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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번개후기] 강촌 챌린저코스

........2000.12.31 21:56조회 수 301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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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wrote:

새벽 05:30분....
알람은 06:00에 맞춰 놓았지만 소풍가는 얼라 마냥 일찌감치 깨어났지요.
아직 잠들어 있는 와이프 깰까봐 살금살금 일어나 후다닥 옷 챙겨입고 잔차들고 역시 살금살금 도둑고양이처럼 뒷꿈치 들고 대문을 열고 나옵니다.
처자식 내팽개치고 잔차타러 나가는 왈바의 초라한 모습....

이얏호 빨리 강촌 가자....

06:30분 잠실선착장....
1등인줄 알았는데 마린보이님 벌써 나오셔서 커피를 끓이고 계십니다. 차 안에 버너와 커피믹스, 주전자까정 한살림 차려 있더군요.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어젯밤 눈은 오지 않았지만 기온은 급강하하여 세찬 한강바람과 함께 눈물이 핑- 돌게 합니다.

한분, 두분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마린보이님의 커피 또한 한잔, 두잔 늘어 갑니다.

출석부 : 클리프,말발굽,마린보이,바지씨,삼천리,루키,트랙키,깅,두선,왕초,바이크러브,수류탄 (이상12명)

그리고 노바님께서 배웅 나오셨습니다. 날도 추운데 감사....

영MTB에서 빌린 봉고차, 발굽님 카니발, 마린보이님 무쏘 3대에 나누어 타고 출발합니다.
아직도 컴컴한 새벽입니다.
마석 지나서 해장국으로 아침식사....일단 춥고 배고픈건 해결합니다.

회비 20,000원씩 징수합니다.
행동식을 구매합니다.
빠워에이드,초코파이,자유시간,연양갱.... 요것들이 오늘 우리의 일용할 양식입니다.

09:40분 강촌에 도착하여 10:10분에 출발합니다.
해가 뜨면서 새벽보다는 다소 훈훈(?)했지만 매서운 칼바람은 우리를 반기지 않습니다.
마스크, 귀마개, 양말속의 비닐랩 등 중무장을 했지만 대자연의 심술에는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고, 또 모르신 분들은 모르겠지만, 강촌철교부터 강을 따라 10 여Km 달려야 합니다.
노면상태는 불량 그 자체입니다.
추위와 맞바람, 군데군데 얼어있는 콘크리트도로지만 선두에 선 바지씨님 무자비하게 쏘십니다. 인정사정 볼것 없다.
손,발,코 할것없이 꽁꽁 얼어갑니다.
평속 25Km/h로 달렸나 봅니다.
고통의 시작입니다.

번개 두번째 나오신 왕초님 벌써부터 슬슬 인상이 드러워지십니다.

어서 강 바람 덜 부는 산속으로 들어가고자 열씸히 패달을 찍습니다.

드디어 오프로드에 접어 드는데.... 오매오매.... 발목 깊이까지 눈이 쌓여 있습니다.
다행히도 자동차가 꾹꾹 밟고 지나간 곳은 탈만 했기에 바퀴자국만 따라서 이열종대로 전진합니다.
코스를 이탈하면 사정없이 눈 속에 쳐박힙니다.
약간의 오르막만 나와도 잔차 바쿠들은 팽팽 헛돌고 좌우로 미끄러집니다.
제대로 라이딩 한다는건 절대루 있을수 없습니다.
거의 끌고 가다가 경사가 약해지면 다시 올라 타고, 그러나 곧 미끄러지고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서 헥헥....

오르는 중간에 왕초님 "도조히 몬가겄써여, 요기소 도라 가겄써요"
추워서 발음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돌아가면 죙일 주차장에서 뭐 하실려구 ?
귀마개때문에 못들은 걸로 해두고 걍 15Km 첫 정상까지 갑니다.

모두들 왕초님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경치 좋고, 날씨 좋고, 파워에이드 좋고....
신나는 다운힐이어야 하는데.... 눈이 원망스럽습니다.
찬찬히 미끄럼도 적당히 타면서 내려갑니다.
토끼인지 곰인지 별 이상한 발자국들이 많았는데, 사냥꾼 출신의 마린보이님은 저건 노루다, 이건 토끼다 하시며 입맛을 쩍쩍 다십니다.

지난 11월 이곳을 10분만에 쾌속주행했었는데, 오늘은 그 두배 아니 세배쯤 더 걸리는것 같습니다.

두번째 정상 25Km지점 한치령도 똑같습니다.
삼천리님 잔차가 펑크납니다. 전에 디지카님 펑크난 그자리입니다.
누가 길에 못을 심어 놓았나봅니다.
삼천리님이 늘 배낭에 사무라이처럼 꽂고 다니던 왕펌프가 드뎌 위력을 발휘합니다.
쑥쑥 배기량 3,000cc입니다.

아침에 배급 받았던 파워에이드는 얼어 붙어서 샤베트가 되어 버렸지만 루키님이 준비해온 떡과 함께 우리를 즐겁게 해줍니다.

두선님은 작은 개울 건너는 다리에서 미끄러졌는데, 잔차와 함께 난간에 걸려 구사일생 했습니다.
하마터면 왈바에서 조의금 내야할 뻔 했습니다.

자 마지막 35Km 지점인 봉화산 정상을 향해 오릅니다.
그런데 이곳은 차량 바퀴자국도 없어서 그야말로 뿌드득 빠다닥 눈을 헤치며 올라야 합니다.
스키장이 따로 없는 끔찍한....
제대로 오를리 만무하지요.
배급받은 행동식은 거덜납니다.

젊은 청춘 깅님은 꾸준히 쉬지않고 업힐에 충실합니다.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발굽님보다 한살 위 연배이신 바이크러브님도 쥐가 날 것 같다는 엄살을 늘어 놓으시지만 씩씩하십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가 지나갑니다.
2000년의 마지막 해가 산 속으로 슬슬 다운합니다.
그러나 송년 아듀 어쩌구 멜랑꼴랑한 기분을 느낄 여유가 없습니다.

오늘의 일일찍새 트랙키님은 클리프님 돼지털카메라로 봉사 합니다.
과연 잘 나왔을지 궁금하지요.

봉화산 정상 35Km지점.... 클리프님 한숨....이 좋은 다운힐을 쏘지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 가자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나 어쩐다나.

말발굽님께서 복장 단속을 하십니다. 지쳐있는 상태에서 긴 시간 다운해야 하므로, 껴입고 귀마개, 마스크 등 하나하나 세심하게 주의를 주십니다.

마지막 다운힐코스.... 어라?
여기는 다른 곳과는 달리 덜 미끄럽습니다.
등산객들이 밟아대서 그런가 ?
잔차 12대가 서행다운 합니다.
길 가던 등산객 아줌마들이 말발굽님께 박수를 치며 환호합니다.
누가 안 말렸으면 우리의 말발굽님....그 아줌마들 따라 가셨을겁니다.

한눈 팔던 트랙키님, 마린보이님, 루키님 쫙쫙 미끄덩 합니다.
빠르진 않지만 그래도 다운힐은 신나지요.
아쉽게도 오푸는 모두 끝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오뎅집으로 우루루 몰켜갑니다.
뜨거운 국물 한컵과 오뎅 두어개씩 자알 드십니다.
계산은 물론 클번장님께서 알아서 하십니다.

약간의 아스팔트 다운으로 강촌시내로 들어가는데,
헐레벌떡 바지씨님 오뎅집에 두고온 헬멧을 찾으로 되돌아 갑니다.
말발굽님 건망증에 심하게 감염되어.... 팔,다리만 고생하지요.

오후 4시쯤 닭갈비집에 쳐들어가, 근 6시간만에 몸을 녹입니다.
점심 겸 저녁으로 닭갈비 철판구이....이 또한 즐거운 시간입니다.

주행거리 : 41Km
주행시간 : 5시간 45분
부상자 : 없음

배부르고 등따시니 졸음이 절로 옵니다.
그러나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군데군데 지체되어 잠실선착장에 저녁 7시가 넘어 도착했습니다.

오고갈때 꼬박 운전하느라 고생하신 말발굽님,마린보이님,클리프님께 감사....

13Km지점에서 포기 하려다, 끝까지 완주하신 왕초님 박수....

우리모두 즐겁고 유쾌한 송년 번개 였습니다.

왈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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