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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로 출근하기

........2001.03.21 21:48조회 수 24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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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걸어서 출퇴근하지요. 25분 정도밖에 안걸리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도곡동에서 세미나가 있어 잔차로 출근하기로 했읍니다.

친구한테 미리 연락해서 보관은 그 친구 차에 하기로 하고.

집인 독립문에서 8시 정도 출발했는데, 오늘은 차도 별로 안 막히고,

기온도 적당해서 너무나 상쾌하더군요.

그러나 웬걸요... 서울역을 지날때부터 버스가 많아지더니, 질주하기가

여간 불편해지는게 아닙니다. 버스나 택시때문에...

보도위로 올라와서 달릴땐 사람들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고...

거기다가 버스뒤를 따를라치면 매연때문에 절로 찡그려지더군요.

한강대교를 건너 강변의 자전거 도로로 들어서서야 안정을 찾을 수 있더군요.

압구정동에서 자전거도로를 빠져나와 도곡동을 향해 갈때도 역시 만만치 않았죠.

강남쪽에서는 지하철 공사구간이 많아서 길이 좁아지고, 바닥이 험해서 위험하더군요.

무사히 도곡동에 도착은 했지만, 안장가방에 매달려 있던 안전등을 잃어버렸어요.

아마도 둔턱을 넘나들때 빠진듯합니다.

깨달았지요... 잔차에 뭔가를 매달땐 확실히 고정치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돌아올때도 상황은 마찬가지 였지요.

중간에 재미있는 광경을 봤읍니다.

전 도로를 주행할 때 보통은 우측 통행을 하지만, 가끔 좌측으로도 주행을 하거든요.

어떤 분이 언급하셨는데, 잔차는 오히려 좌측 통행이 안전할 지 모른다구...

좌측통행을 한다는 것은 내가 위험물을 피하겠다는 것이거든요.

20km/h 이상으로 질주할때가 아니면 차라리 좌측통행이 나은거 같아요.

하여튼 제가 아주 천천히 좌측으로 진행하다가 커브를 만났지요.

장애물때문에 커브를 지난 방향이 안보였기 때문에 더욱 속도를 줄이고 좌회전을 하려는 찰나...

반대편에서 벌로 안큰 오토바이가 늘어선 차와 연석 사이로 달려오면서

머리를 좌우로 마구 흔드는 거예요.

"나보구 비키라는 신호인가부다, 뭐가 저리 바쁘지???" 생각하는 사이

저와 너무나 가까와져 황급히 피했는데....

바로뒤에 경찰 오토바이가 따라가는 거 있죠... 할리데이비슨을 탄 가죽잠바 경찰이 아니고,

스즈끼를 탄 파출소 순경 아자씨... 마구 빵빵거리면서...

제가 생각하기로 뭔가 잘못을 한 앞사람이 경찰 오토바이를 허접으로 보구 튀는 거 같더라구요.

너무 재미있죠... 속으로 응원했죠... 재주껏 열심히 튀어라...

근데, 도망가는 아저씨 오토바이도 쉬원찮아서 얼마 안가 잡혔을 거 같아요....

흠...상황설명이 제대로 됐나요?? 재미있나요??? 저만 재미있었을까요???

하여튼 서울 시내 잔차 타는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걸 느꼈어요...

공사중인 도로, 곳곳에서 정차하는 택시/버스, 디젤차의 매연....

잔차는 산이나 강변에서만 타야 하나봐요...

이상, 잔차로 출근한 오늘의 감상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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