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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번개 후기

........2001.04.06 10:11조회 수 271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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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아침 9시 45분 약속장소인 엘지마트 앞에 도착....

역시나 15분 기다린 10시까지 아무도 안나오시더군요.

나홀로 번개 시작.....

집앞에 이런 천혜의 코스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한 사람.

먼저 무덤 옆으로난 진입로를 따라 업힐 시작,드디어 산 능선의 솔밭

싱글로 진입,군부대철조망을 따라 롤러 코스터 업,다운.

철조망 옆에는 면도날이 달린 철조망이 깔려 있고 거기서 자빠지면 아마

10-20바늘은 꽤매야할 듯 하지만 그것 때문에 더욱 스릴이 있군요.

속도를 내지 않으면 롤러코스터 업에서 정지하기 때문에 눈물이 나도록

속도를 붙여본다. 드디어 오늘은 한번도 업에서 걸리지 않고 부드럽게

전 구간을 통과한다.역시 싱글을 탈때는 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레 잔차

를 다뤄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낀다.

약 300여미터의 더블을 다운힐하는데 놀러 나온 아이들이 화들짝

놀라며 환호성을 낸다.

양옆에 비닐하우스와 밭이 있는 아스팔트 포장길을 따라 마구 쏜다.

드디어 오늘의 주무대인 화정산 입구 교회앞....

여기서부터 첫번째 죽음의 다운힐까지 계속 업,업,업

첫번째 업힐은 멋드러진 화강암으로 치장한 묘까지 ,헥헥 거리며

낙엽이 깔린 급경사를 오르는데 낙엽속에 숨어있던 짱돌들이 자꾸 뒷바

퀴를 잡고 늘어진다.

여차저차하여 첫번째 휴식장소인 그 묘에서 잠시 휴식....

오늘이 한식이라 천막까지 쳐놓고 한 촌로가 친지들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물 한컵 얻어마시고 다시 업힐시작.....죽음의 다운힐1을 지나쳐보

내고 죽음의 다운힐 2로 페달을 밟는다.

죽음의 다운힐 1으로 명명한 그 곳은 작년가을 도전했다가 헬멧이

깨지고 무릎이 10그람정도 푹 패인 곳이다.이곳은 엉덩이가 뒷바퀴에 닿

을정도의 웨이백은 기본이고 오랜세월 결을 따라 깨어진 암석층이라서

핸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내의지와 상관없이 90도이상 꺾여버리는

공포의 다운힐이다.게다가 넘어졌다하면 앞으로 고꾸라지기 딱 좋은 경

사와 예리한 바위들이 빽빽히 차있는 무시무시한 곳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내려가려고 하는 죽음의 다운힐2도 만만치 않은 코

스이다.우선 길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코너를 돌자마자 미처 웨이백

을 할 겨를도 없이 50도이상의 다운힐이 펼쳐지는데 축구공 만한 짱돌

과 김장철 무우만한 나무뿌리가 "걸려라! 걸려! 콱 걸려 고꾸라져라!"

외치듯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40-50cm의 낙차들이 중요 커브마다

널려있다.오늘도 영락없이 뒷타이어에 엉덩이가 살짝 닿는 경미한 실수

를 범했지만 그넘들과의 사투에서 승리한 나는 입이 귀에 걸려있다.

흐흐흐! 오늘도 나의 승리다.

이 죽음의 다운힐2를 끝내면 마치 축하라도 하듯이 벤치와 시원한 약수

가 샘솟는 휴식공간이 나를 기다린다.

오늘도 많은 할배들께서 그 곳에서 소일하고 계신다.

약수를 마시며 숨을 고르고 있는 나에게 한마디씩들 하신다.

"아따! 저길 자장고 타고 내려오네!선수가벼!"

"저긴 다들 들고 내려오든디....자알 타시네!"

"다리통이 허리통 만하네그려!"

언제나 듣기 좋지만 민망한 복장때문에 오래 쉬진 못하고 폼나게

클리트를 끼우며 죽음의 다운힐 3를 향해 페달질을 한다.

약간의 싱글 업힐후에 신나는 능선 주행...이곳은 여름이면

송진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로 소나무가 많고 잘 깔린 솔잎들이 겨우내

눈 녹은 물에 쓸려 내려가지도 않고 나를 반긴다.

푹신푹신한 싱글을 페달질하다 보면 급한 경사와 20-30cm정도의

폭을 가진 죽음의 다운힐3가 기다린다.

작년 7월경 이 다운힐을 처음 접했을때가 생각난다.도저히 잔차를 타고

이런 곳을 내려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도 못했었는데 1년도 안지난

지금은 급경사와 급커브만을 골라 타고 있는 내 모습이 참 많이

변한 것 같다.이젠 좀 싱겁기까지 한 다운힐을 1분여만에 끝내고

다시 그길을 잔차를 끌고 오른다.

이유는 며칠 전 잠깐 타려고 왔다가 사람이 오르내린 흔적이 없는 죽음

의 다운힐일 것 같은 곳을 오늘 타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길이 있다면 무조건 죽음의 다운힐4로 명명할 작정으로 소나무 사이에

숨어있는 초입에 들어선다.어라! 길이 왜이리 넓어? 예상외로 솔잎이

두툼히 까려있는 더블이 나온다.하지만 실망을 하기도 전에 역시

이곳에 왜 사람다닌 흔적이 없었는지 그 이유가 드러난다.

이곳은 오랜 시간 동안 빗물이 흘러내리며 만든 일종의 계곡이다.

농구공만한 짱돌(그 모서리들이 칼처럼 예리한)들이 듬성듬성 박혀있고

나뭇가지 부러진 것들이 곳곳에 걸려있다.까닥하다간 바퀴사이로 그넘

들의 태클이 들어올 것 같다.거기서 앞으로 고꾸라지면 적어도 중상은

입을 것 같다.일단 웨이백을하며 내려가 본다.중간 중간 티코반만한

바위들이 급커브와 낙차를 만들며 앞길을 막고 앞타이어는 짱돌에 걸려

내려오던 탄력을 잃고 그자리에 서버린다.두 팔에 전해오는 둔중한

충격에 웨이백자세가 흐트러지며 어정쩡한 자세로 스탱딩이 되어 버

린다.원래 스탠딩이라봐야 2-3초가 고작인 내가 10여초 옆으로 넘어질

까를 고민하지만 짱돌들이 앞뒤바퀴를 물고 있어서인지 넘어지질 않는

다.참! 희안한 자세로 클릿을 빼려다 페달질을 해본다.

다시 쏟아져 내리꽂는다.경사가 심하긴 심한 것 같다. 50-60cm짜리

낙차 몇개를 뛰어내리고 나니 더블의 융단길 다운힐이 기다린다.

고진감래! 무서운 속도로 페달까지 밟아 보지만 속도감은 나질 않는다.

바람 한점 없는 계곡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나홀로 라이딩은 새로운 다운힐을 찾아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집에 와서도 그 감흥을 못이겨 계속 오늘의 라이딩을 되짚어

본다.오늘 함께 못한 분들이여!!!!!! 약오르지롱!!!!!!!

#### 다음에 번개치면 일산,화정 사시는 분들 많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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