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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연인산 대회코스 투어기

........2001.05.04 16:45조회 수 66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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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2일과 3일 2일간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연인산(해발 1068m에서 『제1회 연인산 전국 마운틴바이크 대회』
가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우리는 현지 코스 답사를 가기로 했다.

이번 코스답사에는 김동원님(산고양이회장), 콜바의 이병진(아들 초등6년 민기,초등1년 정기)과
차영수, 김인섭, 오동준님등 모두 7명 이었다.

연인산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기 때문에 현지답사를 떠나는 우리의 기대는 사실 그리 크지 않았다.
길이나 알아두자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33km에 이르는 연인산 산악자전거 대회 코스를 답사를 끝낸 뒤,
우리는 그 뛰어난 자연 경치와 절묘한 코스에 모두 감탄하고 말았다.
이구동성 " 환상, 드림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서울에서 5월 1일(석가탄신일) 아침 7시에 출발하여 경춘국도를 따라 달렸다.
지난 겨울의 묵은 때를 벗고이제 막 파릇한 나뭇잎이 돋아나기 시작한 경춘국도의 전경은 참으로 싱그러웠다.
구리, 남양주, 청평을 지나 가평군청 소재지인 가평읍내에 들어서자 산뜻하게 지어진 가평문화예술회관과
운동장이 너른 가평공설운동장,이곳이 제1회 연인산 산악자전거대회
다운힐 경기장소와 챌린저코스 출발점인 곳이다.
우리는 가평문화예술회관과 공설운동장 주위를 한바퀴 돌면서 코스 답사를 준비했다.

우리 답사팀의 막내 초등1년생인 정기를 보고 안내자로 나선 가평군청 직원은 33㎞가 넘는 연인산 챌린저 코스
답사 완주는 어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정기는 마치 자기를 떼어놓고 우리만 갈 것 같은 불안한 표정으로
"나도 완주 할 수 있어요! 충분히 해낼 수 있다구요!" 광덕산도 완주했어요.

오전9시경 연인산을 향해 출발했다. 가평읍 시가지를 관통하여 4㎞를 달리자 용추폭포가 나왔다.
웅장하진 않지만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 같은 폭포였다.
폭포를 뒤로하고 3㎞를 더 올라가자 본격적인 비포장도로가 시작됐다. 울퉁불퉁 굴곡이 진 본격적인 산악자전거도로에
접어들자 긴장감이 가슴 한 쪽으로 찡하게 스쳐갔다.

이곳이 가평군이 자랑하는 가평팔경 중 하나인 용추구곡이었다. 시한 계곡의 물소리를 따라
푸른 나무 그늘 아래를 달리는 기분을 표현할 길은 상쾌하다는 말밖에 달리 찾을 수가 없었다.
용추구곡은 가평이 자랑할 만한 아름다운 계곡이었다.
계곡의 바닥과 주변에는 회색 빛 바위가 한가롭게 앉아 있고, 둥글둥글한 돌이 청순한 소녀의 목덜미처럼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물결은 바위에 부딪치며 하얗게 부서지고, 바위 웅덩이 속에서는
점박이 개구리, 올챙이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었다.
신록이 돋아나는 5월, 초여름의 향기가 천지간에 가득 찬 용추구곡을 달리는 우리 일행의 표정에는 모두 힘이 넘치고 있었다.
가장 힘들어 할 것으로 생각했던 막내 정기가 '재밌다. 시원하다'를 외치며 언제 또 개울이 나오냐고 재촉하며 제일 신나 있었다.

이렇게 계곡을 따라 몇 개의 개울을 건너며 출발점에서 11㎞되는 지점에 이르자 작은 삼거리가 나왔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장수고개로 방향을 잡았다. 지금까지 온 길과는 다르게 난코스가 우리의 앞길을 막고 있었다.
매우 가파른 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 모두의 얼굴에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는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기 시작했다. 막내 정기가 자전거를 끄는 모습이 힘들어 보여 자전거를 끌어주려 하자
정기는 단호히 거부했다. 자존심이었다. 이제 8살 된 어린아이에게 이런 강한 자존심이 형성되었다는 게
놀라우면서도 그런 정기가 대견스러웠다. 정기는 입술을 꼭 다물고 자전거를 끌기 시작했다.

장수능선을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급해 무척 힘이 들긴 했지만 수없이 많은 종류의 야생화가 때론 홀로 우아하게,
때론 무리 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자전거 패달을 멈추게 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라서 그런지 원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숲 속에는 갖가지 새들이 노래하고, 우리의 인기척에 놀란 꿩의 푸드득 날아가는 소리에 우리도 함께 놀라곤 했다.

굴곡진 능선을 따라 한참을 오른 후 갈래 길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자 산악자전거 코스 중에서 고속도로라고
느껴질 정도의 잘 정비된 산림도로가 나타난다. 길 양쪽으로 울창한 잣나무가 짙게 자란 숲을 따라 시원스레 패달을 밟아 나갔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잣나무에서 뿜어내는 알싸한 송진 내음이 온몸에 스며들어 힘이 절로 솟았다.
언제 힘든 고갯길을 넘어왔냐 싶게 자전거는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달
렸다.

3㎞ 정도를 신나게 달리고 난 후 또다시 험한 언덕길이 나타난다. 그러나 신이 난 우리 일행의 표정은 이 정도야 하는 기세로
언덕길을 내달아 올랐다. 언덕을 다 올라 정상에 다다를 때에는 모두 숨을 헐떡였다. 그 정상에는 수없이 많은 철쭉이
꽃 몽우리를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꽃들이 만개한 모습을 보지 못함이 참으로 아쉬웠다.
연분홍 빛 철쭉꽃이 만개한 그 길을 달리는 기분은 상상만으로도 신나는 일이었다.

오르막 길이 있으면 내리막 길도 있는 법.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다. 2㎞가량 급경사 내리막길이 나타났다.
주의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 위험이 있었다. 우리는 서둘지 않고 한 사람씩 차례로 내려갔다.
하지만 막내 정기를 포함한 모든 일행은 위험에 대한 걱정보다도 그 스릴과 재미를 즐기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6㎞ 구간은 이 주변 일대에서도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계곡의 돌, 맑은물, 기암괴석들과
주변의 연두색 녹색물결 취해 잠시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해주었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었고,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한 개울물은 새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속세의 모든 티끌을 씻어주는 듯 했다.

돌 길을 지나고, 개울을 건너며 한참을 내려오니, 몇시간 전에 올랐던 삼거리가 나왔다. 이제부터는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 길이다.
오를 때의 흥분과 짜릿함은 없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이 온 몸으로 흐르는 통쾌한 하산길이었다.
하지만 내려가는 탄력으로 사고가 날 위험이 있어 끝까지 긴장을 풀지 말라고 독려하여 일행 모두는 무사히
출발지점인 가평공설운동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평공설운동장에서 우리가 갔다 온 길을 뒤돌아보며 모두는 흐믓한 표정이었다.
막내 정기가 정말 재밌는 산행이었다고 큰 소리로 떠들었다. 아직도 힘이 남았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자전거를 타고 운동장을 돌았다.
무서운 신인 탄생의 예고인가???.

연인산 산악자전거 코스는 원시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코스이다. 물과 계곡, 숲이 어우러진 맑고 깨끗한 코스를
따라 달리는 산행은 어느 산악자전거 코스에서도 맛볼 수 없는 곳이다.
평평한 길과 험한 길이 적절히
안배되어 있어 산행 내내 짜릿한 긴장김이 떠나질 않는 산악자전거 코스이다. 굳이 흠을 잡자면,
수려한 계곡과 이름 모를 야생화, 아름드리 잣나무가 이루는 아름다운 경치와 짙은 칡냄새, 더덕냄새가 발목을 잡아
자전거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곳 코스답사 번개가 5월 13(일)에 있을 예정 입니다... 기대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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