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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그것두...혼자서...

........2001.05.19 16:05조회 수 27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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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wrote:

종경스러운 빠이어님...
무당집 근처라서...잠시 댕기러 온 귀신도 많았을텐데...
"일탈"이 따로 없습니다.
번개에 거의 안 나오셔서...혹 잔차를 끊으셨는가...방정맞은 생각을 했었지요.
다음에 한 수 가르쳐 주십시요.





빠이어wrote:
:21시 25분.
:13시간의 근무 동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후들거리는 몸을 가누며
:버스에 몸을 싣고 귀가 하던중, 버스 차창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봄 밤바람이 몇개월째 꾹꾹 눌러 놓고 있는 라이딩에 대한 욕구를
:살살 건드린다.
:집에 도착하기까지 한시간여, 지칠대로 지친 심신과 내일에 대한
:부담정도로는 어쩌지 못할만큼 커져버린 라이딩에 대한 깊은 갈망은
:어느새 하남 무속연구원 앞으로 나를 데려다 놓았다.
:
:23시 50분.
:너무나 오랜만의 라이딩은 온로드 10여키로에 가쁜숨을 몰아쉬며
:현기증을 느끼게 한다. 어느정도 숨을 추스리고, 풀몬티 초입의
:제법 널찍한 트랙으로 페달을 밟는다.
:풀벌레 소리, 오랫동안 방치해둔 체인의 치찰음, 그리고 내 거친
:숨소리 밖에 없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적막감이다.
:
:0시 22분
:세번이나 쉬었다며 존심 상해했던 풀몬티 정상까지 몇번을 쉬었는지
:셀수도 없다. 정상에 올라 한켠에 자전거를 내팽겨치고 바닥에 주저않아
:담배를 주워 물었다.
:숨이 차 빨지도 못한 담배는 분향소의 향처럼 곱게 타들어 간다.
:반쯤 탔을까. 어느정도 숨이 가라 앉는다. 담배 한모금 깊이 빨고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희미하게 보이는 하남의 야경과 한강의 윤곽을 더듬는다.
:느닷없이 뱃속에서 뭔가 울컥하고 치밀더니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거참, 다 큰놈이 신새벽에 산에 올라 질질짜고 있다니 골때리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눈물이 줄줄 흐른다.
:약간 한기가 돌만큼 시간이 흘렀다.
:주위의 적막감 만큼이나 마음도 고요해 졌음을 느낀다.
:카타르시스의 눈물이었나...
:장비를 추스리고, 다운힐을 시작한다. 귓전에 휘몰아치는 바람소리와
:온몸을 울리는 진동이 살아 있다 라는 느낌을 전신 구석구석까지 퍼뜨려준다.
:
:2시 05분
:한적한 온로드를 거쳐 집에 돌아와 후다닥 샤워를 한다. 천근같은 몸뚱이를
:누이며 꼬리뼈 끝이 찌릿찌릿해지는 쾌감을 느끼다가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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