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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한계령

........2001.04.16 10:42조회 수 422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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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한계령

연수로 강원도 양양에 소재한 오색그린야드 호텔에 3박 4일간 묵게 되었다
가족을 동반할 수 있어 처와 함께 승용차로 출발하기로 하였다.
가정주부라는 것이 어려운 직업이라서 집사람이 가고 싶다면 무리를 하여서라도 데리고 간다.
너무 좋아하는 그녀는 어린애 같다
고2, 고3을 남겨 놓고 떠나는 엄마 같지 않다.

시간이 나면 잔차(케넌데일 F2000SX)를 타고 싶을 것 같아 앞바퀴를 빼어 트렁크에 싣고 뒤 좌석에 잔차를 실었다
여유가 없어 마지막날 오전에 교육을 빼고 오색에서 한계령으로 오르기로 마음먹고 새벽에 워밍엎을 할 겸해서 주전골에 올랐다 오색약수를 마시기 위해 연인 몇이서 약수터에 있을 뿐 주전골에는 바람에 불고 추워서 그런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전날의 눈발이 먼산에 남아 있다.
오르는 중간에 조그만 절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내려오는 데 역시 내리막은 좋다

아침 식사를 하고 동료들과 차 한잔하고 사우나 간 집사람에게 쪽지를 남기고 외로이 9시 30분에 출발을 했다.
4월 13일 이면 봄인데 바람이 심하고 기온이 낮다
그렇게 추웠던 한 겨울에도 잔차 출근을 해서 추울 것도 없는데 봄에 추우니--- 춥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잠시 숨이 차고 몸에 뜨거움을 느낀다

꼬불꼬불한 길이 나의 고향인 청양에서 공주로 넘어가는 칠갑산 구도로 같았다
대학 2학년때 청양에서 정산, 청남, 나룻배로 건너 공주에서 부여가는 국도를 만나 공주까지 갔었는데, 사이클이 빵꾸가 날까봐 빨리 못가고 바람은 너무나 많이 넣어 통통뛰는 그런 길이었다. 벌써 20년쯤의 시간이 지나다니 그때 만나러 공주에 갔던 여학생이 지금의 나의 처가 되었지만

지나가는 관광버스에 고삐리 여학생, 남학생들이 다섯대 넘게 지나간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그땐 차에서 잠만 자고 도착하고 내리면 어딘지도 모르고 인솔자의 뒤만 따라다녀 어디를 다녀 왔는지 모르는 그런 여행이었는데

오른쪽 무릅이 시다
내릴까 말까하다가 쉽터가 있어 내리고 보니 땀이 촉촉하다
자본주의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집에 있는 잔차보다 업힐할 때 힘이 훨씬 좋다
샥을 잠그고 패달을 할 때 힘의 전달이 느껴진다.
헬멧, 장갑, 고글 또한 나의 안정감을 더해 준다.
현재 클립리스 패달은 빼고 일반 패달고 바꾸어 타고 있는데 다음에는 신발을 구해 얼마나 좋은지 실험해 보고 싶다

돈이란 것이 이런 것인가
돈이 최고다. 돈이 없으면 불편할 뿐이다라는 말을 생각하니 난 돈과 상관없는 갔다가 내려오는 어려운 길을 택하는 그런 현상을 어떻게 결부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잔차가 좋다.

저 멀리에 휴게소가 보이지만 길을 보니 아직 멀었다
가장 가파른 길도 25단 정도면 오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휴게소에 도착하니 바람이 정말 심하다 모자가 나르고
나보고 사진을 찍어 달라는 사람도 있고
약 1시간 10분 걸렸다

내리막 길에 돌풍같은 바람이 불어 다운 힐의 속도를 죽였다 살렸다 하고 모래 바람도 인다
앞 뒤 디스크 브레이크의 성능은 내가 제동하고자 하는 곳에 일정하게 작동하니 더욱 좋았다. 내리막은 15여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상쾌한 다운 힐 이었다.
집사람에게 한계령에 오른 것을 자랑 하니 피식 웃는다

점심 먹고 차에 잔차를 싣고 포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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