조리 흙투성이....

양평 나와서 추어탕으로 점심식사....이번엔 YS님께서 쏘십니다.
아주 아름다운 모습이십니다.

귀경길이 다소 막히긴 했지만 오후 4시 조금넘어 영 MTB옆 셀프세차장에 왔는데 미루님, 뭉치님, 라이더님이 계시더군요.
우릴 보자마자 행색이 불쌍해 보였는지
세차며 간단한 정비까정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일괄 서비스 해 주셨지요.
넘넘 고맙구요 정말 왈바 아니면 맛 볼 수 없는 따뜻한 전우애(?)였지요.
뭉치님의 협박으로 떡볶이 먹구 저녁 7시가 다 되어서 헤어졌지요.

12시간동안의 외출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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