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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광덕산 개(犬) 조심.

........2001.04.25 04:13조회 수 357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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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wrote:

백수의 아침은... 고민으로 시작됩니다.
"아 ~ 오늘 무엇을 할꼬 ? "

느닷없이 짐 챙겨서 광덕산으로 걍 튑니다.
왜 그랬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완주하는데 도대체 몇시간이 걸릴까 ?...궁금해서 못견뎠습니다.

09:30분... 속도계 맞춰놓고 제 능력껏 달려 봅니다.
아침바람 찬바람에 닭살이 돋습니다.

잠시후, 우렁찬 개(犬) 짖는 소리에...헬멧속에서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십자수님이 도망친...식당들 몰려 있는 그 곳에서...
덩치 좋은 개 한마리가 저를 쫓아 나옵니다.

으아...저 놈 이었구나...도사견 잡종같은 큼직한...소름이 끼칩니다.
어차피 페달을 굴리기에는 넘 늦은듯...
사실 전 개를 별로 무서워하지는 않거든요.
십자수님, 바부 메렁.
다리에 보호대도 했겠다.
과감하게 내려서, 순식간에 안장을 뽑아...개 놈을 향해 돌격 합니다.
의외의 반격에 개 놈은 약간 멈칫합니다.
비록 고글을 썼지만, 아마도 개 놈은 불타는 제 눈빛을 보았겠지요.

조기축구 슈팅하듯...냅다 턱주가리를 걷어 찼더니...
'깽" 단 한마디...예상밖으로 간단하더구만요.
안도의 한숨~~~만약 개 놈이 한대 맞고도, 물러 나지 않으면 어쩌나...
그땐, 손에 쥔 안장으로 대갈통을 때리며, 육박전을 벌여야 하는 불상사...일어나면 안되지요.

초반 업힐하는데 체인이 팍 끊어져 열나게 꿔매 붙입니다.
혹 아까 그 개 놈이 기습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사주경계 철저히 합니다.

5 Km 지점에서, 이번엔 펑크...슬슬 뚜껑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한방 맞은 개 놈이 저주(?)를 보내는가 봅니다.

얼마간 더 오르는데, 체인... 또 끊어 집니다.
조금 전에 이어 붙인 자리는 멀쩡한데...다른 곳에서 죈좡.
열린 뚜껑 사이로 스팀이 푹푹 뿜어져 나옵니다.

나름대로는 대회 예행연습인데...펑크와 체인으로 30분이상 지체됩니다.
그래도 또 박박 올라 갑니다.

몇백미터 못가서 세번째 체인이 끊어 집니다.
드뎌 폭발할듯..."야이 띠양, 쓰펄..."
설상가상...체인커터기 나사 산이 망가져 헛돌며 운명을 다해 버립니다.

에휴, 한숨과 더불어 오늘 잔차타는거 포기 !

그러나 잔차 한대가 내려오는데, 도와 주시겠답니다.
이렇게 감사할 수 가...눈물이 앞을 가리는 감동의 도가니탕.
평택에 사시는 무소속 조성세님...이번대회 마스타부 2시간50분대 예상하신답니다.
손수 짧아진 제 체인을 연결해 주십니다.

덕분에 전 다시 시작합니다.
체인이 염려되어 페달은 살살 밟습니다.
오늘이 세번째라 길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온로드 달리면서 빠워에이드 마셔 보기도 하고, 쵸콜렛도 까 먹어 봅니다.

30 Km쯤 지나서, 임도에 접어들자...길이 며칠전과 다릅니다.
포크레인이 군데군데 흙을 깔아 덮었는데...이게 마사토같은 푹푹 빠지는,
마치 카스테라같은 느낌의... 드러운 촉감.
몇군데인지도 모를 정도로 깔아 놓았고, 오늘도 또 깔고 있었습니다.
낮은 오르막인데도 오르기 어렵습니다.
대회 나가시는 분들...유념하소서.

40 Km 조금 못가서 네번째로 체인 끊어 집니다.
새로 바꾸고서 주행거리 2,000 Km인데, 수명이 다 한 걸까요 ?
체인커터기도 망가져 있구...
아무도 없는 산중에서...망연자실.

이미 세번이나 이어 붙여 짧아진 망할놈의 체인을 뽑아 버립니다.
전에 재성이님은 안장을 낮춰 킥보드처럼 탔다는데...

코스 내리막지점까정 약 5 Km정도 잔차와 나란히 걷습니다.
한시간쯤 걸었던것 같습니다.
포기하니 맘이 편합니다.
새소리도 들리고, 꿩도 보입니다.
내리막은 무동력으로 잘 타고...평지와 오르막은 사정없이 걷습니다.

아까 맞은 개 놈은 안보입니다.

주차장까지 타박타박 걷는데...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 보는것 같습니다.
시계를 보니 오후 15:00분입니다.

진짜, 시합때 이러면 안되는데...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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