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wrote:
안내방송이 울립니다.
"아아~~ 초급자분들, 출발선에 정렬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원 400 여명중 상급 및 중급을 뺀 초급자가 300 여명이 훨씬 넘습니다.
잔차를 어루만진지 어언 8개월,,,킬킬킬...정신없는 왕초보가 시합엘 나왔습니다.
떨린다거나 긴장되는 그런 기분은 없습니다.
배번 '540' 번호표가 오늘의 제 이름입니다.
540번! 잘 해 보자구!
멀리 비구름에 반쯤 덮힌 광덕산이 비웃는것 같습니다.
주제넘게 튀어 나갈 일도 없고, 그저 제 분수껏 달리자고 다짐 또 다짐 해 봅니다.
옆에 뒤에 우리 왈바얼굴들이 많이 보여 내심 든든합니다.
"땅야~~"
출발 총소리가 울립니다.
수많은 자전거가 미친듯이 달려 나갑니다.
마치 톨게이트를 빠져나온 고속버스마냥...
우당탕...벌써부터 부딪쳐서 나자빠지는 분들이 나옵니다.
미루님, 장우석님 우리편(?) 낯익은 궁둥이들이 저를 추월해 갑니다.
어라? 너무 빨리들 달립니다.
"내가 너무 늦는건가?"
뒤를 돌아보니 왕초님 흘깃 보이고...선수들이 별로 없습니다.
앞으로는 개떼처럼 많아 보입니다.
초반 업힐 5 Km구간은 절대 오바하지 말자고 다시한번 굳게 다짐합니다.
빗방울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좀 구질구질한 날씨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앞 선수만 쫓아 갑니다.
이미 선두는 보이지 않을정도로 대열이 길게 흩어져 달립니다.
며칠전 제 앞차기에 나가 떨어진 개 놈은 안보입니다.
콘크리트길은 끝나고 비포장이 시작됩니다.
죄송하게도 아군(我軍) 마린보이님을 따라 잡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으신가?..."힘 내세요" 외치고 앞으로 나갑니다.
말발굽님께서 맨소래담을 바르면 좋다구 하셔서...듬뿍 쳐발랐더니...물팍이 화끈화끈 따가와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경사가 급해 지면서 슬슬 쳐지는 선수들이 늘어 납니다.
웬만한 경사도 끌고 가는 나약한(?) 중생들도 있습니다.
"킬킬킬...거봐, 왜 첨부터 오바하고 난리래? "
속으로 맘껏 비웃으면서 한놈씩 추월해갑니다.
하나씩 제끼면서 "바부" 라고 외칩니다. 물론 속으로만...
점점 교만해지는 수류탄이 되고 있습니다.
임도에 접어 들면서, 끌고 오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래도 조 앞에 열심히 패달질하는 두 자전거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와우님과 클리프님.
"먼저 갑니다" 목례후 추월하는데...왜 이리 미안한 생각이 들던지...
와우님 왈 "모야? 이거...이래도 되는거야?...우아래두 읍써 ? "
저 양반 아직 말 할 기운이 남아 있으니 다행입니다...킬킬킬
땀이 흘러 고글 안에 김이 서립니다.
뿌옇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눈에 뵈는게 없으니 더 잘 올라 가는것 같습니다.
헉헉 숨소리가 거칠어 집니다.
끌고가는 분들이 길을 잘 안 비켜줍니다.
알아서 비켜 가라는 건지...매너는 빵점짜리들 입니다.
저도 내리고 싶지만, 속도 까먹는게 너무나 아깝습니다.
낑낑 타고 오르면 대략 5~6 Km/h 쯤 되는데...
끌고 오르면 4 Km/h 남짓 ?
바로 앞에 끄시던 분이 열나게 밟고 오르는 저를 위해 길을 비켜 주십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보니 디지카님이었습니다.
무거운 풀샥으로 고생 많으십니다.
속도계 시계를 보니 30 여분쯤 됐었나 봅니다.
출발시 거의 꼬리 부분이었는데...첫 업힐에서 대충 15 명 정도 잡은것 같습니다.
흐흐흐...업힐이 거의 끝나갑니다.
한별님이 앞에서 헤메고 있습니다.
초급 시니어는 저보다 쪼끔 앞에서 출발했는데...
"수류탄님 맞으세요?"
"그래 이 인간아...젊은 청춘이 비실비실 모하는 거야 ?"
냅다 야단을 쳤더니, 금새 앞으로 달려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매정하게 혼자서 가버립니다.
첫 다운힐...깜짝 놀랐습니다.
대부분 다운힐에서 지리멸렬 움찔대시더군요.
물론 비도 왔고, 조심은 해야 겠지만...
이때다 싶어 앞기아 큰거에 걸고, 뒤기아 작은놈 걸고 마구 패달질...
정확하게 11명 잡았습니다.
길 가에 분실물들이 수두룩 합니다.
쵸코바, 펌프, 게토레이...등등 다 주우면 한 배낭 되겠더군요.
온로드 다운힐...다행히 빗물이 말라서 위험요소는 안보입니다.
맞바람이 아닐때에는 70 Km/h 까지 달렸습니다.
군데군데에서 박수와 함께 화이팅을 외쳐주는 대회 진행요원들의 격려에 힘이 납니다.
프리라이더의 신쌍덕 대위님을 추월합니다.
"힘내세요" 했더니, 이 양반 진짜로 힘 내서 마구마구 쫓아 오십니다.
다음부턴 말 조심 해야지요...킬킬
온로드 평지...음료수를 마십니다.
쵸코바도 하나 까먹습니다.
두번째 가파른 업힐을 위한 대비 입니다.
내려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뒤에 따라오는 넘들이 너무 무섭습니다.
또한 제 앞에 따라 잡아야 할 넘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를 추월하는 선수들이 셋 있었지만 신경 안씁니다.
다음 언덕에서 곧 만날텐데요...
이래서 사전에 코스 답사는 꼭 해야 하는가 봅니다.
지난번 답사때 한시간 걸렸던 지점을 지나는데...기록이 3분 단축 됐습니다.
기뻐서 허공에 대고 고함을 한번 쳐봅니다.
"나는...할 수 있다...구요"
두번째 업힐...짱돌무더기...아까 평지에서 저를 추월하느라 힘 뺀 친구들 다시 따라 잡습니다.
연습땐 끌고 올랐는데...어라??? 제가 꾸역꾸역 타고 오르는 겁니다.
끝나고 도핑테스트 해야되는건가?
기분 좋게 두번째 업힐을 넘었습니다.
바람이 다소 세게 불어 간간이 애로사항이 생깁니다.
25 Km지점 간판이 보입니다.
절반 왔는데 아직 지치진 않았습니다.
제 목표가 3시간 25분 이었는데...한번 해 볼랍니다.
달리는 중에 3시간 10분으로 목표를 달리 잡습니다. 빠샤~~
다운힐...저 앞에 사진 찍는 분들이 보이십니다.
표정관리에 잠시 신경을 써 봅니다.
다가가보니 YS님과 챔프님입니다.
두 분의 격려의 함성이...제겐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험한 다운힐을 더빨리 달립니다.
없던 힘이 어디선가 용솟음 치는것 같습니다.
한 다섯놈 또 잡았습니다.
30 Km쯤, 문금리라는 마을을 지날때, 지난번 답사기록보다 또 5분쯤 단축합니다.
자신감이 생깁니다.
비록 다리는 힘들지만 참을 수 있습니다.
두 딸의 얼굴을 떠올리며 힘을 내봅니다.
온로드 오르막...539번 온바이크님이 맞바람을 헤치며 오르십니다.
온바이크님...첫 벙개 남한산성때 저를 코치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뒤로 도망 못가게(?) 감시하시던...왈바 선생님.
그날 그렇게 제가 도망쳤으면...자전거 팔고 딴짓거리 열심히 했겠지요.
똑같은 맞바람이지만 저보다 더 휘청거리십니다.
"화이링~~" 하면서 미안한 마음으로 추월.
세번째 임도에 접어듭니다.
저를 추월하시는분...며칠전 체인 끊어졌을때 도와주셨던 평택의 조성세님...마스타부이신데, 오히려 저를 다독거리시며 앞으로 나아가십니다.
아유 기운 빠져라...
뭐 먹을거 없나? 해서 뒷주머니를 부스럭 뒤져 봅니다.
얼랠래??? 암것두 읍는 겁니당...
다운힐때 모두 떨어뜨렸겠지요.
초코바, 쏘세지, 사탕...그림의 떡.
대신 음료수로만 허기를 달래봅니다.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한데...
40 Km쯤, 앞 언덕에 십자수님 궁둥이가 보입니다.
그 궁둥이가 작은 언덕을 넘어 내려가면, 전 그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는 위치입니다.
죽어라 올랐다가 내렸다를 반복합니다.
간혹 펑크 때우시는 분들을 지나면서, 스스로 제 타이어에 감사할뿐...
왕창님...체인 끊어져 저를 안타깝게 하십니다.
뒤에 시니어 한명이 쫓아 옵니다.
따라 잡히지 않으려고 저도 이를 악 물고 밟습니다.
철커덩...이게 무슨 소린가?
순간 체인 끊어졌던 악몽이 되살아 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앞체인이 걍 빠진거 였습니다....안도의 한숨.
한번도 안내리고 완주하려고 했는데...결국 한번쯤 쉬어 주어야 하는가 봅니다.
이때 반월인더컴님...펑크를 때우고도 저를 추월하십니다.
반월님은 저를 반가와 하시는데...전 하나도 반갑지가 않습니다.
"저 양반이 펑크 때우는 동안...난 모야???"
거의 45 Km지점까지 이르렀습니다.
허기와 갈증에 기운이 점점 빠져갑니다.
마지막 구간...싱글 다운힐인데...이 넘이 무척 험합니다.
여지껏 뻥뚫린 개활지였는데...컴컴한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면서,
돌멩이와 작은 시냇물 흐르는 그리고 풀밭(?) 암튼 싱글놀이 하기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마지막 힘을 내서 달려 내려옵니다.
우당탕퍽퍽...앞사람이 저를 비켜 줍니다.
대부분 싱글다운힐 경험이 없으신가 봅니다.
걍 끌고서 쩔쩔 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정없이 추월합니다.
여기서도 한 대여섯명 제낀것 같습니다.
넘어지고 구르신 분들은 대부분 이 코스에서 그러셨을 겁니다.
어느덧 도착지점...
벌써 한나절이 다 지났구나...
방금전에 앞서 도착하신 십자수님과 재성이님이 반겨줍니다.
죙일 죽어라 패달 밟은 동지들...
꽤죄죄한 몰골과 흙투성이...그래도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사람들입니다.
속도계를 들여다 봅니다.
평균속도 : 15.4 Km
주행시간 : 3시간 08분 40초
만쉐...목표달성...넘넘 기쁩니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맨 꼴찌로 출발해서 하나씩 추월하는 맛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8개월 초보가 무럭무럭 자라게 도와주신 왈바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붙임 : 공식기록 3시간 09분 58초...23등.
안내방송이 울립니다.
"아아~~ 초급자분들, 출발선에 정렬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원 400 여명중 상급 및 중급을 뺀 초급자가 300 여명이 훨씬 넘습니다.
잔차를 어루만진지 어언 8개월,,,킬킬킬...정신없는 왕초보가 시합엘 나왔습니다.
떨린다거나 긴장되는 그런 기분은 없습니다.
배번 '540' 번호표가 오늘의 제 이름입니다.
540번! 잘 해 보자구!
멀리 비구름에 반쯤 덮힌 광덕산이 비웃는것 같습니다.
주제넘게 튀어 나갈 일도 없고, 그저 제 분수껏 달리자고 다짐 또 다짐 해 봅니다.
옆에 뒤에 우리 왈바얼굴들이 많이 보여 내심 든든합니다.
"땅야~~"
출발 총소리가 울립니다.
수많은 자전거가 미친듯이 달려 나갑니다.
마치 톨게이트를 빠져나온 고속버스마냥...
우당탕...벌써부터 부딪쳐서 나자빠지는 분들이 나옵니다.
미루님, 장우석님 우리편(?) 낯익은 궁둥이들이 저를 추월해 갑니다.
어라? 너무 빨리들 달립니다.
"내가 너무 늦는건가?"
뒤를 돌아보니 왕초님 흘깃 보이고...선수들이 별로 없습니다.
앞으로는 개떼처럼 많아 보입니다.
초반 업힐 5 Km구간은 절대 오바하지 말자고 다시한번 굳게 다짐합니다.
빗방울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좀 구질구질한 날씨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앞 선수만 쫓아 갑니다.
이미 선두는 보이지 않을정도로 대열이 길게 흩어져 달립니다.
며칠전 제 앞차기에 나가 떨어진 개 놈은 안보입니다.
콘크리트길은 끝나고 비포장이 시작됩니다.
죄송하게도 아군(我軍) 마린보이님을 따라 잡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으신가?..."힘 내세요" 외치고 앞으로 나갑니다.
말발굽님께서 맨소래담을 바르면 좋다구 하셔서...듬뿍 쳐발랐더니...물팍이 화끈화끈 따가와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경사가 급해 지면서 슬슬 쳐지는 선수들이 늘어 납니다.
웬만한 경사도 끌고 가는 나약한(?) 중생들도 있습니다.
"킬킬킬...거봐, 왜 첨부터 오바하고 난리래? "
속으로 맘껏 비웃으면서 한놈씩 추월해갑니다.
하나씩 제끼면서 "바부" 라고 외칩니다. 물론 속으로만...
점점 교만해지는 수류탄이 되고 있습니다.
임도에 접어 들면서, 끌고 오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래도 조 앞에 열심히 패달질하는 두 자전거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와우님과 클리프님.
"먼저 갑니다" 목례후 추월하는데...왜 이리 미안한 생각이 들던지...
와우님 왈 "모야? 이거...이래도 되는거야?...우아래두 읍써 ? "
저 양반 아직 말 할 기운이 남아 있으니 다행입니다...킬킬킬
땀이 흘러 고글 안에 김이 서립니다.
뿌옇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눈에 뵈는게 없으니 더 잘 올라 가는것 같습니다.
헉헉 숨소리가 거칠어 집니다.
끌고가는 분들이 길을 잘 안 비켜줍니다.
알아서 비켜 가라는 건지...매너는 빵점짜리들 입니다.
저도 내리고 싶지만, 속도 까먹는게 너무나 아깝습니다.
낑낑 타고 오르면 대략 5~6 Km/h 쯤 되는데...
끌고 오르면 4 Km/h 남짓 ?
바로 앞에 끄시던 분이 열나게 밟고 오르는 저를 위해 길을 비켜 주십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보니 디지카님이었습니다.
무거운 풀샥으로 고생 많으십니다.
속도계 시계를 보니 30 여분쯤 됐었나 봅니다.
출발시 거의 꼬리 부분이었는데...첫 업힐에서 대충 15 명 정도 잡은것 같습니다.
흐흐흐...업힐이 거의 끝나갑니다.
한별님이 앞에서 헤메고 있습니다.
초급 시니어는 저보다 쪼끔 앞에서 출발했는데...
"수류탄님 맞으세요?"
"그래 이 인간아...젊은 청춘이 비실비실 모하는 거야 ?"
냅다 야단을 쳤더니, 금새 앞으로 달려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매정하게 혼자서 가버립니다.
첫 다운힐...깜짝 놀랐습니다.
대부분 다운힐에서 지리멸렬 움찔대시더군요.
물론 비도 왔고, 조심은 해야 겠지만...
이때다 싶어 앞기아 큰거에 걸고, 뒤기아 작은놈 걸고 마구 패달질...
정확하게 11명 잡았습니다.
길 가에 분실물들이 수두룩 합니다.
쵸코바, 펌프, 게토레이...등등 다 주우면 한 배낭 되겠더군요.
온로드 다운힐...다행히 빗물이 말라서 위험요소는 안보입니다.
맞바람이 아닐때에는 70 Km/h 까지 달렸습니다.
군데군데에서 박수와 함께 화이팅을 외쳐주는 대회 진행요원들의 격려에 힘이 납니다.
프리라이더의 신쌍덕 대위님을 추월합니다.
"힘내세요" 했더니, 이 양반 진짜로 힘 내서 마구마구 쫓아 오십니다.
다음부턴 말 조심 해야지요...킬킬
온로드 평지...음료수를 마십니다.
쵸코바도 하나 까먹습니다.
두번째 가파른 업힐을 위한 대비 입니다.
내려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뒤에 따라오는 넘들이 너무 무섭습니다.
또한 제 앞에 따라 잡아야 할 넘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를 추월하는 선수들이 셋 있었지만 신경 안씁니다.
다음 언덕에서 곧 만날텐데요...
이래서 사전에 코스 답사는 꼭 해야 하는가 봅니다.
지난번 답사때 한시간 걸렸던 지점을 지나는데...기록이 3분 단축 됐습니다.
기뻐서 허공에 대고 고함을 한번 쳐봅니다.
"나는...할 수 있다...구요"
두번째 업힐...짱돌무더기...아까 평지에서 저를 추월하느라 힘 뺀 친구들 다시 따라 잡습니다.
연습땐 끌고 올랐는데...어라??? 제가 꾸역꾸역 타고 오르는 겁니다.
끝나고 도핑테스트 해야되는건가?
기분 좋게 두번째 업힐을 넘었습니다.
바람이 다소 세게 불어 간간이 애로사항이 생깁니다.
25 Km지점 간판이 보입니다.
절반 왔는데 아직 지치진 않았습니다.
제 목표가 3시간 25분 이었는데...한번 해 볼랍니다.
달리는 중에 3시간 10분으로 목표를 달리 잡습니다. 빠샤~~
다운힐...저 앞에 사진 찍는 분들이 보이십니다.
표정관리에 잠시 신경을 써 봅니다.
다가가보니 YS님과 챔프님입니다.
두 분의 격려의 함성이...제겐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험한 다운힐을 더빨리 달립니다.
없던 힘이 어디선가 용솟음 치는것 같습니다.
한 다섯놈 또 잡았습니다.
30 Km쯤, 문금리라는 마을을 지날때, 지난번 답사기록보다 또 5분쯤 단축합니다.
자신감이 생깁니다.
비록 다리는 힘들지만 참을 수 있습니다.
두 딸의 얼굴을 떠올리며 힘을 내봅니다.
온로드 오르막...539번 온바이크님이 맞바람을 헤치며 오르십니다.
온바이크님...첫 벙개 남한산성때 저를 코치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뒤로 도망 못가게(?) 감시하시던...왈바 선생님.
그날 그렇게 제가 도망쳤으면...자전거 팔고 딴짓거리 열심히 했겠지요.
똑같은 맞바람이지만 저보다 더 휘청거리십니다.
"화이링~~" 하면서 미안한 마음으로 추월.
세번째 임도에 접어듭니다.
저를 추월하시는분...며칠전 체인 끊어졌을때 도와주셨던 평택의 조성세님...마스타부이신데, 오히려 저를 다독거리시며 앞으로 나아가십니다.
아유 기운 빠져라...
뭐 먹을거 없나? 해서 뒷주머니를 부스럭 뒤져 봅니다.
얼랠래??? 암것두 읍는 겁니당...
다운힐때 모두 떨어뜨렸겠지요.
초코바, 쏘세지, 사탕...그림의 떡.
대신 음료수로만 허기를 달래봅니다.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한데...
40 Km쯤, 앞 언덕에 십자수님 궁둥이가 보입니다.
그 궁둥이가 작은 언덕을 넘어 내려가면, 전 그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는 위치입니다.
죽어라 올랐다가 내렸다를 반복합니다.
간혹 펑크 때우시는 분들을 지나면서, 스스로 제 타이어에 감사할뿐...
왕창님...체인 끊어져 저를 안타깝게 하십니다.
뒤에 시니어 한명이 쫓아 옵니다.
따라 잡히지 않으려고 저도 이를 악 물고 밟습니다.
철커덩...이게 무슨 소린가?
순간 체인 끊어졌던 악몽이 되살아 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앞체인이 걍 빠진거 였습니다....안도의 한숨.
한번도 안내리고 완주하려고 했는데...결국 한번쯤 쉬어 주어야 하는가 봅니다.
이때 반월인더컴님...펑크를 때우고도 저를 추월하십니다.
반월님은 저를 반가와 하시는데...전 하나도 반갑지가 않습니다.
"저 양반이 펑크 때우는 동안...난 모야???"
거의 45 Km지점까지 이르렀습니다.
허기와 갈증에 기운이 점점 빠져갑니다.
마지막 구간...싱글 다운힐인데...이 넘이 무척 험합니다.
여지껏 뻥뚫린 개활지였는데...컴컴한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면서,
돌멩이와 작은 시냇물 흐르는 그리고 풀밭(?) 암튼 싱글놀이 하기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마지막 힘을 내서 달려 내려옵니다.
우당탕퍽퍽...앞사람이 저를 비켜 줍니다.
대부분 싱글다운힐 경험이 없으신가 봅니다.
걍 끌고서 쩔쩔 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정없이 추월합니다.
여기서도 한 대여섯명 제낀것 같습니다.
넘어지고 구르신 분들은 대부분 이 코스에서 그러셨을 겁니다.
어느덧 도착지점...
벌써 한나절이 다 지났구나...
방금전에 앞서 도착하신 십자수님과 재성이님이 반겨줍니다.
죙일 죽어라 패달 밟은 동지들...
꽤죄죄한 몰골과 흙투성이...그래도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사람들입니다.
속도계를 들여다 봅니다.
평균속도 : 15.4 Km
주행시간 : 3시간 08분 40초
만쉐...목표달성...넘넘 기쁩니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맨 꼴찌로 출발해서 하나씩 추월하는 맛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8개월 초보가 무럭무럭 자라게 도와주신 왈바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붙임 : 공식기록 3시간 09분 58초...23등.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