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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 전국일주 - 14

........2001.01.18 14:45조회 수 42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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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1. 14. 일요일

주행 거리 : 45.1 km
적산 주행거리 : 1246.8 km
주행 시간 : 2:41
평균 속도 : 16.8 km/h
최고 속도 : 58 km/h

천호동 -> 구파발 -> 파주

아침 햇살이 창문에 친 커텐을 뚫고 들어와 눈가를 간지럽힌다.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넘었다. 에라~ 무슨 걱정이랴! 집에 거의 다 왔는데....

한껏 게으름을 피우고 나서 아침도 거른 채 출발한다. 이제 거의 힘이 드는 것을 느끼지못한다. 엉덩이 아픈 것도 어느새 사라졌다. 아니, 잊고 있다.

아내에게 전화하여 아이들과 함께 구파발로 나오도록 하였다. 구파발에 도착하여 보니 웬 회색 레조 한 대가 비상등을 켜고 서 있다. 저거 내 차 아닌데.... 내 차는 밝은 쑥색인데하고 중얼거리고 있는데, 하람이 녀석이 문을 열고 튀어나온다. 그 동안 세차를 하지 않아 색깔이 달라 보였던 것이다. 얼른 잔차를 세우고 달려가 번쩍 안아 올렸다. 볼에 뽀뽀를 하고 얼굴을 문대는데 작은 놈 두람이가 문을 열고,
"아빠! 나도!"
고놈들.... 그 새 많이 큰 것 같다.
"하람아! 아빠 어디 갔다 왔는지 알아요?"
"자전거 여행이요."
"자전거 여행을 왜 갔어요?"
"응...."
"누구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하람이에게 보여 주고 싶었어요. 하람이도 씩씩하게 행동하고, 실패하는걸 두려워하지 않을 거지요?"
"네!, 그런데 아빠! 다음에는 저도 가고 싶어요"
"그래, 꼭 같이 가자, 자! 아빠하고 약속!"
아내는 옆에서 가만히 쳐다보며 미소 짓고 있다. 언제 봐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아내가 이해를 해 주고 적극적으로 밀어줬기에 가능한 여행이었다.

아내 말에 의하면, 그 동안 하람이 두람이가 춥고 힘들다는 이유로 엄마 말을 듣지 않을 때 힘들게 여행하는 아빠 얘기를 하면 두말 없이 듣더라는 말을 한다. 하람이는 이제 4돌하고 2달이 지났고 두람이는 다음 달이면 2돌이다. 그런데 그 놈들이 아빠의 마음을 벌써 이해하다니.... 반은 일단 성공한 여행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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