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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어떠 하였쓰니까?

........2001.05.11 12:38조회 수 291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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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실만 하시던가요?

혹 영양소로 제활용된다믄 모를까 생김새 상상해보니

드신 녀석이 아무탈 없이 조용히 지정된 통로로 불출 되길

기원 합니다. ^^

onbikewrote:
:최대한 절약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걸 묵묵히 시위라도 하듯이 달랑 1천2백원을 들고 풍덕천 사거리로 향한다. 해필 왜 천이백원이란 말인가?
:
:온로드 타기 싫어서 재민코스 진입하는 바로 입구에 차 세워놓고 출발하려는데 수퍼가 없다. 다시 온로드타고 수지까지 가서야 수퍼를 만난다. 새로 산 반바지가 전에 입던 것 보다 길이는 더 긴데 디자인이 더 야하다. 엉덩이 옆의 실룩거리는 근육이 무척 강조되도록 고안된 첼로 반바지이다. 가게로 들어가기가 엄청 쑥스러웠지만, 머 허접한 몸매를 보고도 야하다고 생각해줄 사람이 만에 하나 있다면 그것도 나쁜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 성큼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파워에이드는 없고 꼭지 달린 포카리스웨트가 눈에 띄길레 집어들고 값을 묻는다. 1300원입니다. 헉!
:
:아무 말 없이 다시 제자리에 갖다놓고는 옆에 있던 생수병을 들고 나온다. 궁둥짝을 약간 보이면서 1200백원엔 안되냐고 교태라도 부려볼걸 그랬다.
:
:본격적으로 재민코스를 오른다. 다 좋았다. 싱그러운 풀내음, 전보다 훨씬 완만해진 것 같은 오르막, 전보다 더 스릴있어진 내리막, 다 좋았다. 다 좋은게 탈이었다. 계절적으로 이맘때 쯤이면 특이한 자세로 세상에 나오는 무척 귀여운 생물들이 있다. 자벌레 같이 생겼는데 뭔 곤충의 유충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마다 요맘때만 되면 나무에서 거미줄 같은데 메달려서 꼭 아래 다니는 사람의 얼굴에 닿을 정도의 높이에서 데롱데롱 거리고 있다. 첨엔 그냥 거미줄이겠거니 했는데, 요넘들이었다. 무슨 애기방의 모밀인냥 여기저기 주저리주저리...
:
:결국 3마리 정도를 먹어치우고야 말았다. 입벌리고 핵핵대는 순간 컥! 목에 그 솜털 숭숭한 몸뚱아리가 ... 크아악 캭 툇! 연신 가래침을 뱉어보지만 숨만 더 찰 뿐 아무 소용이 없다. 서야했다. 서서 얼굴과 고글과 헬멧과 배낭과 무릅보호대 끈 사이와 뒤통수의 두건 묶은 매듭에서 스멀스멀 기어다니거나 그 특이한 포즈로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서있는 그 자벌레 비스무리한 애벌레들을 마치 원숭이 이잡듯이 떼어내야만 했다.
:
:떼내면서 그눔들 몸뚱아리를 보니 덜컥 겁이났다. 먹은 놈들이 만약 이놈들이라면 이 털에서 무슨 고약한 독이라도 나와서 나의 위장을 뒤집어 놓지 않을까... 미친 듯이 물을 벌컬벌컥 들이켰다. 배설의 욕구가 느껴졌다. 순간, 아뿔싸! 이누무 바지가 말썽이다. 흘러내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멜빵바지를 샀는데 소변보기가 쉽지 않다. 거쳐야할 절차들이 너무 많다. 어쩌랴.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 그 산중에서 웃도리 모두 벗고 땀에 젖어 잘 벗어지지 않는 멜빵을 힘꼅게 때와 더불어 밀어낸 다음 볼일을 봤다. 덕분에 어느새 맨몸에까지 침투해 들어간 자벌레 한눔을 마져 색출해낼 수 있었다.
:
:벌레 세마리를 시식한 힘으로 온바이크는 나머지 길을 미친듯이 신들린 듯이 주파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받는 저녁상이 유난히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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